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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세서미스트리트에 등장한 쥴리아 이야기

 세서미 스트리트는 가끔 일상적이지 않은, 그러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생각해보면 인종, 다른언어, 쓰레기통, 화장실, 길거리 등의 자연스럽지만 종종 우리가 지나치는 세계들을 촘촘히 다루며 그 속에 존재하는 삶들을 우리의 삶 표면으로 드러내었다. 그리고 자폐라는 주제를 캐릭터로 등장시켰다. 



 쥴리아의 등장에 세서미 스트리트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왜 등장시켰는지 궁금증이 있었는데, 드디어 그 의문이 풀렸다. 바로 "자폐증"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세서미 스트리트의 캐릭터들은 우리에게 어떻게 자폐를 도울 것인가? 가 아닌 조금은 다른 일상을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다루고 있다. 다양성이라는 그 앞에 질병으로, 때론 고통으로 여길 그 어떤 존재들을 표면으로 끌어올리며, "a little different"정도에서 인식되도록 섬세하게 작업한다. 

 쥴리아에겐 자주 "엘모"와 "애비"라는 요정이 함께 한다. 그리고 그 둘은 특별히 쥴리아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세서미 스트리트의 가족 속에 녹아가도록 촉매제를 한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엘모와 애비는 쥴리아의 자폐증으로 나타나는 태도들을 저항없이 놀이로 이끌면서 빅버드를 쥴리아의 관계 속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시청하는 아동들에게 자폐는 우리와 조금 다른 기대와 반응이 있을 뿐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것이 자주 반복된다면 자폐의 정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상에서 배제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좀 더 낯설거나 두려운 대상이 아닌 다른 응답하는 친구 정도로 인식될 것이다. 


"All my friends are different. 

        Each one is unique." 

 from Big bird

 우리에겐 그동안 소외된 다양한 부류의 아이들을 표면위로 끌어내는데 인색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숨어있고,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없는 것처럼 여겼기 때문이다. 복잡하고 빠른 세상에서 부족한 누군가에게 좀 더 집중하고 시간을 더하는 것이 특혜가 되는 세상이다. 그렇기에 세서미 스트리트가 보여준 시선은 언제나 낯설지만 미소짓게 한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 보자면 내가 가진 그 낯선 시선이 얼마나 차별적이고 나 중심적이었는지를 깨닫도록 하는 무서운(?)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세서미 스트리트가 그동안 보여준 다양성의 실험들은 공동체의 노력과 인내, 그리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믿음을 근거해서 진행되었고, 오랫동안 장수하는 프로가 되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유아 교육의 도구가 아니가 유아의 삶이었고, 또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도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