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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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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 순례자. 결국 눈물이 흘렀다. 디이스포라로 산다는 것을 너무나 쉽게 단정하고 평가했던, 그래서 쉽사리 '당신은'으로 시작하며 정의하려했던, 그래서 뭔가 할 수 있을꺼라 생각하며 대학원을 선택한 일련의 과정들이 얼마나 얕고, 잔인한지를... 낯선 이로 살기로 결정하고 나선 이들의 자녀들이 겪는 이야기가 부모들의 행복과 기대를 뒤로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조차도 명백하다 단언하며 단순화했던 것이 폭력이었다는 걸... 그럼에도 이방인으로 순례자로 살기를 권할 수 밖에 없음을 생각하지만 애초부터 이방인, 순례자라는 단어가 서로에게 의미하는 바는 어쩌면 좁혀야 할 것이 아니라 간극을 확인하는 것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2015. 1.31. 페이스북에서 발췌 "그런 곤란을 극복하고 언어를 쓸 수 있게 되더라도 그것을..
문화의 경계선 문화의 경계선, 그러나 그 경계선 너머 하나의 울타리라 생각하는 그 안에서도 다른 식습관, 다른 문화들이 존재한다. 국가는 개인의 정체성을 대표하지만, 개인이 국가의 정체성을 따르지 않아도, 아니 따를 수 없어도 존재할 수 있는 세상 또한 있다. 동시에 어제의 우리가 오늘의 우리와 동일하지 않을 수 있듯이, 습관과 문화는 유동적이다. 단지 우리가 일상의 변화 속에 있어 유동적인 것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 경험들을 인지하는 순간 우리의 선입견이 무너질 기회를 갖는다. 누군가는 어제의 모습이라 믿는 자신의 선입견 아래에 개인을 우겨넣기도 한다. 그걸 폭력이라 인지하지 못한채 말이다. 2021. 12. 14. Facebook.
재외국민자녀의 재입국, 사회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개인의 발달과제를 풀어가는 것과 연계하여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것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성장발달에 관련된 이야기로, 각 청소년들이 만나는 사회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종종 청소년기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의 성장발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그나마 환경을 고려한 경우는 가정 정도의 규모에서 한정된다. 딱 거기까지다. 지난 14년동안 특정 집단의 청소년과 관련되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들의 성장 발달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요인을 간과하곤 한다. 결국 그 결과는 개인성에 집중되고, 자녀들의 부모에게 책임을 과도하게 묻거나 아이들에게 상징화된 어떤 모델을 강요하게 된다. 그리고 윤리적 도덕적 올바름을 포함하게 ..
한국 사회에서 TCK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논문을 앞두고 여러 생각과 고민이 있는데, 그 하나는 소위 TCK와 국가정체성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현실적인가?에 있다. 지난 20년간 소위 국제 노마드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상징화된 개념은 점차 Cross Cultural Kids 개념을 상위에 두고, TCK를 그 하위에 두는 형태로 변화를 꾀했다. 그 배경에는 국제 사회내 이주노동자의 확대, 그리고 대규모 난민의 발생에 따라 비이민국가들도 이주의 형태가 두드러진 상황이 지속되고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TCK가 갖는 일종의 경제/신분적 계층화를 얼마나 극복했는지에 대한 논의 없이 이렇게 전환을 꾀한 건 전적으로 미국적 배경(이민국가, 다민족, 다인종주의)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이런 담론을 다루기에는 전혀 다른 배경, 즉 비이민국가, 민족주의적 정..
한국 사회의 변화에 필요한 건 공공성이다. 다양성의 문제에 다가설수록 사회내에 공정성 균열과 신뢰 상실이 더 크게 드러난다. 차별과 역차별의 문제, 사회내 집단의 인식과 상관없이 정치적 입장에서 결정하는 이민/이주 정책은 이미 유럽에서 드러난 것처럼 심각하다. 거기에 소위 극우라 불리는 이들의 인종차별 문제를 강력하게 제재하거나 말도 안되는 주장들을 물리치는데 소홀히 했다. 결국 납득할만한 합리적 논리적 토론대신 인종주의자들의 말도 안되는 거짓 왜곡의 주장에 응답하는 상황으로 끌려가버려 결국 그들의 반인종/반지성적 소음을 정치적 목소리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결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수 엘리트 집단들의 결정이었고,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민들의 소리를 재단한 결과다. 한국의 다양성은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
20181205를 기억한다. 문화오감연구소 하노이를 기약하며. 신짜오! 문화오감연구소 하노이 지부장이 될뻔한 방준범입니다. 몇몇 페친분들의 관심이 있었지만 속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1. 하노이 지부 개척을 꿈꿨더랬습니다. 2015년에 하노이를 방문하면서, 혹 여기에 올지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하노이 한국국제학교에 교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내를 어떻게 하든 여기에 지원하게 만들면…’ 으로 시작된 망상은 2019년에 실현되는 줄 알았습니다. 2015년부터 “교사비젼”이 어떻고, “선교훈련은 그냥 받은게 아니다.”라면서 아내에게 떡밥을 던졌는데, 2019년 모집에 “화학교사 모집”이 떴다고 알렸더니 덜커덩 지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서류 면접에서 통과되면서, 우리 모두는 ‘이제 가는거다!’라고 믿었습니다. 아내 학교 교장쌤, 교감쌤 모두 적극 ..
4월 29일을 기억한다. LA폭동 사진 출처: 구글 한국에서 접했던 LA 폭동. 그러나 사실 누적된 인종갈등과 오해들이 터져 발생했고, 고스란히 한국 교민들이 감내해야했다. 2003년 프랑스에서 알제리 배경을 가진 이들의 폭동이 발생했고, 2011년 영국에서도 발생했다. 모든 배경은 다르고, 그 규모도 성격도 다르다. 그러나 갈등의 근원에 존재하는 차별과 경제적 박탈감에는 모두 궤를 같이 한다. 다양한 문화적 혼재와 다른 피부색과 언어를 한국 사회 내에서 경험하는 건 이제 어렵지 않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한국에 귀국한 나에게 여전히 다른 피부와 언어는 관광객의 요소였다. 그러나 한국어가 사라진 홍대 정문을 지나치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생활 습관 속에 타국의 이미지들이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
가난, 그리고 이민 가난에 관하여 두뇌의 성장과 연관된 연구글이 올라왔다. "성장기에 가난이 미치는 스트레스는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되는 자녀들의 두뇌발달에 안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으며, 수입이 아주 작은 차이가 있더라도 두뇌에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의 이주 역사는 주로 경제적/사회적 차별에서 개선된 삶에 근거하여 나타난다. 그러나 각 국마다 이주민의 정주 역사는 조금씩 다르고, 그 형태와 제도적 절차도 다르다. 이주민의 정주화가 나름 성공한 케이스는 피부색과 관련이 있고, 예외적인 집단의 이주 성공은 시대적 측면과 동시에 집단의 근면성과 관계되기도 한다. 최근 이주 그룹을 살펴보면 주로 3D 업종에서 일하면서 이들이 지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슬럼화되거나 하층그룹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번에 읽은 기사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