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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진로교육의 한계를 느낀다. 계산대에 올려진 여성들



요즘 분주하지만 주로 만나게 되는 분들은 카페 사장님, 아줌마들이다.

그들과 가끔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주로 경제 이슈들과 양육부분들이다. 특히 학령기 부모들인 아줌마들에겐 자녀 교육에 있어 민감하다는 것을 직접 체감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쪽이 직업에 대한 진로교육이다. 대기업과 은행과 같은 곳을 선호하리라는 생각과 달리 육아를 하는 엄마들은 하나같이 공무원에 대한 부러움을 이야기해서 놀랐다. 육아 휴직과 경력 유지가 유리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은 좌절된 자아의 가치와 더불어 지난 교육 과정에 퍼부은 돈과 시간에 대한 억울함(?)때문이라 덧붙였다. 

가사를 노동으로 격하시키면서 비용으로 계산되고, 자기 성취를 강조했던 교육의 부작용은 우리네 가치관이 얼마나 유물론적이며 욕망을 자극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한국 사회는 한마디로 계산대 위에 오른 물건처럼 취급하는데 익숙하다.


그런면에서 한국사회에 진입하여 진로를 고민하는 여성 MK들에겐 고려해야 할 부분들이 단순한 진로지도 이상의 것들이 존재함을 깨닫는다. 특히 결혼 적령기에 들어간 여성들에게 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들이 보이지 않는 이런 환경들이다. 어렵사리 진로를 개척했으면서도 출산 앞에선 여느 한국 직장여성들처럼 순응하여 직업을 그만두거나, 탁아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능력이 창의적이고 탁월함이 있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만나는 한계(여성차별, 시월드, 성추행 등)에서 문화적 장벽을 느끼게 될 것이다. (동의하려나?)

물론 이 시대를 건너뛰고 자유롭게 넘나들 탁월한 자매들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탁월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때로는 시대의 정신에 함몰되거나 타협의 선을 타거나 대항하겠지만 거대한 사회문화와 개인이 싸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고 단절된 직업 경력들때문에 자괴감을 겪는 여성동지들을 보면서 단지 사회복지정책이 개선되는 것으로 답을 내리는 것은 섯부르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우리 사회에 깔린 유물론적 가치관이 만들어낼 복지정책은 노동과 비용의 산출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시도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북유럽의 정책결정에 과거 기독교적 가치가 녹아들어간 것을 발견할 때마다 감사를 노래한다.) 


최근 선교지에서 여성 선교사들이 자녀의 출산을 돕고 육아를 돕기위해 귀국하는 것을 가끔 본다. 이렇게 오가는 배려를 주는 단체나 교회는 얼마나 될까? 또 그런 배려심있는 선교사 부부는 얼마나 될까? (최근 베스트셀러된 “목사의 딸”을 보면 …) 육아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홀로 싸워가며 눈물흘릴 여러 MK들이 있을 것 같아 마음이 짠해지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