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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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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가 제공하는 아토피 피부 로션 익산시에 들어오면서 아동 아토피 관련 지원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았다. 관악구의 경우 학교 보건실을 통해서 지원사업을 알려주었고, 작년에 일년치 로션을 지원받았다. 그에 비해 익산시는 이에 관련된 정보를 공지하지 않는 듯 싶었다. 올 한해동안 아이들 학교에서 아토피 지원사업을 전혀 들을 수 없어서 몰랐는데, 몇가지 검색을 하다가 2018년에 이에 대한 공지가 한번 이뤄진 것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보건소에 전화했더니 사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토피피부염 지원사업은 대부분의 경우 L20 진단서가 첨부될 수 있는 증상의 아토피 피부염에게 해당한다. 이에 대한 검사나 진단서는 대부분의 소아 청소년과, 내과, 피부과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익산시 보건소에 방문하면 2층에 모자보건, 아토피(203호)실이 있으..
부뚜막 위의 단지에서 퍼 올린 식초. 아주 먼 옛날, 부뚜막에 틈틈이 막걸리를 붓는 독 하나쯤 가진 집들이 있었다. 그 독은 매일 한두번 흔들거나 저어주고, 그 입구는 뚜껑대신 공기가 통할 수 있는 천을 덮어두었다. 그리고 한달 정도 지나면 바가지로 떠다가 하얀 천으로 걸러 조그만 병에 담았고, 퍼낸 만큼 다시 막걸리를 부어두는, 마치 줄어들지 단지와도 같이. 그렇게 거른 것이 바로 식초다. 물론 도시민들에게는 그런 식초를 보기 어려웠을 것이고, 시골에서도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가정에서만 맛봤을 것이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정으로 만든 양조식초 대신, 술로 직접 발효시킨 고급 식초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샐러드에 풍미를 더하는 건강한 식초는 더욱 그렇다. 식초는 기본적으로 산성이지만, 이것을 복용했을 때, 우..
20211103 아침풍경 아침에 일어나니 온도가 꽤 떨어졌다. 아내가 아이들의 아침과 등교를 도와주고, 나름 느긋하게 늦잠을 잤다. 오늘 논문 리뷰 하나가 끝난다. 일상을 조여야 공부할 수 있는데, 아직 준공이 떨어지지 않은 집과 함께 하려니 마음도 몸도 버겁다. 저 안개 속으로 숨어버렸으면 좋겠다.
부모인 것이다 살다 보니 별 일이 다 생긴다. 세탁기는 통돌이에서 드럼으로 바뀌고, 가루세제는 액체세제로, 이제는 종이처럼 얇고 가볍게 나오는 시대인데, 여전히 욕시 한 귀탱이에 주저 앉아 바닥 시커먼 아이들 양말을 열심히 문지르고 있다. 서울 집은 세탁실과 욕실이 따로 있어, 애들 양말의 상태를 샬펴볼 겨를 없이 드럼 세탁기에 던져 넣기 바빴는데, 시골에 내려오니 욕실에 위치한 구형 세탁기에 넣으면서 아이들 양말 상태를 볼 수 있었다. '세제의 힘이 아무리 좋아도 이건 안빠지겠지' 싶어 애들 양말을 다시 수거해 욕실 귀탱이에 주저 앉아 세탁비누를 집어들었다. 아이들 양말의 거무튀튀한 바닥을 열심히 문지르다보니, 내가 언제 내 양말을 이리 부여잡고 문지른 적이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문득 이 상황을 복기해 봤다. 아..
가을도 가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떨어지니 놀이터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로 북적북적하다. 모두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고 놀고 있는데, 걱정보다는 안쓰러움이 앞선다. 그런 이들에게 이 시기의 풍경은 아마도 얼굴을 감싼 마스크들이 가득함이 아닐까 싶다. 모두들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에 매달린다. 마치 그것이 만들어지면 모든게 일년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는 건 2019년의 가을이 아니라 2021년의 겨울이자 봄이며, 마스크로 도배된 풍경일 것이다. 지구는 때아닌 마스크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지구의 비명은 결코 일회성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지금’의 철학과 정치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꿈”은 미래의 예측일까? 바램일..
파란 가을 하늘 아이들 소리에 문득 하늘을 올려보니 청명한 가을하늘이 펼쳐져 있다. 어제보다 더 파랗게 다가오는 건 내 마음의 구름이 달아나 버려서일까? 아니면, 놀이터에 가득한 푸르른 소리들에 물들어서일까? 2022. 9. 22. 서울 관악구 샘말공원에서
삶을 이어가는 자리... 태풍이 지나간 빈 자리에 맑은 하늘 아래로 뜨거운 햇살이 작렬하는 아래에 아이스크림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고 세대를 이어 유산을 만든다. 2020년 여름의 마지막을 붙든 하루. (일주일 넘게 펜데믹이 확산되어 거리두기 2.5를 피해 군산으로 탈출했다. 이제 다시 올라가야 하는 전날.)
너여서 괜찮아 어제 집으로 오는 길에 한 지인과 내 논문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목사님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예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절거렸지만, 생각해보니 별거 아닌 이야기다. "MK가 선교사자녀라서, 교차문화에서 자라고 있어서, 영어를 잘해서, 좋은 신앙 유산을 가지고 있어서... 가 아니라 그냥 너여서. OO여서 괜찮아." '우리 자녀들이 어떤 미래를 가지면 좋겠다.'라는 상상은 부모의 특권일 수 있지만, 그것의 가부는 오롯이 자녀의 몫이다. 더구나 자녀들의 미래 환경을 부모가 예측하고 지도해 줄 수 있다는 믿음도 사라진지 오래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는 자녀 세대에게 어떤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까? (가면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