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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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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의 거울 아이는 부모를 관찰하며 즐거워하는 일들을 따라한다. 내가 재미있게 하는 일들은 주목하고, 흥미를 갖는다. 그리고, 바로 시작한다. 최근 내가 그리는 일일삽화를 지켜보더니 1호가 따라하고, 바로 2호가 따라간다. 우리가 가르치고 싶어하는 내용들이 혹 아이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지루해 하는 건, 어쩌면 부모들이 싫어하거나 의무적으로 여기는 것인지 모른다. 물론 아이들 스스로 가진 특성도 있겠지만... 어쨌든, 우리가 아이에게 가르치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가 먼저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지 생각해 본다.
마블히어로 블랙팬서 별이 되다. 채드윅 보스먼이 지병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잠깐 멍했다. 그동안 어떤 소식없이 있었는데, 16년에 대장암이 발견되고 지금까지 조용히 싸워오셨다고. 블랙팬서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나 싶으면, 딱히 중요하지 않으면서도 지난 밀레니엄에 들어서면서 마블의 스토리가 미친 영향이 적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그리고 우주의 구원 이야기에 아프리카가 하나의 분깃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지난 세기를 극복하는 서상 속 희망은 아니었을지 싶다. 그래서 이렇게나마 추모하고 기억해 본다. R.I.P.
아보카도 샌드위치 먼 타국에서 만났던 아보카도의 첫 인상은 몹쓸 쥐엄열매처럼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식당앞에 덩그러니 던져진 엉성한 나무궤짝 안에 신문지 위로 쌓여진 것들 이었다. 그때에는 타인에 대한 호의 뿐만 아니라 동양인에 대한 이상야릇한 시선들이 몹시도 의심스러웠던 시기였다. 실제로 인종차별은 있었지만, 그것이 인종차별인지, 아니면 단지 문화적 차이인지를 구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다음 이주한 곳에서 비로소 아보카도를 직접 잡아볼 수 있었고, 그제서야 그 맛에 취할 수 있었다. 왜 그리도 피했을지, 손도 대지 않았던 1년의 시간이 억울했다. 그렇게 친해진 아보카도와는 1년을 어느정도 넘기고서 헤어질 수 밖에 없었고, 한국에서는 잊혀진 음식이었다. 한국에서는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서 자주 보곤 했지만 감히 다가설 가격..
1시간의 자유 점심을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하다가 그냥 라면을 끓였는데, 아이들이 잘 안 먹는다. 라면은 어디까지나 기호일 뿐 주식이 될 수 없다. 저녁은 퇴근한 아내와 함께 먹는 시간이니 나름 메뉴들이 있지만, 아이들과 집에서 밥을 먹을 때면, '끼니를 떼운다'는 생각을 자주할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렵다. 게다가 아침에는 두 아이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줘야 하니 나름 지치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밀려오는 나태함의 시간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점심을 떼우고, 태권도에 가니, 그제서야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오늘은 부서진 욕실 샤워기 헤드를 다이소에서 구매했고, 저녁에 필요한 양파와 내일 요리를 위한 꽁치 통조림을 마트에서 구매했다. 그저께 대파 한단을 구매했으니 당분간 요리의 밑재..
8월 26일 일기 #20200826 덥다. 아니 공기에 가득한 수증기들이 실내를 끓이는 듯 싶다. 온라인 수업을 마치고, 있는 반찬을 계란 후라이로 양푼에 비벼 아이들과 먹고, 달궈진 집을 떠나 커피숍으로 도망쳤다. 비대면수업 첫날부터 집콕은 실패했다. 자신들이 좋아할 책들을 골라 내려오니, 이게 무슨짓인가 싶기도 하면서, 또 이런 일상을 불평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오늘은수요일_밀크팅무료사이즈업
2020년 8월 25일 아이들의 등교 이번주 아이들의 등교/등원이 시작되었다. 감사하게도 3단계는 아니어서 두 아이 모두 이틀 이상 학교에 간다. 그 덕분에 나는 오늘 아침에 2주 정도 먹을 분량을 코스트코에서 사가지고 왔다. 그동안 커피숍에서 낮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접고, 가족의 안위(?)를 위해 집콕하기로 했다. 에어컨 없는 집에서 창문 모두 열고, 웃퉁 벗어 재끼고, 선풍기를 돌리니 그럭저럭 버틸만하다. 에어컨 없이 산지 8년이 되어가니 이젠 익숙하기도 하고. 문제는 갇힌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내 정서에 어떨지는 좀 걱정스럽긴 하다. 애들이 없는 요 이틀을 자알 넘기면 나머지 4-5일동안 부대낄 수 있으리라. 얼마전 모 사이트에서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여성들에 대한 남성들의 성토(?)를 본 적이 있다. 밖에서 열심히 ..
오랜만에 쓰는 일기 1. 요 며칠 몸이 불편해서 정상적인 일상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제 오후부터는 침대에 달라붙어야 했다. 치명적인 편두통이 온 것이다. 어제 저녁은 막 퇴근한 아내가 두 아이를 모두 챙겨야만 했다. 그렇지 않아도 1호가 장염이어서 이런 저런 신경쓰이는 시간이었는데 말이다. 그래도, 그제 만들었던 수비드한 닭가슴살이 모두에게 인기가 있어 저녁식사는 무난하게 넘어갔다. 오늘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일어날 수 있으리라 기대했지만, 막상 일어나니 두통은 사라졌지만, 어지러움과 메스꺼움이 찾아와서 침대에 붙어야만 했다. 1호는 혼자서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해서 등교해야만 했다. 2호도 간신히 일어나 챙겨준 아침을 먹고 모든 준비를 스스로 마쳤다. 몸을 좀 추스리고 2호를 유치원에 늦은 시간에 데려다 주었다. 어제..
[육아아빠]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1. 아이들 빨래가 5일정도 안했더니 한 무더기가 나와 오늘 아침에 세탁기를 돌렸다. 2호를 데려다 주고 널려고 했는데, 2호 준비를 대략 끝내고 세탁기를 보니 빨래가 5분정도 남아 잠깐 고민하다가, 널고 가기로 결정했다. 2호에게는 양말을 전용 건조대에 널어달라 부탁하고, 나는 상하의들을 널기 시작했다. 애들 빨래를 해보면 알겠지만, 어른 빨래와 같은 부피라도 자잘한 손이 많이 필요하다. 시간도 1.5배 더 걸린다. 그렇게 빨래를 돌리니 2호 등원시간이 거의 되었다. 지각... 그래도 2호가 도와준 덕분에 아주 조금 빨리 끝낼 수 있었다. 2. 2호와 등원하면서 동요들을 부르곤 한다. 오늘은 2호가 손이 시렵다고 계속 그래서, “고드름”과 “손이 시려워”를 불렀다. 2호는 고드름이 맑다고 하며, 울라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