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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1시간의 자유

점심을 무엇을 할 수 있나 고민하다가 그냥 라면을 끓였는데, 아이들이 잘 안 먹는다. 라면은 어디까지나 기호일 뿐 주식이 될 수 없다. 

저녁은 퇴근한 아내와 함께 먹는 시간이니 나름 메뉴들이 있지만, 아이들과 집에서 밥을 먹을 때면, '끼니를 떼운다'는 생각을 자주할 만큼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 어렵다. 게다가 아침에는 두 아이의 온라인 수업을 도와줘야 하니 나름 지치고,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밀려오는 나태함의 시간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점심을 떼우고, 태권도에 가니, 그제서야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오늘은 부서진 욕실 샤워기 헤드를 다이소에서 구매했고, 저녁에 필요한 양파와 내일 요리를 위한 꽁치 통조림을 마트에서 구매했다. 그저께 대파 한단을 구매했으니 당분간 요리의 밑재료들은 필요가 없을 듯. 그렇게 구매하고, 잠깐의 짬을 버블티와 나만을 위한 파이 한조각을 먹으며 위의 그림을 을 그렸다. 시간은 살과 같다고... 그렇게 앉아 노닥거린 30분은 금새 지나가고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을 넘겨서야 딱 달라붙은 엉덩이를 간신히 의자에서 떼어낼 수 있었다. 

펜데믹 시즌이라 외출과 커피숍에서 시간 보내는 것을 안 하기로 맘 먹었지만, 어디 맘대로 되나? 하루만에 소리질러 탈출 했으니... 내 인내는 한여름에 뿌려진 소낙비마냥 금방 증발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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