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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가을도 가는구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떨어지니 놀이터는 아이들과 그 부모들로 북적북적하다. 모두들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리고 놀고 있는데, 걱정보다는 안쓰러움이 앞선다. 그런 이들에게 이 시기의 풍경은 아마도 얼굴을 감싼 마스크들이 가득함이 아닐까 싶다.
모두들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에 매달린다. 마치 그것이 만들어지면 모든게 일년전으로 돌아갈 거라고. 그러나 우리를 기다리는 건 2019년의 가을이 아니라 2021년의 겨울이자 봄이며, 마스크로 도배된 풍경일 것이다. 지구는 때아닌 마스크 몸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지구의 비명은 결코 일회성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여전히 ‘지금’의 철학과 정치를 기반으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꿈”은 미래의 예측일까? 바램일까? 아니면 비현실일까?
그럼에도 동네 소리가 가득한 놀이터의 노이즈들을 계속 듣고 싶다. 아니 더 크게 듣고 싶다.
두 아이의 아빠여서가 아니라 마스크에 갇혀 모든 걸 속으로 삼키고 감추는 한 사람이라서 그럴지 모르겠다.
가을이 아이들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소리를 담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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