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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고 김신자 선교사를 기억하며.

김신자 선교사님 추모 예배를 참석하고 나서.

사람을 추모하고 추도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결국 남은자들을 위한 것이다. MK사역에 헌신하고 나름의 결정하신 길을 걸어가셨던 그 분의 걸어가신 길을 가족들에겐 외로움 그 자체였던 것 같다. 그래서 선교사자녀 사역에 교회의 시쿤둥한 반응은 가족들에게 상처였고, 아마도 그래서... 가족은 김 선교사님을 환영하고 반응해주는 그들이 있는 곳으로 부르셨나 보다.

MK사역을 걸어가면서 어디 한두번이었을까? 애씀의 길, 타인을 돌보는, 그 냉담함을 보여준 교회를 향한 길이었다는 점에서 상처는 우군이라 불리운 이들에게서 온다는 점은 MK사역이 갖는 아이러니다.

그런데 그 추도예배에서 가족은 위로를 얻었단다. 참석한 이들이 많아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그분의 가신 길을 기억하기 위해 모였다는 점에서다. 비록 오늘의 추도예배가 콤케드 이사회, 총회가 걸쳐져 번잡하고 어수선했음에도 가족들에게 위로가 되었다는 말에 내 마음이 씁쓸했다.

우리의 관심이 어디에 있나? 단체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 한사람, 한사람에 대한 관심이 없이 어찌 돌아갈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그만큼의 씀씀이에도 불구하고 위로가 있다는 말에 한국 교회가 어디까지 왔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고 아프다. 그분을 내내 기억하지 못한채 달려가는 동지들의 위로가 천국에 있다지만, 누구나 잊혀짐에 대한 불안을 안고 두 다리, 두 팔에 꿋꿋이 힘을 낼 수 있을까? 사역자로 살면서 어디 다리에 힘풀린 적이 어디 한두번이었는가? 불편한 마음과 동시에 다행스럽게 생각하면서 한 분의 삶을 가슴에 새겼다. 그 새김판에는 참 다양한 색이 묻어 있다. MK NEST에서 사역하면서 나름 안게된 색깔들이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그분이 희원이에게 많은 관심을 주셨고, 그 사랑을 한번이라도 우리 딸이 맛볼 수 있어 행운이었고, 또 감사함의 따뜻한 노란색도 있다.

보냄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남은자에겐 지울 수 없는 기억으로 각인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 수록 흐릿해지면서도 선명해지는 부분은 감사함과 아쉬움이다. 그래서 그립고 또 그 향기가 진해지는 신비한 경험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 또 한 분을 가슴에 새겨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