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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더블트랙 21 휠 수리기.

"The North Face Doubletrack 21 Wheeled Luggage"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전, 가족을 데리고 남아공에 1달 살기하러 갔던 나는 귀국전 나를 위해 무엇을 선물할까 고민하다가 저렴하게 파는 노스페이스 슈트케이스를 발견하고 덥석 물었다.
"The North Face Doubletrack 21 Wheeled Luggage" 
일단 북미에서는 판매되지 않고, 유럽에서만 판매되었던 모델이라 희귀성(?)도 있었고, 백팩과 슈트케이스가 결합된 형태라 공항에서 달리기를 종종 하던 나에겐 딱 필요한 모델이었다. 이녀석은 사이즈가 21인치, 28인치, 30인치로 구분되어 판매되었던 것 같고, 남아공 가게에서는 21인치만 남아 있었다. 출시는 대략 2012년 전후인 듯 싶고, 나같이 환승을 자주하는 이에게는 기내 수납용으로 바퀴도 있으면서 멜 수 있는 이 제품이 딱이다.(급하게 환승하려면 달려야 하는데, 바퀴달린 것보다 백팩이 신속하게 이동하는데 유리하다.) 그렇게 해외 여행에 있어 동반자가 되었던 이 녀석은 올해 가을에 바퀴의 고무부분이 부서졌다. 6년이 지나니 고무부분이 경화되어 충격에 깨진 듯 싶다.

영국쪽 노스페이스 홈페이지를 뒤졌지만, 부속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나와있지 않아서, 가방을 포기해야 싶었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분해했더니 인라인 휠과 호환가능할 듯 싶었다. 그러나 구글링을 했지만 수리 사례가 나와 있지 않아서 부속을 구매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알리도 뒤졌지만, 이런 모양의 휠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내 가방이 유럽발이어서 대중적이지 않아서 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혹시 후속모델의 부속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도 했다. 그런데 어떤 페이지에서 개당 60불에 쉬핑비 별도인 걸로 소개되어서, 그가격을 줄 만큼 가치가 있을지 망설였다. 이런 저런 치수를 고민하다가 일단 분해부터 하기로 했다. 분해를 했더니 휠에서 베어링이 빠지는 구조였고, 비슷한 베어링들이 인터넷에 있는 걸 확인하면서 다음의 단서를 찾았다.
1. 베어링은 주로 인라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모델이다. 아벡(ABEC, 볼베어링 저항)이 높으면, 너무 잘 굴러가도 문제이니 적당한 걸 찾아야 한다. 
2. 인라인 휠은  경도에 따라 구분되며, 종류에 따라 휠의 사이즈가 달라진다. 경도가 낮으면 휠이 쉽게 닳거나 찢어지기 쉽고, 너무 높으면 너무 단단해서 끌고갈 때, 튀거나 손에 충격이 갈 수 있다. 대략 80A대를 선택하면 좋을 듯. 더블트랙 21인치는 휠의 크기는 대략 8cm 전후다. 
3. 가방의 휠 두께는 3.3cm정도 되는데, 인라인 휠을 판매하는 업체는 두께를 잘 표기하지 않더라. (다만 대략 2.5cm 정도여서 8mm정도의 여백때문에 바퀴가 딱 맞지 않을 수 있다.
이 두 가지 단서를 가지고 조합을 하려는데, 베어링도 생각보다 사이즈들이 각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휠을 지탱하는 축도 함께 고민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고민도 금새 끝나버렸는데, 가방의 휠에 사용된 축 직경과 길이에 맞는 베어링과 휠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기존의 축과 볼 베어링을 그냥 쓰는 것을 조건으로 오리지널 휠과 가장 유사한 휠을 찾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이틀만에 알리에서 적절한 휠 군을 골랐고, 거기서 가장 적절한 녀석을 선택했다. 

알리에서 12불을 주고 오른쪽 모양의 휠을 4개 구매했다. 수치상으로는 8cm에 80A/85A 제품이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부서진 부분을 수리했는데, 의외로 잘 맞아서 빠르게 수리할 수 있었다. 수리하면서 깨닫게 된 점은 휠 두께와 상관없이 볼 베어링이 축에 잘 맞도록 설계되어 있더라. 휠 두께를 검색하느라 하루를 소비한 것이 허망했다.

오리지널 휠과 비교해서 너무 밋밋하지만 어쨌거나 가방을 계속 쓸 수 있기 때문에 만족스럽다. 볼베어링은 마음같아서는 분해해서 청소와 기름칠을 하고 싶었지만, 아주 문제되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재사용했다. 
전체 수리를 위해서는 4개의 볼트 체결, 1개의 스크류 나사 체결, 그리고 축 체결을 위한 육각 렌치 볼트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스크류 드라이버와 4mm 육각렌치, 그리고 T30 별렌치(육각렌치 사이즈는 모르겠다), 그리고, 너트를 고정하기 위한 스페너가 필요하다. 

2023. 7. 22. 추가.

다른 한쪽 바퀴도 깨졌다. 이번 수리에서 발견한 것이 육각렌치볼트 네개 가운데 두개가 좀 더 길었는데 체결시 주의해야 한다. 얼마전 #빠니보틀 님께서 이 가방을 소개해주셨는데 은근히 기분 좋았다. 그만큼 배날 여행자 필요를 잘 반영한 제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iA_dLFUhw2o 타임라인 12분에 등장. 

다른 한 쪽 바퀴도 깨졌다. 구매한지 6년만에 첫번째 교체 후, 9년만에 다른 것도 교체했다. 
약간 크지만 잘 맞는다. 인라인 스케이트 휠이 짱이다.
긴 볼트는 밑면과 뒷면에 들어간다. 눈대중으로도 두꺼운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사이드쪽은 짧은 볼트 2개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