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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

서천에서의 오후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아이들은 방학을 보내고 있지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다. 1학년 방학생활의 첫 시작이 옆동네 '서천'이었다. 만약 서울에 있었더라도 서천은 여러가지로 가깝고 친근한 지방이다. 부모님이 거주하는 곳이 군산이어서 서울에서 내려올 때 지나가는 곳이기도 했지만, 서천 국립생태원이 개원하기 전부터 오가며 들리다보니 친해졌다. 게다가 부모님 댁에서 장을 보러갈 때면, 군산 시장보다 서천장을 더 선호했다. 아마도 해물이 더 신선한 듯한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자랄때만해도 서천보다는 장항이 더 친근했는데, 장항은 이제 잊혀져가는 곳이 되고 있다. 70년대에 장항과 군산을 합하려던 시도들이 있었다고 하던데, 그것이 되었다면 서해안 시대에 금강 하구의 모습은 어떠했을지 아쉽기만하다. 

2호의 방학생활은 한산모시를 포함해서 마량포구에 위치한 성경전래지까지 서천의 유명한 곳 6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 가운데 오늘의 목표는 한산모시전시관과 신성리 갈대밭이었다. 나머지는 시간이 되는대로 들려볼 생각으로 출발했다. 1호의 학원생활로 오후 2시를 넘어 느즈막하게 출발했다. 

겨울인데다가 오미크론 변이로 시끄러운 코로나 19 때문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시관들은 문을 닫지 않았다. 게다가 전시관이 예상보다 잘 갖춰있어서 한산모시 제작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으며, 백제시절부터 어떻게 발전했는지에 대한 개관도 설명되어 있어서 한산모시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한산모시관의 경우 추운 겨울이어서 모시를 만드는 과정을 포함한 여러 참여 프로그램들이 열리진 않았다. 토요일 오후에 연다고 나와 있고, 미리 연락해 달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으니 프로그램에 참여를 원하면 미리 전화해 볼 것을 권한다. (연락처. 041-951-4100)

 

서천군 한산모시관

오랜시간 장인이 만든 전통옷감 한산모시이야기. 전통의 맥 1500년의 역사 한산모시는 우리나라의 미를 상징하는 여름 전통옷감입니다. 백제 때 한 노인의 현몽으로 우연히 발견된 후부터 그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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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찍은 곳이 문헌서원으로 고려말 한산이씨의 중시조인 이곡과 그 아들 이색을 기리기 위해 선조 7년(1574)에 창건된 곳이다. 목은 이색 선생은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더불어 고려말 세 충신으로 추앙받는 여말삼은(麗末三隱) 또는 고려삼은(高麗三隱)으로 불리운다. 

그 다음으로 찍은 곳은 월남 이상재 선생의 생가지로, 독립운동가로도 유명하지만, 한국 보이스카우트의 뿌리가 되는 소년척후단조선총연맹 초대 총재로 활동할만큼 조선 청년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삼지 인사를...

가족사진을 함 찍어볼 요량으로 해질 무렵의 신성리 갈대밭을 찾았다. 하지만 지친 두 아이를 어르고 달래서 걷는 것만으로도 내 힘에 부쳐 그냥 이런 저런 샷으로 만족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다음에는 마량포구를 들러 서천 오일장을 찍고 오자고 약속을 했다. 하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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