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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4월 20일 진주 방문

진주 강의가 있던 날, 생각보다 서울에서 멀지 않다는 것을 달리면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3시간 반 정도 걸려서 가게된 그 길은 예전에 가끔 이용하였던 대전-통영 고속도로였습니다. 무주리조트 가는 길이기도 하지요. 그 중간에 예쁜 산자락을 만나 반갑게 인사했습니다. 


진주 하면 생각 나는 것은 바로 임진왜란과 진주성, 김시민, 논개가 아닐까 싶습니다. 
진주성은 전체적으로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복원도 충실한 편이구요.  진주 시민들은 무료로 방문이 가능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외부인티켓을 구매(1000원)하여 들어갔습니다. 차를 가지고 갔기 때문에 공용주차장에 두려했는데 가까운 거리에 이마트가 있어서 돌아올 간식을 살겸 그곳에 주차를 했습니다. 굳은 주차비는 진주성 입장료로 썼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외지인들(자국민)에게 돈을 받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치 외국 관광지를 간 기분이랄까요?
개인적으론 무료개방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4월에 진주는 봄 냄새로 가득합니다. 이번 봄은 저온 현상이 심했지만 이날만큼은 따스한 봄날 그 자체였습니다.



진주를 관통하는 남강은 진주성 남쪽과 맞다아 흐르고 있습니다. 아래의 산책로는 진주성과 연결되어 있어서 자유롭게 오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내려가지는 못했습니다.




늦은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가까운 곳에 오랜 세월에 한결같이 있어준 성곽은 이제 쉼터로 변하여 진주시민에게 큰 위로와 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진주시민들에게는 큰 축복일 것입니다.




세월의 흐름 속에 성벽은 어느새 살아 숨쉬는 생명과 하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시간은 역사와 함께 우리네 삶도 조금씩 바꾸어 감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낸 생채기를 저항하지 않으며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어느새 자신의 일부로 하나로 융화시켜 갑니다. 그게 자연이겠지요.
아래 보이는 계단은 촉석루 하부 통로로 남강 절벽, 의암으로 가는 길입니다.



의암은 논개가 일본 왜구 적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안고 자결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주 아가씨들이 그 의암에서 즐겁게 노니는 모습을 보니 새삼 역사의 대비를 느끼게 됩니다. 
시간은 흐르고 생명의 호흡은 같아도 사는 모습은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인것 같습니다.




가족의 산책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아빠의 어깨에 무등을 탄 아이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이제는 젊은 연인들이 아름다운 추억을 만드는 곳이 된 진주성은 그 본연의 역할이 보호에서 쉼과 추억의 섬이 된 것에 만족할 것입니다. 언제 또 그 본연의 역할로 돌아갈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진주성은 그런 일이 없길 바랄 것입니다.



이제 감영의 정문만 남아버린 오늘도 이렇게 저물어갑니다.



느즈막한 시간에 나오신 어르신은 잠시 걸터앉아 무언가를 생각하시는 듯 보입니다. 저물어가는 시간만큼이나 흘러온 세월의 많은 이야기들을 뒤로 한채 넓다란 마당에 무엇을 그리고 싶은 걸까요? 




진주성 너머로 보이는 바깥 풍경은 높지 않은 건물들 너머로 야트막한 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겨운 목욕탕을 알리는 큰 굴뚝은 이제는 큰 도시에서 자라진 랜드마크입니다. 




더이상 들어갈 수 없는 여기까지가 오늘입니다. 이젠 쉼이 필요하겠지요.

어느새 시간이 되어 강의할 장소로 부랴 부랴 서둘러 갔습니다. 한없이 흐느적 거리고 싶은 하루였지만 현실은 저에게 바쁜 일상으로 재촉합니다. 그렇게 진주와 첫 만남을 짧게 가지고 헤어졌습니다. 
                                                                                                                     2010년 4월 20일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