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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나는 "소통"

최근 제일 많이 듣는 단어가 있다면 "소통"이다. 
소통에 대한 치료부터 온라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은 소통으로 열병중이다. 그런데 정작 다양한 소통의 도구들과 세라피들은 있지만 주제는 사그러지지 않는다. 소통을 위한 소통인지, 소통을 주제로 소통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를 돌아보더라도 소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많은 활동영역에서 논하고 있지만 정작 내 자신이 타인과 소통을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건, 소통이 담고 있는 본질, 즉 관계 형성, 개선,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라는 영역에 있어서도 소통이 거대 담론으로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본다. 사실 디자인은 일종의 소통의 도구이자 소통 그 자체이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소통이라는 주제를 디자인에서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적인 담론이라는 것과 동시에 디자인 내부에 있어서 그간 "소통"을 간과했다는 추측을 하게 된다. 그동안 디자인은 일종의 전문가 영역이었는데 최근의 변화로 대중적이며, 친근한 것으로 변화되고 있다. 생활여유가 생기면서 일반인의 창작활동이 다양해지고 전문화되었고, 온라인의 발달로 소통이 보다 넓고 깊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 본다.

하지만 소통이라는 주제 자체가 일종의 노이즈처럼 과용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잦은 반복에 짜증이 난다고 할까? 사실 일방적인 소통 속에서 수평적인 소통으로 변화되는 이 시대를 견디지 못하는 어른들의 불평과 짜증일지 모른다. 그런데도 그 짜증은 일종의 상업화에 대한 반작용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대중화된 창작작업 속에서 그 활동주체가 갖게되는 과한 우월감, 잘난체 함에 대한 반감일 수 있다. 뭐 어쨌든 이런 주제들의 잦은 언급과 다뤄짐은 그것으로 밥벌어먹은 이들에게 이처럼 호기도 없을테니 말이다.
그로 인해 소통의 본질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희원이를 바라보며 그녀가 나에게 원하는 소통은 생물학적인 필요를 넘어 영적인 부분을 담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일방적인 소통과 잘난체함은 짜증과 불편함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새삼 경험하고 있다. 그러니 나의 대화법도 이런 결과를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 뭐... 온라인이야... 이렇게 혼자 짖어도 관심있는 이들이나 반응하니... 별 신경 안써도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