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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길거리 전도자 유감



오늘 날도 뜨거운데 빙빙돌아 집으로 가는 중.
 
용산에서 큰 스피커를 동원하며 외치는 길거리전도자를 만났다. 
불편한 것은 먼저 말씀보전학회라는 에고이스트때문이었고, 두번째는 한국 개신교의 비리를 들먹이며 저주를 퍼붓는 데 그 대상이 일반 대중이라는 것, 마지막은 심판과 공포를 들먹이며 예수 믿으라고 하는 것. 거기에 작은 하나가 더 있다면 그 스피커 주변에 몇몇이 다니면서 저 사람이 당신을 사랑해서 메세지를 이 뜨거운 여름에 전한다며 추임새를 넣는 것. 

노방전도라는 전통적인 선포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에 닿지 않는 기독교적 언어로 무장되고, 정확한 대상도 없이 쏟아내는 분노와 심판이라는 종말적 저주의 메세지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난감하다. 차라리 여의도나 깅남의 어디에서 했다면 그 메세지가 더 진정성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쏟아대며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일종의 종교적 의무의 열매로 받드는 모습은 그들이 부정하며 저주한 종교인과 다를 바 없다. 
예수천당 불신지옥 만을 외치는 것이 일종의 한국 전도의 전통처럼 여겨지는 것은 유감이다. 그리고 높은 곳에 서서 모든 것을 다안다는 듯한 태도는 딱 그놈들과 다를 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