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촌의길

허브를 키워보자 2. 야로우 (톱풀)

노지에 옮겨심었다.

날이 미칠듯이 더운 7월의 끝자락에 지피팔렛에서 키우는 것이 어딘지 모르게 위태위태해서 노지에 옮겨보기로 했다. 지난 일주일동안 열대야로 불면(까지는 아니었지만)의 밤을보내면서 식물을 옮겨심을 생각을 하지도 못했다. 그러던 얼마전, 부모님께서 메리골드를 심으라며 몽땅 주신 것을 옮겨심고 살리느라 아침 저녁으로 고생하는 가운데, 한번 모험을 해보기로 맘 먹었다. 그러나 아침부터 저녁까지 타는 듯한 태양이 너무 야속해서 시도하지 못했다가 오늘 저녁에 서늘함을 이용해서 돌밭을 다듬고 인근 야산의 상토를 가지고 조성했다. 물빠짐이 안 좋아 조금 걱정이긴 하지만, 메리골드께서 잘 사는 걸 보면서 기대함을 가지고 옮겨 심었다. 

7월 6일에 발아했고, 26일에 노지에 심었으니 20일 정도를 지피팔렛에서 키운 셈이다. 지피팔렛을 감싼 천이 썩지 않을까봐 가위로 두번정도 갈랐는데,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심었는데, 어찌 될지 지켜볼 일이다. 앞으로 라벤다를 발아하고 심을 때 참고할 생각이다. 잘 자라거라.

8월 3일 현황

노지로 옮겨심기 일주일 후 55%의 생존율을 보여줬다. 얼마전 내린 비가 한 몫했다.

노지로 옮겨심은 야로우는 20%정도 생존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일주일 후 절반 넘게 생존했다. 처음 옮겨 심고, 몇일간 정성것 물을 주었지만 상당수가 녹아버리고, 그나마 잎이 많은 녀석들도 땅에서 잎파리를 들 힘을 갖지 못하여서, 손으로 흙을 닦아주고 정성것 물을 줬다. 다행히 8월 1일부터 흐리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강한 햇빛을 몇일 피할 수 있었다. 아침 저녁으로 이 녀석들에게 조심스레 물댄 걸 생각하면 정말...  다음에는 차양막을 세우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 

이젠 잎사귀들이 곳곳하게 설 수 있을만큼 힘이 들어갔다. 잘 정착해줘서 고마워.
지피펠렛에서 주변으로 뿌리를 확장한 듯 싶어 보인다. 지난 주일동안 보여주던 흐물거림은 이제 없이 곳곳하게 힘을 내고 있다.

몇 주전 집 마당에 나타난 뱀때문에 부모님 댁에서 긴급히 가져온(이라고 쓰고 부모님이 캐주셔서 어쩔 수 없이 가져와 심은) 메리 골드가 이젠 땅에 정착한 듯 싶다. 옮겨 심고 일 주일 넘게 계속되는 폭염과 땡볓에 아침 저녁 물주기를 계속 하면서 절반도 못되게 살 듯 싶었는데, 이젠 자기 땅인 듯 잎파리부터 대부분 쌩쌩하다. 옮겨심기 시즌을 잘못선택해서 고생좀 했다.

밴들이 싫어한다는 메리골드. 앞으로 우리집을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