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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영화 인빅터스를 보고


아내와의 오랜만의 데이트를 인빅터스로 강남시너스에서 봤다. 뭐가 문제였는지 모르지만 이 영화를 이렇게 일찍 내린 것을 잘 모르겠다. 


1. 왜 좋은 리더 밑에 좋은 제자는 없는가?

만델라가 당선되고 나서 1995년 남아공 럭비대표 "스프링 복스"의 월드컵 우승까지 다룬 이야기이다.

만델라가 남아공을 살리기 위한 흑백 공동 생존의 방법은 간단했다. 분노의 고리 사슬을 끊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만델라는 그것을 이뤘고, 멋진 지도자로 지금까지 서 있다.

하지만 그 다음은 그렇지 못하다.  타보 움베키는 공산주의자라고 공공연히 말했다. ANC 2인자이였기에 대통령이 되었다고 수근거렸다. 그는 남아공의 급속도로 퇴락하고 있는 것을 막지 못했고, 무엇보다 그 정부의 욕심들이 속속 드러났다. 그의 재선은 그가 흑인이라는 이유였다고 보았다. 그는 또 다른 의미에서 역인종차별자라 논의되었다. 남아공의 급속한 퇴락은 교육되지 못한 흑인들을 강제적으로 관공서에 배치시켰다. 그들의 배치는 남아공의 무너져가던 사회 시스템을 가중시켰고, 교육받은 인재들의 해외 유출을 가속시켰다. 그는 그것을 해결할 만큼의 역량도 없었고, ANC의 2인자였을 뿐이었다. 


2. 나의 부끄러움,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후 10년을 쉽게 간과했다.

20대 후반 남아공에서 나의 삶은 만델라의 정책이 채 10년도 되기 전이었다. 그 10년의 변화를 나는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아니 10년을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찾아온 변화가 무엇이었는지를...

크라잉프리덤, 파워오브원으로만 인식된 백인에 대한 그림들...(그러고 보니... 모건 프리먼은 남아공 인종 문제 영화에 몇 번이나 나왔네...보파도 있고)

너무 쉽게 백인들에게 이야기하였고, 흑인들에게 이야기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그 10년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이 영화를 통해 새삼 생각했다.


3. 클린트 이스트우드... 멋져부러...

그를 향한 시선은 여전히 서부의 냉혹한 총잡이이고, 굵은 선의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영화는 때로는 감성적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세계적인 스포츠, 그것도 영국적인 선을 가진 럭비로, 역사물로 찾아왔다. 그의 역사물은 아무래도 전쟁과 깊은 연관이 있다. 그리고 남아공의 평화를 이야기한다.

흑백의 갈등을 풀어낸 것이 어떤 거창한 행사가 아닌 "용서"였다는 사실은 영화 전반에 여러가지 모습으로 담겨져 있었다. 영화 주제가 의외로 가볍고, 전통적인 선악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진부하게 흐르지 않으며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던 노령의 감독에게 박수를 보낼 수 있었다.

그 비극적 상황을 멋지게 처리한 넬슨 만델라의 노력과 또 함께 섰던 프랑소와 피나르(당시 스프링복스 대표)를 잘 그렸다. 그리고 모건프리먼의 만델라 역은 최근 개인 문제로 소란스럽긴 했지만 잘 매칭된 것으로 생각된다.  모건프리먼과 클린트이스트우드는 종종 자주 만나는 케이스인 듯...


4. 결론

케이프타운의 여러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었던 것이라든지, 자고나면 어딘가 바뀌어버린 한국속에서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거리를 볼 수 있는 남아공의 안정됨이라든지, 오랜만에 들어보는 아프리칸 악센트의 영어와 코삭 악센트의 영어가 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영화 내용도 감명적이었는데... 왜 주변거리에 먹먹해지냔 말이다... ㅠ.ㅠ )

아내가 말한 것처럼 스포츠 한 경기를 제대로 본 것같다고 말한 것처럼 스포츠 영화가 줄 수 있는 감격의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는 요소였다.

그러나 남아공 역사의 큰 분수령이었던 그 시점을 담아낸 클린트이스트우드의 시선은 감동적이었고 따스했다. 


참고로 실제 1995년 럭비 월드컵 결승전 하이라이트를 올려본다. 당시 최강 뉴질랜드 올블랙스를 연장까지 가면서 이긴 스프링 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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