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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대학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번 김예슬씨의 "고려대 자퇴선언"이 한국 교육사회에 파문을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교육에 있어서 우리가 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본질을 꼽씹게 해주었다.
예슬씨가 보여준 것이 여러가지의 시선에서 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대학", "교육"이라는 것의 본질을 다시금 짚어준다는 부분에서는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대학생들이 대기업 하청업체가 된 대학에 절망하면서도 트랙에서 계속 경주를 이어간다. 실존적인 결단을 내리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용기라기보다는 끝이 안 보였다. 

좋은 대학에만 들어가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좋은 결혼을 하면, 

뭐 하면, 뭐 하면…. 

언제까지 트랙에서 경주마로 달려야 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은 보이는데 내 영혼은 등을 돌려 불화하기 시작했다. 

아파야 나으니까. 나부터 끝도 없는 트랙에서 멈춰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누구지? 왜 살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 

이런 큰 물음을 할 수 있도록 특권처럼 주어진 게 대학 시절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불가능해진 시대다. 대학(大學) 없는 대학이 인생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지 않은가.”    

           인터뷰 가운데


우리가 왜 공부하고 있으며 우리가 달려가고 있는 이 세상은 
어떤 세상인지 돌아볼 여유없는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네 청소년기의 우울한 현실이다. 
그렇기에 멈춰선 김예슬씨의 용기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다만 이런 시선에 대해 부모세대들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풍요로운 시대에 개인이 풍요로운 삶을 충족하며 살기를 바라는 시선을 탓할 수 만은 없다. 
그럼에도 그 풍요가 우리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면 그것은 누군가의 의지로 살아가는 노예의 삶이 아닐까? 부모에게 있어서 부요가 당면한 과제였다면 우리에게 있어 "왜"라는 질문은 우리에게 당면한 과제인 것이다.
부모를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분들이 살아왔을 인생을 부정하는 듯한 우리네 돌출은 분명 받아들일 수 없는 가치관일 수 있다. 

-지인들과 부모님의 반응은 어떠했는지. 특히 부모님의 반대가 컸을 것 같다.


“물론 반대를 많이 하셨다. 사실 부모님은 내가 배신했다고 느끼실 거다. 

부모님께 보답하는 길은 진정한 나 자신의 충만한 삶을 사는 것이다. 

이 시대의 부모님들께 말씀을 드리면 

사랑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부모의 기대, 

미련 이런 것들이 실상 어떤 것인가를 돌이켜보셨으면 좋겠다. 

촛불집회 때 만난 중·고등학생들이 명박산성보다 넘기 힘든 게 부모산성이라고 하더라

그 자체가 미래인 아이들이 상처받더라도 

스스로 독립성의 날개를 키울 수 있게 사랑의 이름으로 길들이지 않았으면 한다.”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가지이다. 그 시대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힘이었다. 
그 힘은 
누군가를 조종하는데 일가견이 있다. 
사람들에게서 꿈을 빼앗고 조종하려 한다. 
그 힘을 거스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면서 옳은 것을 찾으려는 행위, 
시대정신과 충돌하였던 것은 역사속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시대를 거스리며 사는 것만이 옳바른 선택은 아닐지 모른다. 
다만 이 시대를 살면서 적어도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시대가 되도록
내가 그렇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어찌보면 인간으로 사는 삶의 기본은 아닐까 싶다. 

한국 기독교 대학과 기독교 학교들은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대안학교들이 많이 등장했고, 홈스쿨링이 많아지고 있는데 
그동안 우리가 무엇을 따라갔고, 무엇을 말했으며, 무엇을 가르쳤는가?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말해야 할 것인가? 
MK들에게도 이번 일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세상에 하고 싶은 또 다른 말이 있다면.


“사실 이 말로 인터뷰를 시작해야 됐는지도 모르겠다. 

대학문을 넘지 않아서 

수많은 차별을 감내하고 사는 농촌, 노동현장의 수많은 분들에게 

나의 선언이 또다른 상처가 되었다면 사죄의 말씀을 드려야 될 것 같다. 

그런 곳에서 고되게 일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힘들다고 주저앉거나 절망할 수 없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그런 분들도 기업이나 시장에서 제품처럼 쓰고 버려진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박지연씨처럼. 비단 대학생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학 나오지 못한 분들의 고통은 더 크다. 대졸자가 주류인 사회라 더 조명되지 않을 뿐이다. 

그분들을 내 삶의 거울로 비추면서 살아가야 할 것 같다. 

20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있다. 

정해진 몇 개의 직업이 꿈이 되어버린 것들에 대해 분노하면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상상력을 너무 쉽게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