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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20090510 한겨레] 소외층 교육운동 ‘시스테마’ 확산 채비

[한겨레] 좋은교사운동·유니버설발레단 등 후원체계 마련

오민구(동두천고2) 군은 고교생이 돼서야 성악가라는 꿈이 생겼다. 지난해 정샛별 교사(음악) 추천으로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성악 콩쿠르에 나가 상을 받은 뒤였다. 문제는 현실이었다. 오 군은 가정 형편 때문에 한 번에 수십만원에 이르는 성악 레슨은 받을 엄두도 못 냈다. 그때 '시스테마'가 찾아왔다. "만일 시스테마가 없었다면 성악을 따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을 거예요.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있었으니 찾기야 했겠지만 많이 어려웠겠죠."

그에게 구원이 된 '시스테마 아카데미'는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이 지난해 10월부터 20주에 걸쳐 무료로 진행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뮤지컬, 가수, 모델, 사진작가, 관현악, 방송영상 등의 반이 열렸고 한국방송 프로듀서, 뮤지컬 배우, 패션모델 등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했다. 정병오 대표는 "빈곤 가정의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일찌감치 좌절하고 낙오하지만 학교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이런 학생들한테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엘 시스테마'(el sistema)는 1973년 베네수엘라에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 박사가 창시한 음악 교육 운동으로 가난 속에서 폭력과 마약에 노출된 빈곤층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의 하나다. 백령 경희대 문화예술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예술교육은 단지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넘어 스스로를 표현하고 남과 소통할 수 있는 체험을 통해 자존감과 사회적인 소통능력을 키워준다"며 "문화적 사각지대에 있는 아동과 청소년한테 예술교육을 통해 접근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좋은교사운동(www.goodteacher.org)은 앞으로 '시스테마 위원회'를 구성해 시스테마 아카데미를 체계적으로 확산할 계획이다. 시스테마 아카데미를 통해 특별한 재능이 발견된 학생들을 위한 지원과 당장의 운영을 위해 소속 교사들이 종잣돈을 모아 후원회도 만들었다. 유니버설발레단(www.ubcballet.com)은 올해부터 '발레 엘 시스테마' 캠페인을 벌인다. 발레 체험 프로그램을 거쳐 재능이 발견되는 학생은 발레단 부설 아카데미에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해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한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www.arte.or.kr)은 올해부터 실시하는 '생활문화 공동체 사업'으로 임대아파트 단지나 농산어촌 주민의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한다. 최지윤 홍보국제협력팀 간사는 "임대아파트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엘 시스테마처럼 관현악단을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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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일이다. 이렇게 일어날 수 있다면 인간의 인간다움이 세워지는 하나의 몸짓이 아닐까 싶다.
엘 시스테마 위키피아
엘 시스테마에 대한 글
- 한국의 '엘 시스테마'꿈이 영근다. 주간한국 커버스토리
- 베토벤바이러스와 엘시스테마 동아일보 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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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공회대에서의 취약계층아이 서울신문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