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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탄핵가결, 그러나 혹시 본질은 개인의 사유를 공적화하는 문제?

이번 사태의 원인을 찾아보자면 윤석열 개인의 알코올 중독을 간과할 수는 없겠지만,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윤건희가 탐닉한 극우 유튜버에서 비롯된 영향력을 꼽을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그치지 않고, 현대 사회의 다양한 정보 미디어가 거짓과 왜곡을 통해 만들어 윤리적 한계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있다. 윤건희가 보여준 문제는 사실 관계를 부풀리거나 왜곡하며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신념과 믿음의 문제이며, 사적 신념이 공적 영역으로 전이되었을 발생하는 여러 갈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현대 개인주의가 빚어낸 어두운 부분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지점이다.

근대 사회에서 교육은 개인의 판단력을 이성적으로 변화시키고 합리적 사고를 증진한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발전했다. 계몽주의의 영향을 받은 교육은 전통적 권위에서 벗어나 개인이 자율적 사고를 있도록 돕는 목적을 두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개인의 비판적 사고를 향상시키는 도구로 기능했지만, 동시에 확증 편향을 강화하는 도구로 변질되었다. 일부는 이를 문해력 부족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문해력의 차원보다는, 오히려 이는 신념과 믿음의 종교적 측면에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종교가 약화되며 무신론은 증가했지만, 동시에 종교가  사유화와 개인화의 길을 걸으며, 신앙의 근거를 경전과 전통에서 개인의 경험과 해석으로 옮겼다. 근대 시대에는 이러한 개인적 신념을 이단이나 사이비로 규정하며 억압하였고, 사회적 경계를 구축했지만, 현대 사회는 이를 사적 영역, 나아가 개인적 만족추구를 강화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개인 미디어 시대에 더욱 강화되었다. 사적 신념은 디지털미디어를 통해 유사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연대의 장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집단으로 변모했다.

최근 우리 아이가 다니는 교회에서 탄핵 정국과 관련된 해프닝은 문제를 보여준다. 교회 극우 유튜버의 메시지에 영향을 받은 소수의 교인들은 목사님의 설교와 다른 신념을 가졌음에도 교회의 물리적 소속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믿음은 이상 지역 교회를 기반으로 하지 않으며, 대신 극우 유튜브 메시지와 연대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이 교회 활동에서 열심을 보이며, 외적으로는좋은 열매 맺는 이들이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존재는 교회의 공적 신앙과 메시지를 약화시킨다.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개인 미디어를 통해 강력한 연대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신념을 확산시킨다. 이러한 모습은 공적 신앙이 아닌 사적 신념이 정치적 형태로 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윤건희가 바라보는 세상은 결국 신념, 사회 종교적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단순히 사실 확인 여부를 넘어, 자신이 믿고 싶은 집단 내부의 신념이 공적 영역으로 확산되고 정치화된 현상이다. 사람들은 이러한 집단적 신념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연대하고 있으며, 물리적 세계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일종의 성전에 임하는 자세를 취한다. 윤건희와 추종자들은 신념에서 비롯된 확증편향으로 선거조작에 몰두한 결과 또는 도구화된 것이 이번 탄핵의 배경이 아닐까? 이들은 자신들이 믿는 메시지는 공적 신앙보다 우선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기독교에서 이슈가 신천지, 구원파, 다미선교회와 맞닿아 있다. 

교회가 이런 상황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문제는 이것을 메세지로 담아낼 능력과 힘이 없거나, 별로 위협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안일함에 있다는 점이다. 

출처.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