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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아이는 맑음, 나는 개어가는 중.

엄마 없이 하루를 보낸 아이들은 아빠의 잔소리와 성질에 질릴만도 할텐데,

아침이 되면 손을 꼬옥 잡고, 얼굴을 부빈다. 

징그럽다고 손사레치고 뿌리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오늘 아침 맑음이다.

나는 속좁아 아직도 흐림, 그러나 맑은 하늘 덕에 점점 개어가는 중이다.

그래, 확실히 여름얼굴로 바뀐거 같다.

 

 

 

어제 아이들에게 화가 난 모습으로 하루를 보냈다. 아마 거기엔 내 귀찮음과 체면, 그리고 기대함이 교차하고 있는 거다. 교회에서의 옷차림, 동생에 대한 태도, 그리고 아빠에 대한 태도... 이 모든게 올바름과 다름, 그리고 취향이 엉켜 아이를 아이대로 봐주지 못하고, 자꾸 고치고, 또 고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아직도 아이를 모르고, 또 나를 모르기 때문에 거치는 통과의례로 지나가길 바랄 뿐, 거기에 숟가락 얹어서 아이를 '만들고'싶은 욕망을 어른이라는 위치에서 강요하고 누르지 않기를 내일의 나에게 조언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