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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서울 외출, 그리고 매버릭

집짓기와 관련하여 서울을 오가는 일이 아주 아주 가끔 있다. 나름 돌아가야할 걸음이 있고, 다른 에피소드도 없어서 일이 끝나면 집으로 가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여유로움을 선택했다. 아내가 열어줬다. 비오는 서울의 저녁을 즐길 수 있겠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까 생각하면서 돌아오는 길을 그려봤다. 

그리고 그 첫 시작은 KFC였다. 내가 사는 곳에는 KFC가 없다. 왜 KFC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다른 치킨보다 이녀석을 좋아하는 건 확실하다. 그래서 하나 집어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맥스에서 상영하는 '탑건'을 검색했더니 20분 뒤 시작이란다. 살짝 고민이 생겼지만, 몸은 바로 움직인다. KFC를 바로 일어나 햄버거는 가방에 넣고 바로 옆 CGV예매 키오스크 앞으로 갔다. 2만 1천원. 할인을 고려할 틈 없이 가득찬 좌석 속에서 빈 좌석을 찾는다. J39. 아주 앞은 아니어서 나름 만족했다. 

우리 톰 아저씨는 여전히 간지나신다. 그 옛날 탑건의 상징이란 상징은 모두 다 박혀 있다. 마지막 F-14는 완전 서비스컷이었다. 탑건은 1980년대의 문화적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가 야심차게 지원하여 큰 성과를 거둔 작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남성 중심의 굵직한 선을 그리고 있으며,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머신들의 거대한 소음과 꽉찬 화면은 남성을 매료시킨 매력으로 가득차 있다. 그리고 매버릭은 그 굵직한 선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다만 이 영화에서 작전 내용은 마치 에어리어 88 에서의 "타이트 로프"가 떠올랐다. 아마도 스타워즈 극장판 1편이었던 4부 "새로운 희망"에서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데드스타를 파괴하는 작전이 오리지널 모티브일 것이다. 

아무튼... 영화를 보면서 고양이 톰 아져씨가 수컷고양이 톰캣으로 시작한 영화 인생을 톰캣으로 30년하고도 6년을 지나 페이즈 1을 찍은 느낌이랄까? 잘 보고, 잘 즐겼고, 잘 회상했다. 아이맥스로 보길 잘한 듯. 4D로 또 봐야하나? 그나저나 도대체 극장이란 곳을 가본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음...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뭐였지? 모든게 가물가물... 그렇게 다시 익산으로 내려와서 하루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