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곳에서 MK사역에 대한 글을 보고 그에 대한 글을 썼던 것이다.
저는 MK NEST에서 사역중이며 MK에 대한 여러가지 고민을 안고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교사가 아니기에 교육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적절한 사람들과 만나게 하게 하는 일을 하면서 어깨너머 많은 부분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님이 가지고 계시고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은 제가 감히 다가가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많은 부분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MK는 아동 청소년일 뿐이다.
많은 경우에 한국 교회가 잘못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PK에 대한 실수를 그렇게 경험했으면서도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지위의 무게들을 쉽게 아이들에게 투영해서 봅니다. 물론 사역자들도 같은 실수를 하게 됩니다. 십대의 자발적 헌신은 더 먼 길을 갈 수 있지만 한국 교회의 경우 몰아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MK들은 그런 시선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아마도 국내에 MK신분을 숨기며 학교에 다니는 상당수의 친구들을 보면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수한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을 떠난 연령에 따라 다르고, 그들이 속한 지역에 따라 다르며, 그들 부모님이 가지고 계신 교육철학에 따라 다르고, 무엇보다 각 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다릅니다. 쉽게 재단하고 판단하는 일반화는 경계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지닌 일반적 특성들을 주목하고 정리하는 것은 또 한편으로 우리가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돕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체성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ㅡ MK라는 정체성을 찾는 순간 그동안 얽히고 섥혔던 부모에 대한 그들의 분노가 용서로 바뀌게 됨을 보아왔습니다. 마치 요셉이 자신이 이집트로 흘러간 것이 하나님의 크신 계획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의 형제들을 용서한 것 처럼 말입니다.
3. MK를 허하라.
종종 MK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한국교회가 은근히 기대하는 것은 그들의 재헌신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만큼 그 문화를 잘 아는 이들도 없을 뿐더러 한국 교회가 많은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상 그들이 복음에 쉽게 노출된 상황 속에서도 복음에 자신을 맡기지 않습니다. 거기에는 부모들의 워크홀릭에도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 외부의 강제적인 시선과 압력에 대한 반감이기도 합니다. 문화적인 것 뿐만 아니라 특히 서구권 문화에 노출된 아이들의 경우 부모의 문화와 심한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 부모와의 단절된 관계는 특히 10대에 어그러지기 시작해서 이후에는 그 간격이 아주 넓어져서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갖게 됩니다. 부모의 교육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들의 이중 삼중의 문화섞임이 그들이 온전한 표현을 못하게 만드는 것들이나 부모와 심한 문화적 간극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필요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들은 구원이 예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 속에서 극적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나 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놓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말이죠. 물론 깊은 대화 속에서 말입니다.
4. 기독교세계관 그리고 기독교 교육의 목표
예수그리스도의 구원에 대한 부분은 한국의 복음주의 권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종말에 대한 생각은 차이를 낳습니다. 주님의 재림까지 우리는 어떤 목적으로 이 세상에 있어야 할 것인가? 한국 복음주의 지형을 보면 크게 두가지 극단으로 나눠짐을 봅니다. 하나는 예수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교회를 세워 가는 것이 목표인 것과 다른 하나는 이 땅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로 회복해 가는 것일 겁니다. 전자는 세상의 많은 이슈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고 후자는 세상의 많은 이슈들이 곧 하나님 나라와 연관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에큐메니칼 vs. 복음주의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실제 그 내면에 담긴 부분은 바로 종말에 대한 대처의 차이입니다. 이 목표의 차이는 같이 가야할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에서는) 심각한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선교의 목표와도 연관이 됩니다.
이 차이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MK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툴들도 달라질 것입니다.
이런 고민은 단순히 MK에게만 그치지 않고 MK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더 많은 TCK(제 3문화 아이들) Korean 에게도 확대될 수 있습니다. 제가 님의 글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은 MK에 대한 고민들이 단순히 선교에 있어 멤버케어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확장될 필요가 있다는 것과 함께 그런 고민에 같은 동역자로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우리의 이런 고민들이 더 많은 곳에서 이뤄지고 나눠지고 각각의 공동체에서 답을 찾되 성령의 하나되게 하는 끈을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나아가는 가운데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의 영역 속에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은 단지 한국MK들만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선교사들의 활약으로 일어나게될 3세계 선교사 자녀들을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고민과 풀어가는 방법들이 그들에게도 답이 아니라 적어도 '이렇게 우리가 찾아갔는데 이런 결과가 있었다.'는 경험을 통해 자신들만의 부르심과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단초의 역할이 될 것이라는 믿음때문입니다.
자주는 아니겠지만 이런 글들이 많이 나와서 서로 이야기하고 나눠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리며...
목동에서
방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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