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해외 유학 연령이 많이 낮아졌다. IMF 이후 한국 사회의 개방이 급속도로 빨라지고, 한국 교육계 내의 사교육비 증가이후 등장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 이미 안착한 성인들 모두가 해외로 이동하는 모험을 하는 대신, 자녀와 아내를 해외로 보내는 형태의 유학이 등장하면서 "기러기가족"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유형이 생겼다.
그동안 가족의 최소 구성유형이었던 핵가족이 무너지면서 가족 구성원간의 역할은 전통적 형태로 복귀하였지만 내부 관계의 의사소통은 점점 단절되고 기능화 되면서 많은 문제를 낳게 되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해외에서 적응하는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해서 현지 부적응으로 인한 부작용이었다. 또 한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성장의 둔화와 경제 충격으로 인해 가족 부양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도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인해 재입국하는 아이들도 등장했지만 한국 내에 다시 적응하는 것도 그들에게는 도전이 되었다. 결국 조기유학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도 적응하지 못하고, 해외도 적응하지 못하는 문화적 분열현상 속에 방치된 가정들이 늘고 있다. 이번에 뉴질랜드에서 발생된 가족 자살을 경제적인 이유로만 보기 어려운 것도 여기에 있다. 쉽게 평가할 수 없겠지만 현재 조기 유학으로 인해 발생된 일들은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 짐작한다.
조기유학은 한국 교육 현실 속에서 본다면 괜찮은 탈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에 대한 비용뿐만 아니라 아이가 겪게될 트라우마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과 부모들 역시 겪게될 이슈들을 한번쯤 점검할 수 있는 데모 유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육"이라는 본질이 영어를 잘하고 해외에서 좋은 대학을 졸업하는 것에 있지 않음을 부모들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부모들 스스로가 교육의 주체이자 피교육자임을 인식하고 모든 환경 속에서도 배우는 것을 그치지 않는 습관을 가질 때 조금은 더 건강한 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더 중요한 것은 부부 사이의 상호 소통이며, 가족 사이의 소통일 것이다. 대부분 교육에 대해 주도권을 부모가 쥐고 있는 현실을 가족으로 전환시키는 일이 필요할 것이다. 그 과정도 역시 "의사소통"이며 결정권이 권위로 인한 결정이 아닌 선택의 결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바라기는 이번 사건을 통해서 다른 기러기 가족들에게 있을 그늘들이 양지로 드러나서 치유와 회복이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 일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특별히 한인 교회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상담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면 한다.
기러기가족 자살로 본 뉴질랜드 유학 실태
[서울신문] 2010년 05월 11일(화) 오전 04:28
[서울신문] “대부분의 교민들이 한국인만을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하다 보니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고 폐쇄적입니다. 특히 유학생들은 사회에 진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뉴질랜드에서 10년째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교민 김모(48)씨가 10일(현지시간) 전한 뉴질랜드 이민의 현주소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일어난 한국인 기러기 가족의 안타까운 비극은 이민과 조기유학지로 각광받아온 뉴질랜드 드림의 어두운 그늘을 새삼 일깨우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크라이스트처치 시내의 한 가정집 주차장에서 한국인 조모(44·여)씨와 18세·13세 두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어 이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달려온 남편 백모(45)씨도 이들을 따라 9일 목숨을 끊었다. 현지 경찰은 이들이 영주권 취득과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자살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무상 초중고교육·의료 ‘현혹’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뉴질랜드 한인 교민은 3만 5000여명에 이른다. 뉴질랜드 인구의 1%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유학생은 1만 6000여명으로, 지난 2002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2008년 한 해에만 1636명이 뉴질랜드로 조기유학을 떠났다. 미국, 동남아, 중국, 캐나다, 호주에 이어 여섯번째로 많은 규모다.
●한인 등 아시아계 실업률 9%
뉴질랜드 전문 유학원 관계자는 “뉴질랜드는 영어권이면서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보다 생활비가 저렴하고 복지와 교육 수준이 높다.”면서 “교육비는 만 5세부터 17세까지 무료이며 의료서비스도 무상 제공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장점에 현혹돼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서 주재관으로 근무했던 한 경찰은 “관광업과 낙농업 중심이라 대학 졸업장을 앞세우는 한국인들이 할 일이 많지 않다.”면서 “상당수 조기유학생들이 대학과 직장을 찾아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고학력을 선호하는 한국 등 아시아인들의 실업률은 9.2%로, 뉴질랜드 평균 6%에 비해 훨씬 높다. 뉴질랜드에서 대학을 나온 뒤 귀국한 양모(27)씨는 “뉴질랜드가 교육환경은 좋을지 몰라도 대학을 나와도 구할 수 있는 직업이 없고, 한국에서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기러기 엄마들의 일자리도 사실상 없다. 취업비자가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직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러기엄마 직업도 마땅찮아
초등학생 아이 둘과 함께 기러기 생활을 하고 있는 정모(37)씨는 “한국에서 은행원으로 일했는데,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생소한 농장이나 식료품점 같은 곳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사건 당사자인 조씨는 자녀 교육문제로 2002년 장기사업비자를 통해 뉴질랜드로 건너왔지만 별다른 직업을 찾지 못했다고 대사관 측은 설명했다.
영주권 취득 문제도 심각하다. 대사관 측은 “대부분의 유학생이 학생비자를 발급받은 뒤 나중에 영주권으로 전환하는데, 발급이 되지 않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대학 학비는 무상이 아니고 취업도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아버지의 송금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러기 가족들은 자녀의 대학진학 시점에 경제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어는 가르치고 싶고 미국, 캐나다의 생활수준을 따라갈 수 없는 소위 ‘중산층’들이 많다 보니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Cultur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국자녀’ 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하) 성공한 母子 이야기 (0) | 2010.06.03 |
---|---|
선교사를 위한 부모교육 세미나 이틀째 (0) | 2010.05.19 |
중앙 아시아의 상황과 MK학교 (0) | 2010.05.06 |
“유럽 한인교회, 이슬람화 저지 역할 해야” (0) | 2010.04.26 |
미국 유학 LCA 학교 추천 안내 (0) | 2010.04.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