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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오감으로 읽는 성경 문화 기행


성경을 공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니 내가 교회에 다니면서 진지하게 신앙생활을 시작한 것은 성경 공부를 통해서였다. 성경은 읽고 묵상함으로 나에게 유익이 된다고 배웠고 몸에 묻어났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성경을 공부하면 할 수록 메마른 나 자신을 만나게 되었다. 뭔가 더 나올 것도 없고, 원어를 가지고 장난칠만큼의 능력도 부족했다. 

목사가 되어서도 성경 강해보다는 문화와 시대적 요청을 잇는 설교를 주로 하였고,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 나라의 윤리와 삶을 많이 언급하였다. 하지만 진지하게 성경을 대하며 설교를 했던 것은 오히려 전도사 이전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오감만족"이라는 신선한 주제로 성경읽기를 다룬단다. 한겨례때부터 지문으로 만났던 김동문 선교사기에, 가끔씩 그가 던지는 중동문화 속에서의 성경 이야기가 신선했었기에 벼르다가 결국 일일 참석을 신청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진눈개비가 반기더라. --a)

그의 강의는 간단했다. "성경은 쉽다." 그가 제시한 예화도 어렵지 않았다. 우리가 어떤 곳을 가기 위해 전철을 탈 때 전철의 연식이나 운전사의 인적사항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 우리는 그동안 지식을 축적하는 데 관심이 있엇지만 살아있는 말씀과 만나는 경험은 그리 많지 않다. 본문을 읽으며 그리고, 느끼고, 맛보며, 냄새맡는 생생한 현장에 있을 때 우리는 말씀을 경험하게 된다. 우리가 이미 경험한 곳을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그 현장의 모든 것을 느끼게 된다. 마치 35년전 군산 시장을 생각할 때 들려오는 모든 소음들과 청과물 시장의 내음처럼 말이다. 

성경 시대의 등잔들, 다윗이 썼던 것과 비슷한 물메를 직접 던져 보기도 하며, 잘못 알고 있는 성경 지식을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새롭게 그려가는 일들이 강의 속에서 만나게 되었다. 앞으로 냉동실에 잘 보관되었다는 중동지역의 빵과 다양한 물건들을 통해 성경이야기를 재 구성하는 시간으로 이뤄질 것이다.

오감의 생생한 감각을 통한 성경읽기는 항상 무미건조하고 무언가를 묵상하여 답을 찾고자 하는 나같은 류의 사람에게 살아있는 성경의 시대로 인도해 줄 것이다. 성경을 좀 더 재미있게 읽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뽀나스로 김동문 목사님식 개그를 그의 좔좔좔 흐르는 강의 속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a

"주의 말씀은 내 발의 핸드폰 빛과 같나이다!"
 

한쪽 구석에서 잘 졸았는데... 정수현 간사님이 찍으신 사진 <무단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