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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귀국자녀’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중) 문화차이 극복도 과제

국민일보 기사



한국이 바뀌고 있다. 2007년도 당시에 활발하게 시작되었던 대안 교육이 이제 한국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아직 많이 멀었다. 그럼에도 많은 케이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재입국 하는 가정들의 자녀문제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부모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오해
1. 왜 한국 교육은 그래요? 
이말은 위험한 말이다. 한국 교육을 비하하는 말이다. 무엇보다 한국 교육의 역사를 사그리 무시하는 언행이다. 공부하는 주체인 아이를 위해서 아주 위험한 발언이다. 그렇지 않아도 서구 우월에 대한 민감한 정서라는 불에 기름붓는 꼴이다. 아이 역시 한국 전반을 무시하는 시선을 제공하게 된다. 또 한국 교육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국 사회의 성장의 원동력이 바로 교육열이었음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다만 현 사회의 다문화적이고 포스트모던적인 사회에 적합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서구식 교육 시스템에 맞지 않음에도 어거지로 끼워맞췄다고 본다. 

이런 비판의 말은 아이가 적응하는데 좋지 않다. 단지 순간적으로 감정적인 것에 충실할 뿐이다. 아이가 경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충분히 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의견에 편승하지 말고, 본인의 판단에 의지하지 말고 한국 사회의 교육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아이에게 필요한 시간적 여유에 대해 선생님과 충분히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김요셉 목사(수원원천침례교회)는 한국에서 성장한 혼혈이었지만 한국인과 다를바 없었다. 그가 미국에 건너가서 첫 수업에 참석했을 때 영어를 잘 할 줄 몰라서 난처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선생님이 한국어로 자신의 이름을 써 보라고 했더니, 그 날 이후로 아이는 다른 친구들의 이름을 한국어로 써주는 유명한 아이가 되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런 이야기는 한국에 없을까? 얼마전 재입국한 아이가 잘 하는 것을 도와준 선생님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한국어를 잘 못하지만 다른 말을 통해 아이의 기를 살려준 이야기는 적응 못하는 환경에 대한 비판보다 적응하는 쪽으로 방법을 찾는 노력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2. 선생님은 우리아이에게 관심이 없어요.
한국 교육 환경은 그리 여유롭지 못하다. 특별히 선생님은 아이들을 돌보는 일과 더불어 학교 시스템의 일부를 맡는다. 과하게 맡는다. 가르치는 일만 하기도 벅찬데도 말이다. 반을 맡을 경우 더욱 힘들다. 아이들 하나 하나의 프로파일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주 아주 특별히 헌신한 선생님들의 경우엔 예외이긴 하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선생님들의 환경은 특별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아볼 여력이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대함을 갖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단 선생님을 만나서 자주 이야기를 하길 권한다. 아이가 어떤지 묻고, 성적에 대한 기대를 일단 접어달라 부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가 아는 한 학생의 경우 어머니가 학교에 자주 찾아가 아이의 문제를 선생님과 의논하고 적절한 방법을 찾으려 했다. 물론 좋지 않게 끝난 적도 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없다면 한국내 공교육에 안착할 수 없다.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아직은 요원한 일이다. 

3. 한국은 폭력적이다?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것이 크게 바뀌었다. 또래문화가 학원으로 변질되니 아이들이 육체적으로 해소해야 할 많은 부분들이 다른 쪽으로 펼쳐진다. 무엇보다 미디어 문화가 아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폭력성은 적절한 돌봄의 부족과 해소하지 못한 갈등의 표출이다. 그래서? 그 현상을 바꿀 수 있다면 제일 좋은 일이겠지만 지금의 숙제는 아이가 무사히 안착하는 것이다. 정착은 문화적 괴리감을 줄이는 일이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폭력성을 용납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한국 사회가 생각만큼 폭력적이지 않다. 폭력 문화에 대한 대처는 한국 사회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다. (나중에 서치해서 붙이겠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모와 관계성이다. 한국 부모는 기본적으로 대화를 통해 아이를 조종하려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공감이다. 이런 대화의 방법을 바꾸면 아이도 부모에게 여는 주제들이 더 넓고 깊어진다. 어쩌면 이런 부모의 역할은 한국 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조그만 씨앗이 될 수 있다. 이런 대화법은 아이들 내부에 가라앉은 여러가지 부유물들을 보게 하며 아이들 스스로 건강한 방법을 찾아가도록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피해야 할 12가지 대화법 참고)

4. 우리애는 안그래요. 
한국 부모들의 이야기를 가끔 듣게 되면 "아이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있다. 그러나 애들은 애들이지 하나님이 아니다. 그러므로 자녀에 대한 편견 대신 충분하게 주변의 이야기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교사들을 통해 부모와 자주 충돌하는 것은 이 문제라 한다. 아이에 대한 신뢰는 중요하지만 믿음은 다른 문제다. 그러므로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의 실제 모습을 받아들이고 다음 단계를 찾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겠지만 부모의 편견에서 벗어나 열린 마음과 기다림, 자녀에 대한 신뢰와 대화는 아이가 한국에 재입국해서 적응하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