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수-“왜 우리 아이들이 무기력해졌을까?” 2013 행복한 진로학교 7

7. -“왜 우리 아이들이 무기력해졌을까?” ⑦ 김현수-정신과 의사, 대안학교 교장되다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48)은 의과대학 인턴 시절부터 청소년들과 인연을 맺었다.

 
"... 나 자신이 어려운 청소년기를 보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사업에 망한 것이 주요 계기였는데 그 뒤로도 가족관계가 회복되지 않았다. 자취도 해보고, 친척집에 얹혀살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도 문제가 많다. 나는 사람들이 매일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는 걸 결혼하고서야 알았다. 아무도 날 챙겨준 사람이 없었으니까. 학교에서도 비행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의 경계에 살았던 것 같다. 교칙을 자주 어겼지만 큰 사고는 저지르지 않았다. 
다행히 집안이 어려워지기 전까지 부모님이 물려주신 문화적 자원(음악과 책)이 있었기에 그 시절을 견딜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교회도 다녔는데, 여기서 신이랄까 영성이랄까, 그런 것들을 나름 고민하면서 전도사나 형들과 어울렸던 것도 정신적 방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강의 중
 
김현수 선생님에게 있어서 어릴 적 가진 문화적, 신앙적 자산은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데 있어 일종의 가드레일이 되어주었습니다. 진로는 엘리베이터와 같은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이어지고 인과관계로 얽혀진 길과 같습니다. 그러니 진로교육에 있어 전환점은 있을지 몰라도 일종의 대박과 같은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없는 환상과도 같습니다. 또 하나는 살고 있는 환경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김현수 선생님과 같이 어려운 환경을 통과하는 가운데 인생이 결정된 분들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렇다고 모두가 어려운 환경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삶이라는 길이 평탄하지 만은 않기에, 오르고 내려가는 길 가운데서, 그런 계기들을 만나게 된다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은 분명 우리의 각자에게 주어진 길을 걸어갈 바탕임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주로 선교사님들을 만나는데 치앙마이나 마닐라처럼 선교사자녀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자주 듣게 됩니다. 그분들에게 "주어진 환경은 하나님이 가정에 주신 삶의 터전"이라는 말을 드리려면 참 주저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진로가 인생의 긴 여정 속에서 만나는 여러 지점들의 인과관계임을 생각할 때, 그분들에게 주어진 환경들은 (비록 열악함에도) 자녀들이 다른 또래들이 경험할 수 없는 보물창고라는 사실을 깨닫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 자체가 거꾸로다. 못하는 사람을 격려하고 기회를 줘야 하는데, 오히려 잘하는 사람한테 기회를 더 주고 못하는 사람은 기회 자체를 박탈한다. 학교든 학교 밖이든 마찬가지다. 한 가지 잘하는 걸 기준으로 줄을 세운다. 그러니 아이들이 자기 재능을 발견하기 어렵다. 아이의 재능과 진로를 발견하기 위해 바꿔야 할 첫 번째가 아이한테 ‘못한다’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맞다, 틀렸다’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문제를 풀다 틀렸을 때 “그것도 못 풀어?” 하는 부모·교사가 있고 “내가 생각한 답과 좀 다르네. 네가 푼 방식을 알려줄래?” 하는 부모·교사가 있다 치자. 이 중 어떤 아이가 자신의 문제를 빨리 깨닫게 될까." 강의 중

진로를 생각할 때 또 하나의 교훈은 잘하는 것을 잘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인가? 입니다. 제빵의 관심은 그 아이가 제빵사가 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그 아이들의 성장 과정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길 속에서 자신이 결심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격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앞에서 노동문제를 언급했던 하종강 교수님처럼 우리 자녀들이 다음 세대에서 각자의 역할을 찾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그 환경을 바꾸는 일도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선교환경 속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밀림이나 사막의 기후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지금은 아무것도 찾을 수 없겠지만 그 아이들의 사는 환경이 밑바탕이 되어서 정글 연구가나 사막의 환경을 바꾸는 환경 건축가들이 나타나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이 창조주를 찬양하도록 이끌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