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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2013. 12. 기도편지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정신없이 여름을 보내고 보니 벌써 겨울이네요. 돌아보면 2013년은 분주하면서도 나름 쉽지 않았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속에서 하나님께서 무엇을 우리에게 주시려 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가족 이야기 Family Story

희원이 동생, 나래(태명)의 존재를 알게 된 올 해는 하나님의 주권과 신실하심을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올해 제 가족은 둘째에 대한 기대를 담뿍 안고 시작했지만, 점점 그 자리를 3살짜리 아이를 돌보며 40대가 감당해야 할 사역들로 채워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가을 갑작스러운 나래의 소식은 우리 소망에 대한 신실하심과 우리의 계획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주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둘째의 태명을 나래(날개의 순 우리말)로 짓고, 하나님의 날개로 세상을 넘어서며 그분의 인도 하심과 신실하심을 날마다 부르고 있습니다. 새로운 가족의 등장은 그동안 희원이로 인해 겪었던 가족의 성장통이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의미일 듯합니다.

MK 사역

지난 2월 MKBN을 뒤로하고, 다음 2015년을 기약하며 올해 몇 가지를 기획하고 진행했습니다.

하나는 앞으로 2년 동안 MKBN이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지 초안을 잡는 것입니다. MKBN이 점차 규모가 생김에 따라 내실을 기하는 일과 네트워크 속에서 일어나야 할 소통과 협업을 위한 길을 만드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에 따른 목표와 길을 정리하는 과정을 준비위원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진행되는 국내 사역자들의 네트워크를 강화시키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었고. 지난 11월 15일, 국내 사역자 모임이 구체적인 성과라 생각합니다. 2013 국내사역자 모임은 재입국 MK들에게 필요한 디브리핑(선교지에서의 삶을 이야기하는 과정)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중심으로 이뤄졌고, 오후에는 사역자들이 서로 알고 나눌 수 있는 소통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함께 공통의 필요를 보는 것이 기쁘다”는 어느 한 사역자의 고백과 같이 그동안 한국 선교에서 이뤄지지 않았던 일들이 하나둘씩 성취되는 것이 너무나도 기쁩니다.

마지막은 한국 선교사들이 자녀 교육을 하는데 갖게 되는 어려움을 타개하고자 MK를 위한 홈스쿨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두 번의 모임을 몇 단체 MK 담당 사역자들과 가졌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단체별, 선교사 가족의 상황과 아이들 연령대에 따른 독특함이 있고, 아직 한국 교육 환경에서 제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 홈스쿨링 환경은 성장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선교사들과 처한 상황이 달라서 그에 적절한 모델링을 구축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할 듯합니다. 다행히 한국 내 홈스쿨 모임에서 MK 사역을 지원하려는 의지들이 있어서 그것이 위안이 되고, 선교단체들 사이의 협력도 내년도에서는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기획을 돌아보면 마음과 몸이 많이 고생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나 일하는 방식에 시간이 지나면 개선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어설프고 독단적이며 소심한 반응들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Next Step 2014

2013년도를 생각하면 새로운 가족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었고, 사역에서 관계와 책임의 부재를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어떤 해보다 많이 울고 낙담했던 시기라고 할까요? 

그런 의미에서 2014년도는 또 한 생명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모험과 동시에 MK사역자 네트워크를 세우기 위해 다른 사역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해야 할지를 배우는 시간, 그리고 MK들의 국내 적응을 돌아보면서 다문화 사회 속에서 한국 교회의 역할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도하심을 의지하지 않고는 올해를 생각할 수 없듯이, 내년에도 같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의지하고 나아가렵니다. 

한해동안 응원해 주신 여러분의 기도와 섬김에 감사드리며, 제 가족이 걸어가는 길을 계속 응원해 주시길 부탁합니다. 

2013. 12. 16.

방준범, 김소현, 방희원 그리고 나래 올림
 


201312_1 by 방준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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