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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MK와 현지학교, 어떻게 해야 할까?


선교사에게 현지학교를 보내는 것 만큼 큰 도전은 없다. 
선교 현장을 살펴볼 때 현지학교의 사정은 다음과 같다. (이 나눔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구분이며 생각이다. 세분화 하려면 더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크게 뭉뚱거려서 보면 이정도로 봐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구분했다)
1. 1세계 또는 그에 준하는 지역(미주, 유럽, 일본, 오세아니아 지역)
2. 3세계 또는 그에 준하는 지역 중 종교적 분쟁이 없는 지역(필리핀, 태국, 러시아권, 동부 유럽, 중국,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3. 3세계 또는 그에 준하는 지역 중 종교적 터부가 있는 지역(인도, 중동, 북부 아프리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이런 구분은 현지학교의 접근성 또는 교육의 질로 결정되기도 한다. 아프리카 내륙은 세번째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2번째 카테고리까지 현지학교를 선택하는데 선교사들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다만 교육의 질이라는 부분과 고등교육에 대한 필요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룰 것이다.

저 살펴볼 것은 한국 선교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자녀 교육의 옵션이 있느냐는 것이다.
한국 선교가 확장일로에 있었던 90년대 초반에 한국 선교사 자녀들이 선택할 수 있는 교육 옵션은 MK학교와 현지학교외에는 없었다. 2번째 카테고리에 있었던 선교사들은 현지학교를 보낼 수 밖에 없었는데 그당시 서구 선교단체에서 세운 학교는 이런 한국 선교의 사정을 이해하고 받아줬다. 이런 고리는 이어져서 오늘까지 이르렀는데 이런 현상은 한국 선교가 확장될 수 있었던 요소였다. 그러나 한국 교회와 파송기관은 이런 현지의 상황을 십분 이용해서 현지에 한국 자녀들에게 필요한 교육적 필요를 제공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선교사 개인의 선택과 능력에 달린 문제였다. 재정적인 여유가 조금 있었던 선교사와 그렇지 않은 선교사 사이의 큰 차이는 자녀들의 교육 옵션과 연계되었다. 또 국내 파송기관과 해외 파송기관의 차이도 큰 작용이 되었다.
 하지만 서구 선교의 쇠퇴로 인해 문제는 표면적으로 드러났고, 재정 악화와 교사수급 문제로 MK학교가 국제학교로 전환되면서 학비는 크게 상승했다. 이런 변화에 한국 선교계는 미처 대책을 세우지 못했고, 그나마 95년도에 개교한 한국 아카데미는 주인없는 배처럼 아무도 케어하지 않아 교사들이 가까스로 운영해왔던 신뢰가 부족한 학교로 남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무슬림이 강한 지역에서 현지학교를 보내는 일이었다. 지금은 비록 둔화되긴 했지만 90년대 중국 선교사들은 당시 사회주의 교육에 심각한 경계심을 가졌고, 선교 현장이 항상 불안했던 관계로 학교를 자주 옮기는 MK들은 교육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 이런 환경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현지학교를 권할 수 있는가? 현지의 종교교육에 대해 집에서 보완을 한다고 해도 교육의 전반 흐름을 수정할만큼 가정에서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종교적 행위에 대하여 외국인이기때문에 빠질 수 있다는 추상적인 상황은 현지에서 겪어야 할 선교사 가정의 상황을 무엇으로 도와줄 수 있는가?
 
  현지학교에 대한 도전은 분명 선교사들에게 있어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선교사들은 선교 현장을 자녀들에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현지화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다.
 
1. 장기적인 교육 계획
 장기적인 계획의 한계는 현장의 변화무쌍한 현실이겠지만 그럼에도 자녀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게 되면 그에 필요한 교육 옵션들을 선택할 수 있고, 부족한 것과 필요한 것을 미리 생각해서 보완할 수 있는 교육 대안을 준비할 수 있다.
  특히 대학을 국내로 들어올 지, 서구(미국)으로 갈지, 아니면 현지 대학에 갈지 고민하는 것은 진학 당시의 문제일 수 있지만 그래도 부모가 준비한다면 수정을 거쳐 어느정도 보완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  국내 선교부 또는 교회의 지원 계획
  서구 선교의 현지화에는 단기교사들 또는 순회 교사들과 같은 이들의 도움이 컸다. 무엇보다 자국에 돌아와서 교육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기관들과 연계하여 저렴하게 공부를 하여 다시 현지에 돌아와 2-3세대 선교의 문을 열었다. 한국의 경우 각 교단 파송단체 선교사 자녀들이 교단의 대학을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경우 대부분 종합대학이기 보다 신학교 중심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기독교 대학에서 선교사 자녀들에 대한 옵션을 열어두고 있지만 앞으로 더 넓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국내 교회와 선교단체들의 협약 또는 네트워크가 필요한 실정이지만 아쉽게도 이에 대한 움직임은 거의 없다. 
  또 등록금의 경우 선교사자녀 장학금을 확대하거나 그에 대한 기금 모금도 절실하다.

3. 서구 MK학교의 인프라를 사장시킬 것인가? 
  영어권 학교의 장점은 영어에 있다. 또 미국이라는 배경의 고등 교육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국내 대학의 등록금이 미국의 일부 대학보다 더 비싸진 양상이 되고 있다는 것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리고 서구 MK학교는 국제학교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다문화적 특징과 MK라는 특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서구 선교사의 쇠퇴로 코카시언 학생의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반대로 제 3세계 MK들의 등장과 증가 추세로 변해가고 있으며,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국제학교의 존재는 세계 선교의 그림에서 절실하다. 현지 교육의 선택과 더불어 서구 MK학교를 구해내는 일 역시 한국 선교의 몫이 되고 있으며 그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다. 그래서 서구 MK학교를 점차 한국인이 이어받는 MK국제학교로 전환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재정적인 필요와 더불어 국제 교사를 발굴하는 일이  절실하다. 감사하게도 한국의 양질의 교사 후보생들이 임용고시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들을 국제 교사로 준비시켜서 보내는 일들이 있다면 국내 양질의 교사들이 선교사들로 변하는 은혜가 있게 된다. 

4. 홈스쿨 계발 및 다양한 교육 옵션에 대한 도전
  한국의 홈스쿨은 여전히 정부의 허가나지 않은 불법이다. 정부의 의무교육을 받지 않으면 아동학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허가해주길 기다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언제 이뤄질지 묘연하다. 홈스쿨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대학도 독할 하자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의 홈스쿨은 기독교 라인에 있다. 미국 홈스쿨의 역사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국 홈스쿨 역시도 기독교 중심에 있다. 한국 대학입시의 변화는 입학사정관제에 있다. 이를 잘 이용한다면 홈스쿨링과 국내 대학의 라인이 형성될 수 있다. 이런 변화에 선교계의 지원과 입김이 필요하다. 또 다양한 교육 옵션을 발굴하고 기독교 학교들과 대학들의 참여를 통해 한국의 공교육 중심의 흐름에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기독교 교육과 연관되어 선교사들의 교육 옵션을 지원하고 발굴하는 것을 한국 교회와 선교부들이 해야 할 일이다.

5. 한국 학교 개설 및 개발
  이미 마닐라 한국 아카데미를 통해서 알 수 있다 시피 주인이 없는 학교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한국 선교계는 배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저렴한 한국 교육의 필요는 여전히 많다. 현재 마닐라 한국 아카데미의 경우 1~12학년까지의 학생이 약 120여명이 있으며, 몽골의 MK학교도 100명이 안된다.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교사 수급과 학교 유지를 위한 재정의 필요다. 마닐라 한국아카데미의 경우 명성교회 지원과 교육가 교장선생님을 맞이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몽골의 경우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다. 이런 학교에 양질의 교사와 재정적인 뒷받침을 할 수 있는 그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필요조차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지학교를 선택하라는 것은 세계 선교사 파송 2위라는 위상을 부르짖는 한국 선교계에게 큰 아픔이 될 것이다. 선교부 스스로 이런 교육 옵션에 대하여 장기적인 투자와 자신들 소속의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6. 현지학교는 반드시 한글학교 또는 주말한글학교와 연계되어야 한다.
  정체성처럼 많이 이야기된 것은 없다. 그럼에도 아이들에게 발을 디딜 수 있는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것은 많은 선교사들의 보고에서도 알 수 있다. 이런 정체성은 또래 집단을 이룰 수 있다. 현지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길은 현지화와 더불어 다른 한쪽의 날개인 모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습득에 있다. 그것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한글학교 또는 주말한글학교와 같은 센터다. 여기서 한국어만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와 사회를 배울 수 있는 좋은 장이 된다. 소규모의 경우 단기 교사가 가정에 머무는 방법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교육 센터를 세워서 전개해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한다. 파송단체의 주도적인 지원이 있을때 가능하며 교육 센터 역시 팀사역의 일환으로 고려한다면 현지학교 지원과 적응률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에 대한 좋은 예가 K국의 오쉬를 들 수 있다. 

  현지학교를 보내는 일은 중요하다. 앞으로 더욱 현지에 적응한 MK들의 등장이 절실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와 연계된 교육적 옵션을 계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더 많은 선교사들이 나가야 할 세번째 카테고리의 지역을 향해 나가서 현지학교를 다녀라 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아도 두번째 카테고리의 국가들에서 선교사들이 자녀 교육문제로 도시에만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런 적체된 상황에서 선교사들만의 절대적 헌신만을 바랄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안과 다양한 교육 옵션을 개발하고 도전할 수 있는 지원과 격려를 국내에서 네트워크를 통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선교사들이 정말로 그들 이 가지고 있는 사고가 기독교적인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교육에 대한 세계관이 세속적이고 물질적이라면 그들의 가르침은 어딘가 문제를 낳게 될 것이고, 선교 현장과의 균형감을 상실하여 자녀의 교육에 쫓아다니게 될 것이다.  
  부모의 교육에 대한 "회심"이 위의 모든 이야기에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