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u in Diversity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교사들의 생각에 대해서

김성천

다음주 목요일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생인권토론회 발제를 맡았습니다. 경기도 교사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물어봤습니다. 전교조와 교총의 입장이 상당히 대비되고 있습니다.

교원단체별로 살펴보았을 때
교총은 매우 긍정적 2.5%, 긍정적 26.9%, 부정적 45.9%, 매우 부정적 24.6%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29.4%, 부정적인 응답이 70.6%로 나타났다.
전교조은 매우 긍정적 9.9%, 긍정적 62.6%, 부정적 21.4%, 매우 부정적 6.1%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72.5%, 부정적인 응답이 27.5%로 나타났다.
한교조는 매우 긍정적 0.0%, 긍정적 66.7%, 부정적 0.0%, 매우 부정적 33.3%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66.7%, 부정적인 응답이 33.3%로 나타났다.
자유교조는 매우 긍정적 0.0%, 긍정적 37.5%, 부정적 25.0%, 매우 부정적 37.5%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37.5%, 부정적인 응답이 62.5로 나타났다.
대교조는 매우 긍정적 0.0%, 긍정적 0.0%, 부정적 0.0%, 매우 부정적 100.0%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0.0%, 부정적인 응답이 100.0%로 나타났다.
좋은교사운동은 매우 긍정적 0.0%, 긍정적 40.9%, 부정적 50.0%, 매우 부정적 9.1%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40.9%, 부정적인 응답이 59.1%로 나타났다.
무소속은 매우 긍정적 1.6%, 긍정적 33.3%, 부정적 47.2%, 매우 부정적 18.0%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응답이 34.9%, 부정적인 응답이 65.1로 나타났다. 
학생인권조례를 바라보는 시각에 교총과 전교조 두 단체 간 입장차이는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교사 그룹에서 발췌. 


 

 
김성천 선생님의 인권조례관련 글을 페이스북에서 보면서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의 "교육"전통과 교육"된 것" 사이에 있는 철학들의 충돌을 보게 됩니다. 그 하나는 한국 사회가 지닌 유교적 전통에 따른 "교육"과 한국 교과과정에 나타난 "education"의 차이입니다. 이 두 차이는 교육학을 하지 않은 저로서 정확히 지적할 자신은 없지만 적어도 교사와 학생 관계, 교실, 방법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아이들에 대한 인권에 대한 태도도 크게 다르다 생각합니다. "교육"은 어른들의 가치를 답습(훈육)하는 것이라 볼 때, 그 근저에는 어른은 옳고, 맞으며, 그것을 전수하기 위해서라면 체벌도 가능하다(권위)는 것이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사회의 밑바탕에 흐르는 관습법, 전통을 형성하고 있다고 봅니다. 반면에 education은 서구 사회의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성장되어 개인의 인권이 집단의 권리보다 우위에 있음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그런 바탕으로 이뤄진 교육 시스템은 최근에 들어와서 가치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빠른 산업화와 이데올로기적 이분법도 한몫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전통적인 성향을 띄는 교총과 기독교계는 그 선이 아이들의 "인권"보다 우선되지만, 개혁적인 성향을 띄는 곳(권위라는 것에 일종의 알러지가 있는 이들)에서는 아이들의 "인권"은 반드시 지켜야할 토양으로 봅니다. (이 두가지 모두에는 기독교적 바탕을 모두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른 충돌은 그동안 한쪽의 일방적인 가치관으로 진행된 반발이 이제 한국 사회에서 어느정도 정착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인권조례에 있어서 학생의 인권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것을 지지할만한 사회적 규범과 가치가 어느정도 공감가는 가운데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가 최근 정치, 경제, 문화 속에서 보여주는 일종의 세대론이라는 담론(이데올로기의 연속성을 지니기도 한) 속에는 한국 사회의 복잡하고도 빠른 산업화와 민주화의 부작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음에도 어느 한쪽의 희생이나 주장만을 통해 합의에 이르지 못함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거기에 그동안 교육과정에 덮어쓰여진 정치적인 의도들과 과정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본다면 현 인권조례에 대한 각각의 평가와 주장들은 정치적 의도가 담겨진 것임을 의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한국 기독교, 특히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이들의 움직임은 그 우려의 현실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거기에 논리적 선악이 아닌 편싸움으로 이뤄진 선악의 싸움으로 벌어지는 천박함은... 

사회적 현상을 김선생님이 남기신 통계를 보며 생각해 봅니다.
두가지 갈등의 표면화는 일종의 합의를 위한 충돌로 여기고 싶습니다. 다만 지난 10년간 갈등의 폭이 커지고, 최근 사회흐름에 대한 보수성향의 입장이 강경해지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가 일종의 옳고 그름의 논리보다 여전히 내편과 니편의 선악구별 방식이 여전히 소통되고 힘을 얻고 있는 것이 우려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