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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5th MKBN MANILA를 정리하며


개인적으로 보내고 싶었던 편지글.
아무래도 나름의 정리와 나눔의 장이 필요할 거 같아 혹 제 블로그를 방문하는 이들이 있다면 읽어볼만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며 올려 봅니다. 대회 진행자 입장에서 어떤 글이든 공식적이 된다는 조심스러운 생각에 거칠지만 대회를 마치던 날에 써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마 소심하게 나눠봅니다. 


이하 전문.

하나님께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MK 사역자들을 모으시고 놀라운 일을 행하신 것에 찬양합니다. 한국 아카데미가 장소를 제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사랑의 마음으로 세심하게 섬져주신 손길은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참여자들에게서 좋은 네트워크의 의미가 일어나고 그에 따른 자발적인 모임(분과)들이 활성화되는 움직임을 보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이번 5회 대회를 참석하신 분들에게는 잊지 못한 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대회를 준비하며 어떻게 MKBN을 꾸려가야 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좀 더 많은 이들이 환영받으며 건강한 동역들이 일어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지난 4회 대회를 참석하고 3번의 대회를 준비하면서 묻게되는 질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것을 어떻게 하나됨으로 화답할 수 있을까? 대회를 준비하며 올라오는 여러 질문들은 매 대회마다 참석자들에게 묻고 하나님께도 물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조직이라는 “또 하나”의 몸 대신 각자의 사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네트워크가 우리의 답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 대회의 시작부터 하나님께서는 MKBN이라는 이름을 고안하시는 그 순간부터 우리에게 말씀하시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네트워크”는 유교적 정서에서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는 것을 그동안의 기독교 운동사에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걸림돌은(적어도 제가 생각할 때) 좋은 아이디어가 연결될 수 있는 수평적 관계의 형성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님께서 말씀하셨고, 그동안 운동 속에서 내린 답이기에 내부적인 설득과 대화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자발적”인 “소통”을 통해 다양한 소리의 하나됨을 그리며 대회를 준비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다음과 같이 평가를 해 봅니다.


1. “거기에 어떻게 가지요?” 자발적인 참여

  이번 대회를 준비하며 전체 규모가 50미만(마한아 30명정도 예상)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발적인 참여자들의 수가 35명이 넘어가는 것은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전 대회 참석자들이 다시 이번 대회에 관심을 가지고 다가온 것이 MKBN에게 큰 격려가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이제는 무언가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엇보다 처음 대회의 목적이었던 사역자 현황들이 어느정도 그 윤곽을 드러낸 것도 부수적인 성과였을 것입니다. 


2. “나는 기여할 수 있다” 적극적인 소모임

  한국 선교계에서 다루지 않는 자료에도 없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사역자들은 결국 자신들의 경험을 나누는 장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정찬규 선생님의 미니학교, 이대규 선생님의 대학진학 부분은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앞으로 좋은 협력이 이뤄질 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 또 한국 MK 교육 현장의 대표들과 역대 돔페런츠 사역자들이 자리에 모여 구체적인 활동들로 이뤄져 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은 그동안 대회를 준비해왔던 저에게 처음 보여주신 그림을 향해 밀고가는 하나님이심을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장/책임자들의 모임은 네트워크의 장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나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자료들이 모아지는 대로 소그룹(분과)의 활동들이 어떤 지지가 필요하며, 어디로 갈지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3. “이젠 아이가 아닙니다.” MK의 참여

  MK KOREA의 연속된 참여는 적어도 이 대회에 참석했던 MK 사역자들에게 격려를 주었음과 동시에 사역의 대상에서 사역의 동역으로 바뀌는 현상입니다. 이제 M”K”라는 돌봄의 대상에서 동역의 주체됨은 앞으로 MK 사역의 각 영역들이 조금씩이지만 변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국제 선교 현장에 있어서 기여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4. “저랑 대화 하실래요?” 소통

  소그룹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30명이 넘는 교사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뤄진 대화는 구체적인 소그룹으로 이어졌습니다. 물론 소그룹의 지속성은 별개의 문제일 것입니다. “분과”라는 것이 명확하게 자신이 하는 “일” “위치”로 결정될 수 있지만 관심사라는 즉흥적인 주제로도 이뤄질 수 있는 유연성이 아직 저희에게는 있습니다. 그리고 “분과”가 대회의 주체로 변해가는 것도 매우 환영할만한 일일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관심은 결국 참여자들간의 소통에서 이뤄졌습니다. MKBN이 어떤 역할을 앞으로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남은 숙제

1. MKBN의 정체성 (누가, 그리고 어떤 모습)

  MKBN은 참여자가 곧 주인입니다. 그리고 그 경계도 매우 모호합니다. 사역자들 사이에서도 MK 사역에 얼마만큼 관련되어 있는지, 관심자의 참여 등도 내부에서 결정된 바 없습니다. 넓은 참여의 범위는 옅은 한국 MK 사역자들을 동원하고 공유하는 데 좋은 장이 될 수 있지만, 양날의 칼처럼 대회의 정체성과 주제 형성에도 어려움을 겪거나 반복되는 소모전을 치룰 수 밖에 없습니다. 지난 5회 대회를 돌아보면서 이 두가지의 장단점에 대한 득실을 고려하며 다음 걸음을 내디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MKBN의 조직형태에 대한 부분입니다. 앞에서 네트워크의 성과를 언급했고, 최 융목사(MK NEST)를 통해서 N의 필요를 다루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전반적인 참여자들은 안정되면서도 성과가 있는 구조를 더 원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조직과 분과로 구성된 MKBN을 꿈꾸는 것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환영하기 보다는 우려를 가지게 됩니다. 그 이유는 조직이라는 존재의 특징은 기본적으로 “규제”와 “명령(좀 더 부드러운 단어가 있으면 좋겠습니다.)”에 있습니다. 지난 5회대회를 참여하면서 지키고 만들려고 노력했던 참여자들의 자발적 네트워크와는 다른 그림인 것입니다. 물론 언젠가는 “조직”으로서의 변신이 필요하지만 아직 그럴만한 책임과 의무가 우리 사이에서 합의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들 자신들의 전문성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의식이겠지요? 참여자들이 "참여"에서 "운영"이 되는 영역으로 들어오는 각 개인의 시간과 상호의 신뢰를 구축하는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대회에 대한 긴박감보다는 기다림과 천천히 라는 단어가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2. 분과(소그룹)의 옅은 책임감

  이번 대회의 성과이자 과제는 바로 분과입니다. 각자의 영역을 섬기는 것이 일순위가 되는 상황에서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는 것까지는 가능하겠지만 공통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일은 전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공동의 프로젝트는 책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런 의지가 분과 멤버들에게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희석되는 책임과 흩어지는 관심은 그 모임에서 부담으로 남겨지거나 사라집니다. 자발성의 지속성은 타인의 강제로만 이뤄지지 않는 것이 그 이유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의 경험상에는 말이죠. 

분과 멤버들의 연대적 책임은 각 분과가 살아남는 우선 조건입니다. 또는 한 두 사람의 지속적인 네트워크로 생존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분과의 의지가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이 필요합니다. MKBN의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다음 미팅을 결정함으로 그 조건이 채워졌습니다. 각 분과들이 생존하기 위해선 다음 만남의 일정이 내부적 의지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런 의지는 자기 자신에게는 의지적인 표현이자 상대에게는 공감대의 형성이 될 것입니다. 

조금 더 제안해 본다면 이와 같은 분과를 공동의 이슈와 역할로 나눈 것과 더불어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 지역의 MK 사역자 모임이라던지 가까운 필리핀 안티폴로 지역의 MK 사역자들의 모임과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모임이 이뤄진다면 다양한 지역적 상황에 따른 MK 지원이 보다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입니다.


3. MK사역자의 생존력

  이번 대회에서 발견한 사실은 장기 사역자들이 이전에 비해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유지가 또 하나의 숙제임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MK 사역자의 생존력은 개인 자신의 정체성에서 시작되지만 한국 선교사 그룹(부모, 자녀, 기관 등)과의 관계속에서 맺어집니다. 아무리 뛰어난 사역자라도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될 경우 생존력은 극도로 낮아집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걸어갔던 이 자리에 흔적으로 남겨진 경우들을 보면 한국 기독교 사회에서 MK 영역이 여전히 이해되어(시켜)야 할 영역으로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MKBN의 존재 목적 중 하나가 바로 그런 불편한 현실을 우리 내부에서라도 풀어놓는 일종의 해우소 역할이라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주제의 연속성과 MK사역의 성장은 결국 우리들의 지속적인 남아 있음으로 가능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런 약점이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MK 사역자들이 현지 아이들 사역이나, 교회개척 사역으로 변화를 갖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 사역을 포기하거나 단기에서 멈추는 것을 판단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중심에 하나님의 소명때문인지 환경적인 요인인지는 물어보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4회 대회를 거쳐간 사람들은 약 140여명이 됩니다. 하지만 사역의 현장에 남아 있는 이들의 수는 여전히 적고, MKBN에 참여한 수는 더 작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4. 관심인가? 의지인가?

MKBN은 다양한 이들의 관심이 있습니다.(좀 더 많은 선교사들의 참여도 적극 환영합니다.) 우리들에게서도 MKBN은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 곳입니다. 하지만 관심을 넘어선 의지는 정말 다른 결과를 가지게 됩니다. 운동의 장점은 다양한 관심자를 모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운동의 결과는 관심자들의 참여입니다. 지금까지의 대회를 통해서 운동으로서의 MKBN은 매우 훌륭했다고 감히 말해 봅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는 관심에서 넘어서는 의지적 역동성은 부족했습니다. 지난 6년 동안 분과나 일관적인 주제 유지가 어려웠던 것은 MK 사역자의 생존력과 더불어 각각의 관심사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오는 대회 참석의 의지 부족일 것입니다. 지난 대회들을 생각해 보면 그나마 남은 사역자들에게 MKBN이라는 곳이 일종의 소모적인 모임으로 여기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곤 합니다. 

네트워커로서 참가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모임을 고려해 본다면 완벽한 조직력을 자랑하는 준비위원회를 세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정직하게 우리는 그럴 재력도 능력도 부족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더우기 우리가 추구하는 MKBN이 그런 재력이나 힘으로 움직이는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아님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양해야 할 부분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에서 의지로의 이동이 우리에게 요구됩니다. MKBN이 필요는 하지만 자신의 의지를 담기에는 모자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그 모자란 영역들은 우리가 채워가야 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의지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는 각자의 대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5. MKBN은 버라이어티 쿠키 박스인가? 아니면 낱개 포장 쿠키인가?

그동안 MKBN은 아주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여 논의하여 왔습니다. 때론 좁은 한 두개의 질문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각각의 경우마다 우리는 그 참여자들 간의 다른 만족도를 접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는 각자의 관심과 기여도의 이유이기도 합니다. MKBN이 이 부분에 있어서 기술적인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분과의 활성화를 생각한다면 MKBN은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구적인 모델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선을 찾아가는 일은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의 만족도는 곧 MK사역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부분에 관심이 많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있어서도 우리는 다른 만족도를 보게 됩니다. 실천적인 영역의 부족이라던지, 되풀이되는 이야기는 그동안 우리들의 고질적인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대회의 개선점들을 계속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바로 위에서 언급했던 우리들의 의지를 포명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길게 글을 썼습니다. 이 외에도 우리는 많은 실천적인 부분을 다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대회를 통해 관심있게 논의하고 싶은 부분은 각각의 세밀한 부분이 아니라 큰 그림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런 고민들이 우리 서로 나눠질 수 있는 곳을 좀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요즘 등장하는 페이스북도 좋은 대안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또는 지속되는 댓글로 이어지는 방법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방법들은 한국에 돌아가서 제가 좀 더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라기는 여러분들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게된 좋은 기억들과 의지들이 조그만 힘이 되고 서로를 격려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요소들이 되는 것입니다. 

참석을 원하셨지만 사정으로 나오지 못한 분들에게도 이번 대회에 대한 피드백들을 계속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부디 제가 여러분들께 말씀드린 글이 여러분들을 가르치거나 공격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 아님을 조심스럽게 써봅니다. 한 참가자의 생각이며, 나름 5번의 대회를 경험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한 한 멤버의 이야기입니다.


여러분들의 수고와 섬기에 감사드립니다. 이 수고와 노고들을 통해 한국 선교가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건강한 복음을 전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대회의 윤활유 역할을 잘 감당하며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이야기로 채워가는 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