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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랄프 윈터의 비서구 선교운동사를 읽다.


1970년대의 선교운동에서 미래 예측이라는 측면에서 오늘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랄프 윈터의 통찰력이 놀라울 따름. 
현재의 한국에서 선교사로 있는 나에게 있어 큰 도전은 지난 20세기 후반이 결코 기독교에 있어서 비관적이지 않다는 것. 지난 20세기를 지나오면서 중국의 공산화로 인한 충격을 기독교가 벗어나지 못했다는 측면이 두 번의 세계 대전과 이어지면서 기독교 내부에 비관적인 평가들이 가득했는데, 랄프 윈터는 그 변혁의 25년을 정리하면서 결코 그렇지 않음을 진단하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 3세계 국가의 선교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는 그의 지적은 40여년이 흐른 오늘에서 볼 때 선견지명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
라인홀드 니버 같은 신학자들은 이전에 갖고 있던 
인간에 대한 이상주의적 희망을 뒤엎는 일에 앞장섰다. 
중국에서 추방된 수 천명의 선교사는 그들의 중국 선교가 
결국 완전히 실패하고 말았다는 패배자의 깊은 아픔을 안고 본국에 돌아왔다.

p.61
 
적어도 한국 교회의 현실이 낙담되기는 하지만 이또한 전환의 기점으로 볼 수 있는 좋은 사실임을 깨닫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이야기는 이머징 쳐치와 연관되어 생각이 이어진다. 이머징쳐치를 운동으로 봐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선교라는 측면에 있어서 현재 복음주의권 교회들이 놓인 문제를 극복하려는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동안의 구조와 의미를 해체하고 다시 부여하는 의미를 통해 재구성한다는 면에서 기독교 본질과 삶을 21세기의 문화 속에서 만들어갈 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든다. 대부분의 서구국가와 그의 발달사를 따라가는 비서구 국가들은 포스트모더니즘의 환경 속에 있으며, 그외의 비서구 국가들은 근대화의 압력과 세계화의 저항의 틈바구니 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고 있다. 그 속에서 기독교는 어떤 가치로 존재하고 있으며 하나님 나라는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할지 곰곰히 생각할 때, 비서구 선교운동사는 우리에게 비관적인 미래보다는 긍정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도록 레퍼런스를 제공한다. 분명 하나님은 당신의 나라의 주인이심을 그의 글 속에서 읽어낼 수 있으며,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안을 주시는 분이시다.
 
한가지 더 생각하는 것은 3세계 선교가 단순히 서구 선교에서 계승된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토착 기독교의 형성과 발전 속에서 재구성되어지는 재창조의 측면이 필요하다는 것. 서구의 이성과 규칙이라는 가치체계에서 감성과 관계라는 가치체계로 전환되는 것이 기독교에 있어서 어떤 의미가 될 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선교운동사는 우리에게 디딤돌이 되는 책이라 생각한다. 다만 21세기를 맞이한지 13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서글플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