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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M

MK 정책에 MK들의 목소리가 좀 더 반영되어야 한다.

2010년 방콕포럼에서 다룬 MK 이슈를 페북에 올렸는데 좋은 글들이 이어져서 그냥 두기 아까워 블로그로 옮겨 봅니다. 
이슈기사 전문은
기독공보  제7회 방콕포럼, "공동체적 안목으로 MK교육 대원칙 세워야 한다"

입니다.

최지웅.
참 어려운 문제네요. 다른 얘기긴 한데 글을 보다가 생각난건데 전 대학가기전에 한국학교, 한국 MK학교, 현지인 학교, 국제 MK학교까지 홈스쿨빼고 다 경험했더군요 ㅎㅎ
본문에 대해 커멘트를 하자면 자녀교육에 있어 지침이나 원칙을 세우는 건 좋긴 하겠지만 그런 것이 만들어졌을 때 Field마다의 특수성에 상관없이 원칙을 강요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물론 선교사에게 있어 자녀교육이라는 것이 중요하지만 주가 될 수 없음은 알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이런 포럼에서 MK들의 목소리가 직접적으로 반영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실제로는 누가 참석하셨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이 기사에 나와있는 것만 보면 결국 선교 지도자님들 내지는 한국교회의 목소리만 담겨있는 것으로 보여서요. MK지만 MK사역자가 아닌 사람들의 경험 내지는 목소리가 점점 더 실릴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말이 너무 길어졌네요 제가 핀트에 맞게 커멘트 하는건지도 모르겠네요.


방준범.
그때 2명인가 간걸로 기억. 뭐 기사가 한정적이긴 하지만 일단 (기사의) 관점이 부모의 입장에서 자녀 양육이라는 측면이 크니 입장면에서는 선교사 중심인건 당연할 거구. 청년 MK에 대한 연구가 워낙 부족하니 그것이 소리를 내는 것이 파편적인 것도 한계가 아닐까 싶어. 그런면에서 MK KOREA의 부족한 부분이 아닐까 싶고. 또 한편으로는 MK들 스스로 그런 소리를 내는데 소극적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듦.
뭐... 생각보다 원인은 복잡한거 같고, 해법도 다양하고. 다만 원칙이라는 측면이 없다는 것은 걸림. 방콕포럼에서 MK이슈는 생각보다 크진 않았고 오히려 선교사 책무가 더 큰 비중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 그렇다는건 자녀 양육보다 먼저 선교사들의 자질 문제가 거론되었다는 건데 거기엔 자녀 양육과 그에 따른 원칙도 포함된 주제가 아닌가 싶어서,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생각해.
지웅형제의 열심만큼 비슷하게 다가와주고 남겨주는 건 거의 없는 거 같아서 님이 참 귀해~~~


최지웅.
과찬이십니다. 글을 읽다보니 여러 생각이 나는데요 잘 정리가 안 되네요. 사실 사역지 선정 등에서 자녀교육 때문에 "필요한 곳"에서의 선교가 잘 안 이루어지고 있는 케이스가 분명 여럿 존재하기 때문에 보내는 분들의 입장으로는 참으로 걱정스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가 되는 이유는 노파심 때문입니다. 상당히 많은 MK들이 국제MK학교에서 교육받고 있고 (기사에서 언급한대로 서방 선교계의 혜택을 보는 것일테지요) 한국 교육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는 요즘같은 경우에는 꼬아서 볼려면 충분히 꼬아서 볼 수 있는 상황일겁니다. 뭐 예를 들면 "쟤네들은 부모 잘 만나서 영어도 일찍 배워. 그리고 대학도 쉽게 가." 이런 식인거죠.
현지의 특수성 같은 것은 고려가 잘 안 되고, 실질적인 교육 비용도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저렴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일테죠. 그렇기에 만일에 특정 원칙이 세워진다고 가정했을 때 (물론 원칙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선교사 가정 및 MK들은 눈치나 강요 때문에라도 가장 최선보단 Minimum을 선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을 거라
봅니다. 물론 포럼에 계신 분들은 이런 분들이 아니실 거라 생각하지만 전반적인 인식은 이럴 가능성이 높죠.
부끄럽지만 저를 일례로 들면, 위 댓글에서 언급했듯이 상당히 여러 학교를 전전해야 하는 등의 "작은" 굴곡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론" 잘 풀린 편이라 굉장히 특혜가 많았던 걸로 비춰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과할 정도의 자신감, 다양한 달란트들은 한국교회나 성도들에게 긍정적으로만 봐 질 수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MK는 축복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국내 PK들(사실 PK들은 빈부의 격차가 엄청날테지만)이나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생활하시는 분들과 비교를 해 보면 주어지는 기회는 상당하다고 보기 때문이죠. (사실 가끔 MK들이 너무 자기 연민에 빠져있는 건 아닐까 걱정될 때도 있거든요.)

상당히 많은 수의 MK들이 자신들을 향해 한없이 부정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을거라 봅니다. 저 같은 경우, 대학시절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MK가 무슨 돈이 있어서 교환학생을 갔다오고 유럽에 있었냐는 소리를 들을까봐 정부에서 생활비를 전부 커버해주는 장학금을 받고 갔다는 사족을 붙이곤 합니다. 이런 류의 "남의 눈"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합니다. (돈을 벌고 직장 생활을 하니 이런 걱정은 적어지니 좋더군요. 하지만 부모로부터 독립을 해도 MK로서의 부담은 아예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함정.)

결국 MK교육의 문제는 MK들이 선교에 동참해야 하는 선교사 가정공동체의 일원으로 보여져야 하는가 아니면 부모님에 의해 피치못할 사정으로 선교지에 끌려온 배려해야 할 대상으로 보여져야 하는가의 문제라고도 보여집니다. 전자의 경우 MK는 희생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복음전파에 기꺼이 동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요. MK됨 자체가 일종의 책무가 됩니다. 후자의 경우 MK는 케어되어야 할 존재입니다. 왜냐하면 자의로 선교지에 간 것도 아니고, 국내에서 받을 수 있는 교육이 상황에 따라 보장되지도 않습니다. 오직 교회 내지는 부모의 사명을 위해 (강하게 말하면) "희생"되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럴 경우 MK는 걱정되고 케어받아야 할 대상이 됩니다. 한국 교회의 MK를 향한 시선은 이 두가지가 묘하게 섞여 있지만 전자에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소통인 것 같습니다. 지도자와 관계자들간의 담론이나 원칙 세우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일반 교인들이 그걸 이해해 줄 것인가?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시며 자식 교육 시키셨음에도 애들 대학보내기 힘드신 성도님께서 보시기에 외국에서 영어로 공부하며 대학도 잘 가는 것 같이 보이는 MK를 보시면서 들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선교사로서의 Standard를 한국교회에게 강요당하는 MK들은 어떻게 보듬어줘야 할 것인가? 선교사라면 해당지역의 열악함과 상관없이 응당 자녀들에게 선교사적 삶을 요구해야 하는가?아니면 가능하면 최선을 다해 주는 것이 마땅한가? 당장 생각나는 이슈만해도 너무 많은데 이런 이슈들이 전교회적으로 이야기가 되고 공감을 얻어야 하는건 아닌가 싶네요. 온 교인을 대상으로 한 선교사 파송예배 보고 때 자녀 교육 계획에 대한 부분이 미리 들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란 생각이 갑자기 드네요
ㅎㅎ.

제 입장도 복합적이고 생각도 복합적이라 잘 정리가 안 되지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댓글을 또 답니다.

방준범.
긴 답글에 감사. 지웅 형제의 글에 전체적으로 공감하는편. 두 가지 입장도 잘 구분해 준 거 같아서도 감사.  
선교 행정을 하는 입장에서는 분명 MK를 선교 공동체의 일원으로 보는 것을 강조하겠지만, 그와 맞물린 인식부족과 정책의 부재는 결국 후자인 억지로 끌려가는 꼴이 되어버리는 현실이 복잡한 이유겠지. 거기에 선교 훈련이라도 그나마 받으면(최 선교사님처럼) 조금은 더 MK들을 이해하려는 의지와 방법을 찾는데 모색하겠지만 한국 선교사의 숫자 이만명 가운데 그런 훈련을 얼마나 받았을까? 하는 문제 제기는 지난 선교를 바라보며 재평가되는 부분이고.

MK 이슈로 들어가기 이전 "준비된 선교사를 보냈느냐"하는 선교 정책의 문제를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 이건 MK 이슈가 안고 있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 한국 선교의 큰 약점을 짚어보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야. 그리고 그런 부분에 한국 선교가 좀 더 방향성을 갖게 된다면 그 다음으로 장기적인 MK정책이 한국 선교와 맞물려 세워질 수 있을 듯. 어쨌든 그대의 글을 카피해서 내 블로그에 첨가해도 될까? 일종의 응답으로...

최지웅.
사실 선교 훈련을 제대로 받으신 부모님을 둔 입장에서 막말로 "개나소나" 선교사라고 자칭하는 요즘 세태가 많이 안타깝긴 합니다. 모든 성도가 선교사이긴 하지만 분명 준비된 선교사와 준비되지 않은 선교사에는 큰 간극이 있는 것이 현실이니까요. 실제로 "자칭" 선교사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많이 봤고요. 일단 준비된 선교사의 파송에 대한 간사님 주장에 적극 동의합니다 ㅎㅎ

한상회.
이론가와 지도자 그리고 전략가는 많지만 행동가는 없다는 느낌을 많이 받고 있어...뭐 방콕 포럼이 말 그대로 "방 콕"포럼이 되지 않으려면 이후 어떤 행동들이 나올까 기대해 보고 있지만...글쎄...언제부터인가 부모 선교사들이 세상의 여느 학부모 처럼 되어가는게 현실을 볼 때 안타까움이..진정한 선교사로서 사역에서만이 아니라 자녀 교육에서도 선교사적인 삶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생각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