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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육아 탈출 1주일, 그 후

아내의 방학을 이용하여 네팔과 인도에서의 일정을 각각 일주일씩 잡고, 아이들의 배웅을 공항에서 처음(!) 받으며 나왔다.

출국장에서 처음으로 아이들의 배웅을 받았다. 싱숭생숭. 

나오는 발걸음은 가벼웠으나 배웅하는 아이들의 찌인한 손흔듦을 보고는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이게 아닌데...'

그리고 라운지에서 시간을 보내다기 비행기 시간에 맞춰 나온지 이제 일주일이 되었다. 네팔의 일정을 무사히 끝내고 인도로 다시 돌아왔을 때, 가족과 페이스타임이 가능했다. 그리고 한참을 떠들고 마쳤는데, 몇 시간이 지나 갑자기 페이스타임이 울렸다.

그리고 거기서 아빠가 보고 싶다는 둘째의 울음을 만났다. 아이의 울음에는 더 놀고 싶어서 아빠를 핑계삼은 듯 보였는데, 일단은 진정시키기 위해 노트북 모니터를 보면서 달래기 시작했다. 아이의 울음이 멈추지 않는 것을 보면서, 핑계삼은 거 같다는 생각은 머리에서 사라지고, 아이를 안고 싶은 욕구가 솓구치더라는...

그렇지 않아도 비행기를 놓쳐 거금 이십만원을 지불해 편도 티켓을 구매해서 속상했는데, 아이의 울음은 여러모로 나의 감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그리고 아이의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는데 성공했고, 곧 아이와 통화를 마칠 수 있었다.

도대체 아빠란 무엇이길래, 아이의 울음에 마음이 휩쓸리는걸까? 육아에서 탈출해 자유를 만끽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 있는 두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노라면 바로 우리 두 딸이 떠올는 건 무엇때문일까? 이런 마음을 우리 딸들은 알기나 할까?

이렇게 생각에 생각을 꼬리무니 곧 내 부모님으로 이어진다. 이게 인간의 유전자이자, 문화의 근원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우리는 부모를 기억하고, 자녀를 대하게 되면서 계속 그 그리움과 연결됨을 이어가게 되는 건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