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얼마전 맥도날드, 그리고 맥도날드화를 읽으면서 스타벅스 역시 포비즘의 구조 속에 존재하는 기업으로 다뤘던 것을 기억한다. 인간성 대신 효율성을 강조한 현실 사회의 모습이라 쓴 웃음을 지었는데, 오늘 이 책에서는 효율성 속에서 어떻게 기업이 인간성을 회복하는지를 이야기한다. 물론 스타벅스 임원이 쓴 글이니 그 안에 가득할 거품과 광고적 글들을 건너뛸 필요가 있긴 하다.

1. 지역성의 결합

 스타벅스는 글로컬라이제이션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래서 각 지역의 특성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물론 그 지역은 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지역 상징성을 갖는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윤의 발생과 동시에 장소의 상징성을 발현시켜 지역 상징에 동화하려 시도한다. 물론 물의가 없는 건 아니지만 효율성을 다른 의미에서 읽고 있다는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2. 무엇을 파는가?

스타벅스는 품질 좋은 커피를 판다. 물론 이 말은 현재의 한국 사회에서는 웃기는 이야기이긴하다. 그럼에도 스타벅스는 국제적으로 균일한 맛을 내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커피만을 팔지 않는다. 스타벅스는 삶의 장소를 제공하였다. 그 하나는 컴퓨터 전원을 연결할 수 있는 콘센트와 테이블이다. 내 기억으로 처음 스타벅스를 찾은 이유는 오랜시간 컴퓨터 작업을 하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편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커피 한잔이면 5시간이상을 해도 눈치를 보지 않았다. 어디 그뿐인가? 언제부터 무료 Wifi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커피빈과의 가격이 비슷했음에도 스타벅스를 선호했던 건 그런 이유가 가장컸다. 

3. 사회 속에서 기여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스타벅스는 장애인 채용과 경력단절을 극복하는 이슈, 단기 아르바이트를 포기하고 직원으로 채용한 것 등등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던 것으로 이야기한다. 사회 안에서 스타벅스가 참여할 수 있는 일들에 기업의 이익과 연결지어 참여한 것은 인상적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홍보의 수단으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담아 내긴 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기업의 문화로 변화시킨건 인상적이다. 다만 내가 경험했던 스타벅스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내용들이라 적극적으로 판단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4. 사람으로 대하기

최근 육아를 하면서 경력단절, 어린이집에 보내고 데려오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숙제가 되었다. 대학원 역시 아이들을 보내는 시간에 맞춰 수업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스타벅스는 ‘리턴맘’제도를 도입하면서 이 문제에 참여했다. 스타벅스는 매장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가 피크타임이라는 점을 고려했고, 이미 스타벅스에서 일했던 이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재취업의 차원에서 재교육으로 소모될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된 제도이긴 하다. 그럼에도 이를 위해 자칫 현장 직원들과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제도를 실행한 것에는 직원을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사람은 기계적 결과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상호 소통과 보완이 정서적인 측면과 업무적 측면이 엉켜서 어떤 결론에 나온다는 점이다. 최소한의 예측지점이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그 상호보완의 효과는 성공했고, 스타벅스는 부수적인 수익(?)도 얻었다는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정리하기

저자는 스타벅스 코리아의 인사 담당자다. 스타벅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포장하는 건 이 책의 어쩔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럼에도 스타벅스가 한국에 상륙하고 성공한 것에는 단지 서구화 명품을 팔아대는 행위를 넘어 한국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회내에서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 효율성의 극대화를 물건을 파는 행위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으로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 소홀한 부분들이 수평성과 인권이다. 가족사회임에도 책임이 결여된 것을 스타벅스는 챙겼다. 알바의 존재가 기존 사원에게도 스트레스가 된다는 점에서 직원으로 채용한 것, 육아하는 엄마들의 상황을 십분 활용한 것 등은 기업주 중심에서 무게중심을 소비자, 노동자로 움직이려는 노력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물론 주식회사라는 특징 그 자체가 윤리성보다 이윤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는 특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 사회는 이러한 관심과 실천에 목말라했던 건 아니었을까? 

스타벅스, 공간을 팝니다 국내도서 저자 : 주홍식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RHK) 2017.05.29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