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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재외국민자녀의 재입국, 사회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개인의 발달과제를 풀어가는 것과 연계하여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것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성장발달에 관련된 이야기로, 각 청소년들이 만나는 사회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종종 청소년기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의 성장발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그나마 환경을 고려한 경우는 가정 정도의 규모에서 한정된다. 딱 거기까지다.

지난 14년동안 특정 집단의 청소년과 관련되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들의 성장 발달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요인을 간과하곤 한다. 결국 그 결과는 개인성에 집중되고, 자녀들의 부모에게 책임을 과도하게 묻거나 아이들에게 상징화된 어떤 모델을 강요하게 된다. 그리고 윤리적 도덕적 올바름을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21세기에 이르면서 전 세계가 경제, 정치적인 몸살을 겪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작동했던 윤리적 도덕적 올바름 이면에 존재하던 자본 논리가 그대로 폭로되었고, 급기야 지난 세기에 금기시되었던 인종주의마저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사회의 현상이 아이들의 사회화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나마 한국 사회는 세월호 이후 10대의 정치적 참여 요구에 직면했고, 그 결과 정권이 바뀌는 결과도 경험했다. 청소년의 사회화는 과거와 달리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주체로써의 청소년을 만나게 된다.

이런 현상과 달리 부모들은  20세기의 세계에 소통되었던 모델에 집착한다. 청소년의 성장발달에 따른 개인의 발달과제를 넘어 사회적 발달 과제에 대한 논의를 담아야 하는데, 부모들의 관심은 그렇지 못하다. 거기엔 경험이 미치는 것도 있겠지만, 다수의 표준편차내에 존재하는 집단의 보편적 논리에 휩쓸린 결과가 아닐지 싶다. 아니면 복잡한 부모 자신들이 직면한 혼돈들을 자녀들에게서 떼어놓고, 하나의 가치, 성적지상주의로 평가하고 싶은 속셈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전통적 숙제(자아확립)와 더불어 더이상 인과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획득할 수 없는 현대 사회 구조 속에서의 새로운 발달 과제들을 만나고 있다. 오늘의 우리에게 적용하자면 세월호도 있고, 촛불도 있으며, 난민 친구를 구하는 이슈도 있으며, 최근의 언론, 검찰 불신의 사회를 담고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성장하여 한국에 들어오는 아이들은 진입한 한국 사회가 생각보다 달리 낯선 경험을 하게 된다. 자주 들어온 경험이 있더라도, 잠깐 경험하는 것과 살아가는 것의 차이를 경험한다. 그들에겐 특례라는 특혜아닌 특혜로 한국의 대학종교를 비교적 수월하게(비교했을때) 진입한다. 한국 교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발달과제들을 통과한 한국아이들과 달리 그들은 다양한 문화와 언어 차이를 몸으로 체험하고 이해하고 함께하는 교실 속에서 다른 발달과제를 수행했다.(인종차별을 포함해서) 하지만 한국 사회의 다수 청소년이 통과한 발달과제들로 형성된 (그들의) 사회화 앞에서 해외에서 입국한 그들의 경험은 소수일 뿐이다. 다시금 이야기하지만 MK든 재외국민자녀든 그들의 경험은 한국 사회와 결이 다른 사회화라는 점에서 문화적 소수자이면서 동시에 한국인이라는 울타리 속에 있는 숨은 이민자들이다. 그들은 배타적이며 동화적인 한국 사회 속에서 들어와 생존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것이 재입국의 결과이며 생존하는 과정, 즉 한국 사회에서의 사회화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