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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일기

[육아아빠]2019년 10월 18일 금요일

1. 아이들 빨래가 5일정도 안했더니 한 무더기가 나와 오늘 아침에 세탁기를 돌렸다. 2호를 데려다 주고 널려고 했는데, 2호 준비를 대략 끝내고 세탁기를 보니 빨래가 5분정도 남아 잠깐 고민하다가, 널고 가기로 결정했다. 2호에게는 양말을 전용 건조대에 널어달라 부탁하고, 나는 상하의들을 널기 시작했다. 애들 빨래를 해보면 알겠지만, 어른 빨래와 같은 부피라도 자잘한 손이 많이 필요하다. 시간도 1.5배 더 걸린다. 그렇게 빨래를 돌리니 2호 등원시간이 거의 되었다. 지각... 그래도 2호가 도와준 덕분에 아주 조금 빨리 끝낼 수 있었다. 

2. 2호와 등원하면서 동요들을 부르곤 한다. 오늘은 2호가 손이 시렵다고 계속 그래서, “고드름”과 “손이 시려워”를 불렀다. 2호는 고드름이 맑다고 하며, 울라프께서 고드름으로 친히 안경을 만드셨다고 증거까지 내미셨다. 생각해보면 ‘각시방 영창’에 발을 삼아 엮을만큼 영롱(?)한 것 아니던가. 그런데 왜 각시방인지는 모르겠다. 그 옛날 각시방 영창에 대한 나름의 로망을 지니신 분이 아니셨나 싶은데... 어쨌든 수정고드름을 노래하며 등원했다.

3. 그런 아침임에도 2호님은 요즘 아빠나 엄마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잘 주목하지 않는다. 아마도 자기가 집중한 것만으로 가득찬 뇌를 가진 시기인가 보다. 그런데 그런 나래는 아빠나 엄마가 집중하지 않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면 ‘아... 미안해요.’라고 너스레를 떠는 것이다. 그게 좀 화나게 하기도 한다. 그래서 싫은 소리를 했다. 그래도 2호는 너스레 떨며 ‘미안해요’를 남발한다. 그러다 아빠 목소리가 좀 더 높아지면, 그제서야 주눅든 목소리로 ‘죄송합니다.’라고 한다. 이런 진심을 쉬이 받아드이지 못하는 나는 거기서 한 마디를 더하며 마침표를 찍는 경우가 많다. 머리로는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지만 감정과 행동은 그것과 전혀 다른 반응을 하곤 한다. 이런 아침의 내 모습을 보면서 아이는 한결(?)같지만, 어른의 감정기복이 심한건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성장발달이든, 심리, 뇌발달이든 그 연구결과들은 아이들의 상태와 반응들은 사회적, 생리적 요인들에 의한 결과라는 점이라 이야기한다. 그말은 아이들의 행동은 비록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지만 발달적인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것들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사회는 아이들의 행동을 ‘윤리적 측면’에서 통제한다. 그러나 현대과학은 이를 ‘발달적 측면’에서 설명하면서 아이 행동이 담긴 의미를 읽어줄 필요를 언급한다. 다만 문제는 읽어줄 사람들이 생각보다 일관되지 못하다는 데 있다. 나는 이렇게 아이와의 관계를 배우지만 동시에 나의 불안정성을 보게 된다. 

4. 체중이 약간 빠진 상태에서 더 줄지 않는다. 하긴 먹는 량이 늘었고, 다음주 월요일에는 거(?)한 저녁 약속이 있다.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소보다 적은 량을 먹는다. (평소보다...) 그런데 요즘 자주 보는 유튜브는 먹방과 요리관련이 주가 되고 있다. 그것도 밤 10시 이후... 그리고 장바구니 목록이 늘어가고 있다. 퓨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