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du in Diversity

자기애 과잉과 개인의 정치성

분열과 정치성은 과거와 달리 응집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강한 애착으로 드러난 자기애는 타인의 모습을 부정하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자신을 기준으로 타인을 판단하는 류의 논의들은 각 사람의 정황들을 자신의 경험/이성을 기준으로 일반화한 결과일 것이다. 다만 이런 일반화에 따른 갈등들이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비슷한 공간/직종을 기반으로 하는 정착사회에서 개인간의 경험/이성이 비교적 편차가 적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사회/집단에서는 외부의 논의들이 쉽게 들어오기 힘든 견고한 내부의 질서가 있었던 흔적이기도 하다. 이를 유교, 또는 농경사회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겠지만, 근대성이 보여주는 유니버셜함과 인터네셔널함에서도 비슷한 흔적들이 있으니 딱히 우리만의 사정이라 말하긴 어렵지 않나 싶다. 

그럼에도 피부에 다가오는 일반화의 오류를 접하다보면, 이런 현상을 일종의 '이기주의'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자기 중심의 관점에서 타인을 일반화하는 것의 배경에는 자신의 욕구나 감정, 그리고 이해에 근거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 좀 더 넓게 보면 결국 인종의 측면도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이런 배경에서 사회가 개별화되고 개인화되는 상황에 더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출하면서 하나의 의견은 주장으로, 더 나아가 가치화하면서 사회 구성원의 분열은 가속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이들의 실상은 비슷한 성향의 사이트를 구성하고 집단화되는, 분열되고 힘이 없었을 개인의 의사를 집단의 정체성 안으로 삼켜버리는, 모습도 강화되고 있다. 특히 정치적인 측면에서 두드러진다. 그리고 현재의 사회 특성과 부딪히면서 그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견고케 하는 '안티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여기서 개인성이란 집단의 견고함에 박탈당하고 획일화되는 분위기 속에 위협에 처한다. 동시에 내부는 이런 견고함으로 인한 분열과 이탈로, 집단의 정체성은 석화되고, 그 중심 코어(주장)는 더욱 단단해지지만, 거대한 외형에 비해 실제 세력은 줄어든 거품의 꺼짐과 경직화가 관찰된다. 반대로 집단의 주장이 느슨해지면, 집단 유동성에서 차이는 있겠지만, 정체성의 양상은 그만큼 다양하게 나타날 것이다. 

사회적 분열의 심화와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는 강한 주장들을 보면서, 다시금 자기애와 배타성을 떠오르게 한다. '자기애'는 자아정체성에 있어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이면서 집단화에 따른 개인의 도구화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등장하였지만, 현대 사회는 일종의 과잉처럼 느껴진다. 물론 제대로 된 '자기애'라는 걸 다뤄야 하고, 또 애초부터 '자기애'의 표준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의문이겠지만. 어쨌든 내 생각은 인간의 소외뿐만 아니라 사회 과정 속에서 '자기애' 강조가 일종의 '과잉'으로 나타났고, 현 사회의 갈등 심화에 미치는 건 아닌지 싶어서 주절거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