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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부끄러움을 아는 벌거숭이 임금님과 전직 공무원

정치 이야기는 가능하면 안하겠지만, 윤짜장의 주옥같은 말들을 들으면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서 주절거리고 싶어졌다. 사람들이 '저런 사람이 검찰총장이었다니'라며 놀라고 있는데, 생각보다 그런 류의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잘 모른다. 왜 잘 모를까? 주변에 그런 사람들을 만날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하늘에 있는 건 또 아니다.

 

쌀 재난 국가

한국 사회에 세대론과 불평등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는 평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불평등의 세대』의 저자 이철승의 신작.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그러한 한국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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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서 적어도 학창시절에는 스칠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런 류의 사람들은 두 종류로 구분이 된다. 하나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유전자적 환경적인 우성을 가진 이들, 소위 금수저들이 있고, 다른 하나는 그들이 선택한 삶에서 비롯된 후천적인 경우들이 있다. 애초에 금수저들은 한정되어 있지만, 후천적인 이들은 한국의 사회 환경을 엿보면 그 배경이 드러난다. 그 하나는 한국 사회에 뿌리박힌 가족주의에서의 성공 기원이 되는 과거제도에서 비롯된다.(물론 이것이 절대적이며 유일한 배경이라는 것이 아니다. 유력한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이철승씨는 "쌀 재난 국가"에서 "국가자원에 대한 접속"이 과거제로 발생, 유지된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현재 대한민국의 불평등 요인으로 설명하고 있다. 

"서열화 사회"의 공정과 평등

한국사회에 태어난 이들은 교육현장에서 처음 서열화사회를 접하고, 대학입학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그리고 대학의 서열화는 직업세계로 이어진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효율성과 기능주의는 사회 구성과 발전에 중요한 기반이지만, 이는 곧 연공서열의 형태로 지연과 학연으로 확장되고 변질되었다. 그 결과 특정 계층에 진입하는 순간 일반 사회와 격리되고, 관료화에 편승하게 된다.(관료 사회 내에서 흘러나오는 헛소리들이 비슷하지 않나?) 다만 서열화와 관료화의 동기를 보자면, 과거에는 그와 관련된 다수의 가족/씨족/마을사람들을 돌보는 책임성이 존재했지만, 오늘날에는 가족주의가 해체되고, 핵가족과 개인의 삶으로 축소되었지만, 오히려 이런 사회성은 지속되고 가속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거기에는 평준화 교육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경쟁이 심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열화에 대한 욕구도 급증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계급상승의 욕구뿐만 아니라, 경제 성장기를 통과한 부모세대가 형성한 부를 유지하려는 욕구도 늘어났다. 동시에 사회 내부에서 벌어지는 급격한 변화 충격에 고용불안은 심화되었다. 이런 흐름들은 우리 사회의 목표와는 다르게, 사회의 "서열화"를 강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기여한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공정과 평등이 아니었나 싶다.

"보편성"의 함정, 누구(WHOs')

최근 공정과 평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급증했지만, 그 논의의 핵심은 사실 '보편성'보다는 '누구'의 입장에서 말하는 것인가에 있다.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소리들을 듣다보면 한국 사회내 분열이 그만큼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여기저기서 감지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다수의 사람들이 '윤리적' 입장에서 문제를 지적하는 감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 상에서 서열화에 대한 목마름과 간절함들 역시 강하게 가지고 있다.(ex. 강남좌파) 이러한 이중성은 결국 내로남불과 같은 이기주의의 보편화로 나타나 우리 주변에서 경험하고 있다. 그래서 주의깊게 비판 대상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누가 비판을 하고 있는지를 동시에 살펴봐야하는 수고로움이 생겼다. 이 사회에 있어 부끄러움 역시 개별화되었고, 부끄러움 모드를 살포시 켜고 끄는 스위치를 가지고 있던지, 아니면 애초부터 부끄러움없는 것이 디폴트된 것인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이 사회가 얼마전까지 부끄러움을 디폴트로 가지고 있던 것도 이상하긴 하다. 어쨌든 나에게 "부끄러움"이 사회적 계량의 기준이 생겼다 그리고, 조만간 오게될 선거에 있어서 나의 선택 기준은 그 '부끄러움'이 아닐까 싶다.  

그나저나 "부끄럽지 않은 사회"라... 그냥 벌거숭이 임금님이 떠오른다. 

출처: Amaz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