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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의길

방부목 담장쌓기-1. 주차장 옆

담장에 대한 고민이 길어질 수록 답은 나오지 않았다. 용접도 배웠지만, 자신있지 않기에 결국 목재로 방향을 틀었다. 자재값 인상도 한 몫했다. 목재로 결정했으니, 다음은 목재 종류를 선택해야 했다. 합성목은 너무 비싸서 일단 제외했고, 구조목과 일반 목재가 가격이 저렴할 것이라 생각하고 방부목을 알아보지 않았는데, 오히려 방부목이 쌌다. 그래서 방부목으로 결정. 

어디서 살 것인가? 시골에 1톤 트럭이 없다는 건, 그만큼 내 활동반경과 선택 조건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 마침 이 동네에 큰 건재상이 있어서 확인했는데, 온라인에서 낸 견적보다 약간 비쌌지만 무료로 날라 주는 동네 인심(?)을 생각하면 이곳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 여러 자재를 구매하면서, 코코넛매트도 한 롤 추가했다. 음식물 쓰레기 묻는 곳까지 흙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담장 쌓을 곳은 세 곳이다. 하나는 주차장 옆 길, 다른 하나는 발코니 앞, 마지막은 뒷밭 경계. 주차장과 발코니 옆은 방부목으로 뒷밭경계는 나무 파레트를 세우기로. 

그동안 주차장 옆에 사람들이 오가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가 없을 때 옆집에서 우리집 안으로 차를 세우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담장을 세우는 것이 시급해졌다. 아무래도 여러 면에서 안전이 중요하니까. 그리고 각관으로 주차장에 지붕을 올릴 계획이 있어서 그쪽은 담장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필요한 공구들과 철물들을 온라인에서 주문하고, 하나씩 도착하면서 필요한 작업들을 시작했다.

첫날은 도착한 목재를 가지고, 마이터쏘 테이블을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담장에 필요한 목재들을 재단했다. 

둘째날에는 그날 도착한 철물을 가지고, 담장에 기둥 받침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13mm 육각복스알이 기초 철물에 닿지 않아서 긴 연장도구를 구매하러 다녀왔다. 그리고 기초 철물 수평을 잡기 위해 와셔로 수평을 잡았다. 어윈의 수평계가 큰 도움이 되었다. 이 녀석은 이후 기동을 세우고 수평을 잡는데도 유용했다. 단점이라면 자석이 너무 약하다는 거? 

 

[11번가] IRWIN 툴즈 자석 포스트 수평계 블루 (1794482)

카테고리 : 작업 공구 기타, 가격 : 20,4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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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굴러다니는 유선 햄머드릴보다 이게 훨씬 잘 뚤린다. 5AH로 20개 펀칭을 하니, 절반남는다. 예비 베터리는 필수다.
와셔로 수평을 잡는다. 이거 은근히 시간잡아 먹는다.

기초보강용철물. 메가타이  FPB44-C90 

 

메가타이 FPB44-C90 기초보강용철물...

12,2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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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렌치 1/2의 연장대를 구매하러 철물점에 다녀왔다.

기둥 철물을 경계석에 고정하기 위해서는 드릴로 깊이 뚫어서 앙카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일반적인 앙카를 박기 위해서는 작업이 복잡하고, 직경이 크고, 깊게 드릴질을 해야 한다. (20개 구멍을 뚫었는데, 진동 때문에 손목이 이틀째 얼얼하다.) 그나마 구멍만 뚫고 바로 작업할 수 있는 픽스콘의 스크류 앙카를 사용해서 작업시간을 줄였다. 픽스콘의 앙카는 유튜브에서 자주 보던 제품이어서 한번 쓰고 싶었는데 이번 작업에서 처음 써보았다. 일단 좋다. 

 

콘크리트직결 스크류앙카 DSA-F8x50 브라켓 화스너고정 울타리 잡철공사 FIXEN픽센 : 모던테크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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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둘째날 작업을 마치고 정리했다. 가을이라 노을지는 저녁 하늘이 참 예쁘다. 

3일째 작업은 가로대 두개가 접합하는 데크재로 인해 처지는 것을 방지하려고,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2X2 각목을 짜맞췄다. 슬라이딩 마이터쏘로 맞춤 부분을 파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테이블소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파냈는데, 기술만 좀 붙으면 테이블쏘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깔끔하게 장부를 해볼 수 있을 듯.

2호의 도움으로 담벼락 역할을 할 데크재는 상부쪽 양 모서리를 재단했다. 원래 계획에는 기둥 사이에 2X4 각재로 덮어주려했는데, 비용과 귀차니즘으로 인해 대크재 상부를 노출시키기로 했다. 문제는 바닥이 되는 경계석이 정확하게 각잡고 시공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래서 수평계를 중심으로 한 담장은 시공된 데크재 사이의 간격이 균일하지 않은 결과물을 주었다. 또 기둥의 윗부분을 기준으로 수평을 맞추는 것도 기둥재의 길이는 똑같지만 시공된 바닥들 간의 높이 차이가 이미 발생한 상태여서 시공의 난이도가 올라가버렸다. 이렇게 두가지 시공을 실패하니 남은건 데크간의 간격을 균일하게 하는 것 방법만 남았다. 집에 보관된 앵글 재료를 통해 약 6mm 정도의 간격을 만들 수 있었다. 

간격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 앵글. 간격과 데크 시공을 치수에 맞춰 하지 않은 관계로 중간 기둥에서 간격이 발생했다. 데크를 잘라서 간격을 채울 예정.

이렇게 시공을 하다 보니 4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그것도 윗쪽만 피스를 박아둔 상태여서 다음날에 아래쪽 피스 작업을 해야 한다. 피스는 이중 기리로 먼저 길을 내고 50mm 나사로 조이는 중. 아쉬운 점은 나사박는 위치를 균일하게 줄을 맞추려했지만, 저 가이드 줄로는 길을 균일하게 맞추지 못하겠더라. 직접 선을 모재에 그어서 작업해야 그나마 나올거 같은데... 한가지 더 아쉬운 점은 방부목들이 어느정도 휨이 발생한 상태였다는 점이다. 그건 내 힘으로 어떻게 하지 못하겠더라. 어쨌든 주차장 담장은 3일에 끝나지 못하고 4일로 넘어갔다. 수고했다. 

미국 아마존에서 주문한 철물이 도착하고, 구매한 T 경첩도 도착해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문을 달았다. 아직 대문도 안만들어서 활짝 열려있는 사이로 쪽문을 만든다는 것이 우습긴 했지만, 2X4로 프레임을 짜서 생각보다 무겁고 단단한 문이 되었다. 사실 T경첩이 얼마나 잡아줄지도 걱정이 되긴 한다. 그래서 3개의 경첩을 달았는데, 경첩을 단지 4일이 지나보니 문이 처지기 시작했다. 일단 대패로 기둥과 마찰을 일으키는 부분을 쳐내긴 했다. 그러니까 처음 담장을 시작한지 일주일이 지나서 문을 달았다.

11마존 ZEKOO 게이트 래치 Gate R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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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자물쇠/보조키/도어록, 가격 : 26,5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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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10월 2일이 되어서야 오일 스테인을 바름으로 마무리지었다. 이날밤부터 비소식이 있어서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진지하게 가족 모두가 바를 수 있었고, 나는 뒷집과 경계 담장을 치는 작업을 했다. 바닥의 얼룩은 무엇일까? (2호가 오일스테인을 엎은 것이라 어찌 말하랴...)

이렇게 주차장 담장은 10일의 긴 장정을 끝으로 마무리지었다. 남은 대문과 주차장 공사를 위한 빈 경계면은 앞으로 돈이 더 모여지면 할 예정. 방부목으로 담장을 했으니, 주차장 역시도 방부목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뭐 마무리는 방수가 중요하니, 다른 재료도 고민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