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귀촌의길

방부목 담장쌓기 3- 현관 계단 꾸미기

지금의 집은 건축비 증가로 멈춘 상태였다. 이번에 담장을 하게 된 것도 지난번에 하지 못한 건축의 마무리 과정 중 하나인 셈이다. 이번 과정은 집 주변 경계와 관련된 것으로 주로 담장과 관련된 부분들이었다. 그리고 현관쪽 진입계단도 담장 부재들과 동일한 것이어서 여기까지 포함했다. 앞으로 주차장과 창고, 대문이 남은 상황이다. 

계단 설계는 원래 데크로 40-50cm를 빼고, 그 아래에 한 스탭정도의 계단을 더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주차장으로 나오는 것이 한계가 있어서 문 높이에서 데크를 유지할지, 빼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고, 데크를 유지하면서 계단을 만드는 방법을 찾았다. 주방다용도실과 보일러실 사이에 데크를 포기하고, 약 80Cm정도를 낮추는 것으로 절충안을 만들었다. 

마침 아내와 아이들이 경주 여행을 세운 3일동안 이 작업을 할 수 있으리라 싶었다. 그러나 10월 10일은 일기예보가 수시로 바뀌면서 비가 오락가락했고, 심지어 우박까지 내리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작업을 접어야 했다. 하루종일 준비자세로 비만 그치면 나가서 작업하려고 했는데... 이 날 부모님 댁도 강한 바람에 변전기가 나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어쨌든 일은 포기했고, 부모님 댁에 가서 저녁을 얻어먹었고, 집안일에 관련된 이야기를 깊이 나눴다. 

다음 날(10월 11일), 아내의 재가를 얻어 작업을 시작했다. 이날은 데크를 위한 기초를 벽돌과 시멘트로 만들었다. 시멘트 한포(40kg)와 무수축 몰탈 반포(12kg)를 비벼서 기초를 만들었는데, 처음하는 것이어서 비비는 것도 어설펐고, 벽돌을 까는 것도 어설펐다. 유튜브에서 봤던 그들의 속도는 정말... 아마도 그들의 속도에 비해 나는 두 배정도 들어간 듯. 오후에는 사용할 데크재에 오일스테인을 먼저 발랐다. 좀 더 발라놨어야 하는데, 작업 속도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다음에는 내가 예상한 작업시간+ 2배를 고려해야 하겠다. 

10월 12일, 작업을 시작한 지 이틀이 되었다. 기초는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다음 작업이 가능하다 싶어서, 데크 구조를 잡았다. 측량을 하면서 어제 기초를 놓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다. 하나는 양쪽 끝에서 각각의 너비가 4-5cm정도 차이가 생겼고, 다른 하나는 기초 위에 기둥을 놓으니 생각한 것보다 좁았다. 무엇보다 벽면이 약간의 경사가 있어서 부재들이 직각이 되어도 벽에 달라붙지 않는 문제도 예상외였다. 그래서 이렇게 저렇게 배치해 보다가 결국 끝의 기둥은 벽돌기초 외부로 빼어 데크 너비를 약 10Cm정도 더 뺐다. 그리고, 담장을 하면서 남은 기초철물을 사용하여 기둥을 바닥에 고정시켰다. 그리고 데크 사각의 각각 길이를 가능한 최대한 대칭, 수평, 수직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각도절단기가 열일했다. 

이렇게 두개의 데크겸 계단이 완료되니 저녁 6시 20분이 되었다. 아이들과 아내가 경주에서 돌아오는 시간이라 일을 정리했고, 남은 것은 토요일에 해야 할 듯 싶다. 남은 작업은 데크 사이의 낮은 스탭과 현관 앞 벽돌 계단위로 데크재를 고정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자재가 소진되고, 2X4 구조목만 8개 남는다.

10월 17일. 집안 사정으로 인해 5일을 건너 뛰고 나서야 일을 할 수 있었다. 현관쪽 계단 작업이 생각보다 복잡해서 현관쪽에 깔아둔 반낄라이 데크를 손대야만 했다. 하지만 이것도 반듯하게 자를 수 없어서 한동안 씨름해야 했고, 크게 수정하지 못한채 계단을 만들어서 반낄라이 데크와 새로만든 방부목 데크 사이의 벌어진 간격이 눈에 거슬린다. 그나마 톱질로 약간의 수정이 가능해서 다행이긴 했다.

이렇게 완성된 현관쪽 작업과 창고, 주방 외부 계단 작업 모두 완료했다. 반나절 예상했던 작업은 하루 꼬박 걸렸고, 오일스테인은 다음날로 미뤄야만 했다. 

10월 18일, 오후에 전통주 수업이 있어서 오전에 서둘러 오일스테인을 발랐다. 쪼그리며 작업한 어제와 마찬가지로 쪼그려 오일스테인을 바르니, 허리가 뿌러진다. 앉는 낮은 의자 하나 구매할껄... ㅠ.ㅠ 모든 걸 바르니 예쁘다. 전통주 수업에 가고나서, 2호 친구가 하교하며 지나가다가, 계단 데크가 예쁘다며 의자에 연신 앉아 보았다고... 

이번 작업을 통해서 나무를 비와 습기에서 보호할 수 있는 곳과 공구 보관소를 하나 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튜브에서 참고해서 11월 안에 만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