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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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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선(廢線)의 아침 사람을 잇고, 시간을 잇던 길은 고요히 기억을 머금고, 또 하루를 맞이한다. @iphone 12 mini
순간과 영원 생명은 하나인 듯 여럿이고, 죽은 듯 살아 순환되는 듯 싶다. 일백년 남짓한 목숨덩이 하나에 바둥바둥하는 우리에게 우주의 시간 아래에서 거리의 이름모를 들풀이자 찰나이건만, 그 창조주는 나의 이름을 부르신다네. 영원을 사는 분의 입술에 오르는 그 이름, 참 복되도다. @iphone 12 mini
20211111 십일절의 아침(음???) 가래떡으로 빼빼로를 대신하고, 먹는 것 대신 두 눈으로 널린 11자의 위엄들... 다시금 저 길을 뻔질라게 달리고 싶은데... 그 날이 올까? 어쨌든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iphone 12 mini
가을비 내리던 11월 8일 아이들과 백만년만에 놀이공원에 왔다. 가기전에 카메라를 가져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데, 애들 뒤치닥거리에 견디지 못할 거 같아 스마트 폰에 의존하기로 했다. 막상 가지고 간 insta360 one X는 방전상태여서 쓰지 못한 상황.(분명 배터리 확인했는데...) 그래도 틈틈이 몇 장을 찍어 보았고, 나머지는 애들 사진의 자료가 되었다. 맘먹고 출사를 나갈 것인지 고민을 잠깐 했지만, 저 꼬맹이들의 비위를 맞출 생각을 하니, 자연스레 포기. 가을이 가득이다. 비에 떨어진 낙옆들은 지난 몇 주간 반짝반짝 빛난 하늘 덕택에 곱게 물들었다. 저 쏟아지는 빗속에 갈아지는 낙옆들을 보니, 여성동지들을 길 한 복판에 쏟아놓고 막 샷을 날리고 싶어지더라. 한번쯤 그런 미친 짓을 해 보고 싶으니, 조만간 ... ..
아이는 부모를 본다 아이들은 부모를 바라본다. 부모가 있는 곳을 보고 달려온다. 자신의 세계는 언제나 부모를 시작으로 넓어가고, 또 부모로 돌아온다. 시간이 흐르면 점점 그 반경은 넓어지고, 그만큼 아이들은 멀리 간다. 그리고 그만큼 돌아오는 시간도 멀어진다. 아이들은 언제나 진심이다. 부모를 향해 달려오는 속도는 이를 보여준다. 아이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떻든, 나의 감정이 어떻든 그들은 그 순간에 진심이다. 가끔 그 속도가 기쁨이 되기도 하고, 또 불편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상관없다. 아침에 혼났던, 그 전날 저녁에 감정의 생채기가 났건, 그들의 속도는 언제나 비슷하다. 나는 안다, 아이들은 나에게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다, 아이들이 나에게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그 왜곡진 내 시선은 어디..
달 떨어지는 아침길 우리집에서 5분정도 걸어 나오면 조그마한 내천을 지나 새로 생긴 철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오전 8시 35분을 넘어서면 익산에서 서울로 가는 장항선 새마을호와 잠깐 동행할 수 있다. 아이들과 일찍 등교길을 가지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저 달도 내 아침 동행이 된다. 하얀 백로 가족들은 내가 나타나면 후다닥 아침 요기를 마치고 떠나간다. 본의아니게 그들의 아침식사를 방해한 모양새다. 날씨가 차가워졌다. 그래서 걷기 딱 좋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지난밤에 달라붙었던 피곤을 내뿜고, 익어가는 대지의 벼의 지푸라기 내음으로 채운다. 그 내음이야 말로 내가 땅에 속해있다는 흔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흠뻑 빨아들인다. 그러다보면 잠깐이지만 내 앞에 놓인 여러 고민들을 잠시 잊을 수 있..
2004 서울의 봄 02 뿌연 하늘 밑에... 도시, 밑에... 사람, 밑에... 파란 잔디.
2004.04.03. 포스팅 포토 가볍게 학교 뒷산에 마실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솔잎속에 묻혀 있는 것도 기분을 새롭게 하는데 그지 없습니다. 정말... 봄입니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낮에는 그 따스함앞에 ... 칭칭 감아둔 마음을 풀어버리네요. 3월 초쯤 학교 뒷산 (침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