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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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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워키 M18 FBL-801 무선 송풍기 사용기 얼마전부터 떨어지는 감잎 낙옆을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송풍기 하나 살까? 라며 폭풍검색을 했다. 목공 작업을 하고 나면 톱밥처리용으로도 고민을 했지만, But... 빗자루 질이라는 간단한 업무로 처리하는 것이 낫겠다는 마눌님의 전언에 일찌감치 접었다. 그동안 구매했던 무선 공구들이 밀워키들이라 저렴하지 않은 걸 왜 선택했는지 후회도 묻어버리고. 남편의 건강과 통장잔고를 모두 붙잡으시는 마눌님 만쉐이~ 그런데 우리집에는 건축재료의 문제로 불편함이 있었다. 값싸고 튼튼한 징크 지붕은 낮과 밤의 온도차로 인해 물방울을 뚝뚝이 아니라 질질 흘려 땅으로 떨어뜨려 주신다. 설계시 미관상 자연 낙수로 처리한 지붕은 따로 물받이를 설치하지 않아, 집 사방으로 물이 떨어진다. 뭐 거기까진 좋은데, 주차공간이 북쪽이라 그늘..
20211111 십일절의 아침(음???) 가래떡으로 빼빼로를 대신하고, 먹는 것 대신 두 눈으로 널린 11자의 위엄들... 다시금 저 길을 뻔질라게 달리고 싶은데... 그 날이 올까? 어쨌든 다 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iphone 12 mini
가을비 내리던 11월 8일 아이들과 백만년만에 놀이공원에 왔다. 가기전에 카메라를 가져갈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을 했는데, 애들 뒤치닥거리에 견디지 못할 거 같아 스마트 폰에 의존하기로 했다. 막상 가지고 간 insta360 one X는 방전상태여서 쓰지 못한 상황.(분명 배터리 확인했는데...) 그래도 틈틈이 몇 장을 찍어 보았고, 나머지는 애들 사진의 자료가 되었다. 맘먹고 출사를 나갈 것인지 고민을 잠깐 했지만, 저 꼬맹이들의 비위를 맞출 생각을 하니, 자연스레 포기. 가을이 가득이다. 비에 떨어진 낙옆들은 지난 몇 주간 반짝반짝 빛난 하늘 덕택에 곱게 물들었다. 저 쏟아지는 빗속에 갈아지는 낙옆들을 보니, 여성동지들을 길 한 복판에 쏟아놓고 막 샷을 날리고 싶어지더라. 한번쯤 그런 미친 짓을 해 보고 싶으니, 조만간 ... ..
20211103 아침풍경 아침에 일어나니 온도가 꽤 떨어졌다. 아내가 아이들의 아침과 등교를 도와주고, 나름 느긋하게 늦잠을 잤다. 오늘 논문 리뷰 하나가 끝난다. 일상을 조여야 공부할 수 있는데, 아직 준공이 떨어지지 않은 집과 함께 하려니 마음도 몸도 버겁다. 저 안개 속으로 숨어버렸으면 좋겠다.
2021년 11월 1일 오산리 아침 "힙"한 아침, 안개는 쉬이 물러가고. 힙한 아빠와 딸은 등교한다. 여느 가을 아침과 동일하게 가을걷이한 땅과 조그만 수로에는 백로와 물새들이 아침을 즐기고, 나는 아침 평화의 브레이커. 그렇게 힙하게 시작한 걸음은 시간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했다. 어디 이 마을 뿐일까? 하면서도 오산리가 일본 식민지의 수탈 현장이었음을 새삼 깨닫게 되면서, 또 한편으로는 내 아내에게는 어릴적 할머니집에 대한 흔적으로, 나는 서울 생활의 흔적이었다. 양가적 감정! 시간은 단지 흘러갈 뿐만 아니라 시대의 이야기, 감정을 고스란히 묻혀서 오늘을 스쳐지나가게 한다. 그렇게 세월은 흐르고, 100년이 넘게 철마가 달렸던 철길은 한국 근대사의 희노애락을 안고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일주일도 철길은 뜯겨져 고철이 되었다..
아이는 부모를 본다 아이들은 부모를 바라본다. 부모가 있는 곳을 보고 달려온다. 자신의 세계는 언제나 부모를 시작으로 넓어가고, 또 부모로 돌아온다. 시간이 흐르면 점점 그 반경은 넓어지고, 그만큼 아이들은 멀리 간다. 그리고 그만큼 돌아오는 시간도 멀어진다. 아이들은 언제나 진심이다. 부모를 향해 달려오는 속도는 이를 보여준다. 아이에 대한 나의 생각이 어떻든, 나의 감정이 어떻든 그들은 그 순간에 진심이다. 가끔 그 속도가 기쁨이 되기도 하고, 또 불편함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상관없다. 아침에 혼났던, 그 전날 저녁에 감정의 생채기가 났건, 그들의 속도는 언제나 비슷하다. 나는 안다, 아이들은 나에게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나는 모른다, 아이들이 나에게 언제나 진심이라는 것을. 그 왜곡진 내 시선은 어디..
달 떨어지는 아침길 우리집에서 5분정도 걸어 나오면 조그마한 내천을 지나 새로 생긴 철길을 따라 걸을 수 있다. 오전 8시 35분을 넘어서면 익산에서 서울로 가는 장항선 새마을호와 잠깐 동행할 수 있다. 아이들과 일찍 등교길을 가지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그리고 당분간은 저 달도 내 아침 동행이 된다. 하얀 백로 가족들은 내가 나타나면 후다닥 아침 요기를 마치고 떠나간다. 본의아니게 그들의 아침식사를 방해한 모양새다. 날씨가 차가워졌다. 그래서 걷기 딱 좋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면 지난밤에 달라붙었던 피곤을 내뿜고, 익어가는 대지의 벼의 지푸라기 내음으로 채운다. 그 내음이야 말로 내가 땅에 속해있다는 흔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흠뻑 빨아들인다. 그러다보면 잠깐이지만 내 앞에 놓인 여러 고민들을 잠시 잊을 수 있..
내 삶은 이미 다문화다. 가끔 한국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맛과 향이 밑에서 올라올 때가 있다. 작년에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처박혀 있다가 갑자기 밀려오는 고수향 때문에 고시촌 밑에 있던 쌀국수집에 가서 고수를 듬뿍 받아 먹었다. 그때 가슴에서 밀려오는 편안함과 그리움을 채운 성취감에 살짝 감동했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정기적으로 그곳에 가서 쌀국수에 고수 듬뿍 담아 먹었다. 물론 동남아시아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그 집의 쌀국수는 내 심정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씬챠호 서울 관악구 대학길 52 지하 1층 (신림동 247-2) place.map.kakao.com 어디 고수 뿐이랴... 남아공에서 먹었던 브라이의 양고기나 양갈비는, 코스트코에 갈 때마다 진열된 그 비싼 양고기 앞에서 물끄러미 쳐다보는 것으로 달래곤했다.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