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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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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감한 꼬마 재봉사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일까? 용감한 꼬마 재봉사가 있었다. 그에게는 "한 방에 일곱"을 허리에 쓰고 여행을 다녔고, 거인들과 일각수, 멧돼지를 잡아 공주와 결혼했다. 그리고 잠꼬대에서 그가 별볼일 없는 재봉사였음을 안 공주가 왕에게 꼰지르자 다음날 죽이기 위해 군사를 배치했다. 이를 알게된 재봉사는 잠꼬대로 자신의 업적을 나열하여 군대를 도망가게 했고, 왕이 되었다. 그림형제의 동화는 잔인한 이야기들로 가득하지만 의외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들도 있다. 교훈은 무엇일까? 자기 과시욕과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꼬마 재봉사? 아니면... 누굴 비꼬기? 어쨌든 한 방에 일곱의 결정타를 날리는 존재임은 변함없다. 분명히 주인공은 꼬마 재봉사지만, 나의 관심을 끄는 건 그의 일련의 과정들이 갖고 있는 돌발성과 밑도 끝도 없는 재봉사의 자신..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맞다. 지난 12일에 백신 예약을 마쳤으나 그 이후로 가끔씩 잔여백신을 찾아봄. 일찍 맞으면 혹여나 해외 좀 가볼 수 있나 싶어서, 익산 옆 군산, 전주, 김제를 훑어 본다. 오늘도 '잔여백신이 있을까?' 지난 월요일처럼 널려있지는 않을까 싶은 마음에 여느때 처럼 잔여백신 정보를 확인했다. 익산없음, 전주없음, 다시… 이렇게 지도를 옮기는데 갑자기 빨간 표 하나를 발견. 아무생각없이 순차적으로 누르고, 마지막으로 예약을 누름. 그동안 예약을 누르면 ‘죄송합니다…’로 시작하는 문구와 백신없음 페이지를 봤기에, 이를 기대했음. 그런데, 백신 예약이 뜨니 당황했다. 난감함과 흥분이 교차되니 옆에서 아내가 AZ는 2차 백신 기간이 길다고 찬물 코멘트를 하셔서 일차적으로 흥분이 가라앉음 그래서 계산기를 째려보니, 아내님..
남아공에 다시 가다. 2021년 7월 30일. Facebook에서 옮겨온 글 어제 마눌님과 가족의 허락을 받아 남아공행 비행기를 탔다. 오랜만에 케이프타운과 인근 지역을 방문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 가는 내내 설레었다. 갑작스런 방문이라 지인들께 연락도 하지 못한 상황이라 도착해서 여기저기 연락할 계획을 가졌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이라 하고, 최근 폭동으로 시끄럽지만 비행기를 타고 가는 내내 두근거리는 이 마음을 어찌다 표현할까... 하지만 현지에서 누구를 만나게 될지 미리 알게 되었다면, 이번 여행을 좀 더 아기자기하게 기획했을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 예전에 알고 지내던 현지 교회를 통해 연결된 학교를 방문하고, 수업 참관을 하기로 하여 그곳으로 바로 발길을 돌렸다. 현지 타운쉽 교육의 여건은 열악하고, 아이들의 의지..
오늘 일기 2021. 3. 7. #일상다반사 시간이 흐르면서, 안면을 트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나름 가깝다고 생각한 분들이 하나 둘 유명세를 가지게 되니 거리감이 생기고, 혹 내 소소한 일상의 관계성때문에 공적인 일들이 방해될까봐 거리를 더 두게 되면서 차츰 멀어진다. 여전히 그분들의 이야기는 내게 여러 인사이트를 주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렇게 되니, 그들의 이야기는 하늘에 떠 있고, 점차 관심 밖이 된다. 운동의 부분들도 비슷하다. 덕택에 귀한 분들, 어르신들을 나름 살갑게 다가간 시간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공적인 부분외에는 감히 안부전화도 못드리게 된다. 그렇게 생각하니 서글프기도 하고, 속상함도 있다. 그럼에도 내 옆에 여전히 나를 살갑게 대하는 분들이 계시고 안부도 물으시는 분들을 뵐 때마다 고맙고, 감사할 뿐이다. 사..
집을 짓는다는 것. (지인 선교사님의 글에 답하며) 선교사님이 올려주신 동영상과 글은 집짓고 있는 저에게 여러 생각을 주게 하는군요. "자신들이 마음에 두는 것, 좋아하는 일들을 꾸준히 해가면 중년 때 그 열매들을 거둔다." 집짓기를 하면서 나름의 철학을 펼쳐보이고 싶었지만,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가치관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재화가 필요하더라구요. 거기에 더해 집을 짓기 위해 가족들의 도움을 받다보니 그분들의 시선들을 만족시켜야하는 부담감은 덤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주택을 소유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여러 생각들이 교차하는데요. 여차여차해서 그걸 소유할 수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큰 특권이 된다는 점은 변함없습니다. 그래서일가요? 소유의 만족과 이를 바라보는 부러운 시선이 부담스러운데요. 아마도 이 시대를 살면서 주택을 소유한다는 것은 일종에 사회적으로 빚을..
2020 대한민국에 대한 단상 (feat. 신천지) " "신천지에서 나와 이제 삶을 다시 시작하려는데, 모든 게 깨졌어요." "선생님, 이제 저 어떡해야 할지요?" 그는 몇 번이고 이 말을 반복했다. 맑디 맑았던, 사슴처럼 다가왔던 그의 이십 대는 사라졌다. 10년 헤맨 덕에 그는 20년을 잃었다. 이후에 삶도 모른다 아무 대책도 없는 삐쩍 마른, 이제 곧 사십 대 중늙은이, 손 시려운 겨울날이었는데, 얇은 가을옷을 입고. " 오늘 신천지 쪽의 코로나 관계 보도영상을 봤다. 4분 10초 이후 "신천지가 가장 큰 피해자입니다"라는 말을 두 번 반복했다. 여러 명이 볼 지면에 개인적인 느낌을 써서 미안하다만, 공포영화 볼 때 소름 돋는 마지막 장면과 같았다." 많은 분들이 공유할텐데 왜 나도 구지 공유해야 할까 생각하다가, 그만큼 경계할 부분들이 있겠다 싶어..
한 선교사 평가에 대한 단상 어제, 그러니까 2019. 7. 19. 낮에 요도 어딘가에 걸린 돌을 묵상(?)하다가 최근 어떤 일에 대한 답답한 마음이 연결되어 페이스북에 글을 남겼다. 읽어가니 몇가지 문법적으로 수정할 부분이 있겠지만 그당시 감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니 수정없이 올려본다. 선교지에서의 갈등과 선교사 평가는 항상 한쪽의 이야기에서 판가름낼 수 없다. 특별히 사건과 관련된 경우, 누적된 정황들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건이라는 것이 어떻게 읽어내느냐에 따라 논의가 다르고, 앞서 있었던 상관관계가 있는 사건들 가운데 무엇과 인과관계로 묶을 것이냐에 따라서도 다르다는 점에서 특정 편의 이야기들은 주로 그런 인과관계의 연속성에 따라 갈라진다. 또 하나는 누구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건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
교사를 영웅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학교가 정상으로 돌아가려면, 교사들은 그들의 업무 이상을 뛰어야 비로소 이뤄진다. 생각해 보면 한국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면 그들에게 부여한 업무량 이상을 소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런 사회에서 정상으로 살려는 반동을 가하는 순간, 모든 세계는 긴장하게 된다. 그리고 그 긴장의 원인을 자신들의 비정상적인 삶이 아닌 정상적으로 사는 그 균열의 원인에게서 찾는다. 과하게 일하든, 과하게 먹든... 말이다. 부산 영산고가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소식이 기사화되면서 많은 이들에게 공유되고 있다. 기사. 한겨례 부산영산고 ‘사랑의 아침밥상’ 이야기는 학교와 학교 행정가, 교사, 그리고 학부모들이 함께 하여 아침을 거르고 오는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2017)에 휘경공고 상담실의 손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