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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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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에 대한 미련 공동체의 회복은 물리적 거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가상에 근거한 네트워크를 생각할 수 있다. 공동체가 (물리적인) 지속성(유지)을 꼭 갖지 못하더라도 (정신적인)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거기에 가상 세계의 등장은 유기적 지속성의 가능성을 실현해 줄 구세주로 여겼고, 여전히 이런 신화는 여러 형태로 유지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물리적인 안전과 돌봄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 가상의 네트워크를 향한 느슨한 신뢰를 경계해야 하는 점을 숙제로 안고 있다. 텍스트와 미디어를 근거한 관계성이 임상적으로 어떤 결과를 낳는지는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수많은 온라인 네트워크의 관심사에 노출된 피로함때문에 쉽게 지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공동체가 앞으로 짊어져야 할 가장..
곧 오소서 임마누엘 "곧 오소서 임마누엘 오 구하소서 이스라엘 그 포로 생활 고달파 메시아 기다립니다. 기뻐하라 이스라엘 곧 오시리 오 임마누엘 " 이 시대를 살면서 나를 구해달라는 기도를 수없이 되뇌인다. 그만큼 삶에 대한 애착이 가득하고 또 내가 사는 삶의 이유를 사유한 결과이기도 하다. 삶이란 끊임없이 부정되거나 도전받고, 구도의 길로 묘사되듯 고통의 증상이자, 그 자체일 수 있다. 붓다가 그의 성을 나서며 만난 삶의 실체에 대한 충격은 그로 하여금 구도자의 길을 떠나도록 만든다. 그리곤 종교 지도자로, 숭배의 대상으로 오늘까지 내려온다. 그는 수많은 서민들의 삶을 내려보고, 도를 전했다. 그러나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하는데, 붓다는 왕-구도자-종교지도자라는 엘리트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는 사유할 여..
당연하지 않은 것들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어리석음 지금까지 선교사로, 간사로 살면서 '노동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가끔 선교사들의 무리하거나 터무니없는 부탁을 응대할 때 초기에는 그나마 부드럽게 넘겼지만 짬밥이 생기면서는 감정적인 뉘앙스의 표현(일종의 가시와도 같이)을 담아내었던 것 같다. 요 며칠 서비스업에 계신 분들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 특히 가족을 대동했을때, 발생된 노이즈와 부산물들을 당연하게 대하던 모습에 그동안 내가 선교사들을 대했던 태도들이 부끄러웠다. 나 역시 나름 최선을 다했노라 생각했지만 그분들(서비스업 종사자들)을 보면서 반성 또 반성을 한다. 그들의 육체 노동의 강도도 만만치 않겠지만, 스트레스를 생각한다면, 그들에게 요구하는 무언가를 당연하게 여길 수 있는 것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런 면에서 과거 내..
"한국인의 문화적 문법"책나눔과 고민들 오늘 모임에서 논의된 부분은 표면적이지만 결국 신학의 이슈로 흘러갔다.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에 대한 기독교적 대처는 겉으로 볼 때, 문화를 무엇으로 정의하고 또 전쟁을 통해 쟁취할 것인지, 아니면 순응하면서 따라가는 것인지, 배척해야 하는 것인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에 대한 구속적 관점을 반영하던지 하는 반응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는 크게 구속사적 관점과 창조신학적 관점의 맥락에서 달라질 수 있다는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 이는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한국 문화적 측면의 문제점, 집단주의, 이기주의, 물질주의 등등에 있어서 구속사적 접근은 기독교 윤리에 근거하고, 창조신학은 사회구조적 측면(공공성)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복음주의는 이 두가지 관점을 어느정도 섞어서 바라보기 때문에 둘 ..
국내 사역자 일상 속에서 만나는 허영 페북에 남긴 글. 허영에 대한 생각. 그리고 영성과 리더십선하고 아름다운 삶 8장과 오늘을 살면서. 부제: 허영심과 함께 살기.문뜩 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를 생각하면 무언가 열심히 살고 달려왔는데 누구는 유명해서 불려다니지만 나는 커피숍에 앉아 있는 모습에 정말 잘 살았는지 질문하게 됩니다. 8장은 그 질문에 대한 돌아봄이 되는 것 같습니다만 과연 내 인생에서 허영심을 다스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허영심이란 세상 속에서 나를 구별하는 정체성과 연결되어 있고, 돈이나 어떤 이득을 포기한 사람들에겐 그것이 일종의 생존 조건이 되니까요. 요즘처럼 SNS가 발달된 속에서 대중에게 쉽게 노출되고, 또 선전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시점에선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같이 모금을 해야하는 사람들(특히 국내에..
2015 뉴스레터 샬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1번째 2015 기도편지 벌써 2015년이 시작된지 2개월이 흘러갔습니다. 아직도 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뒷 여운에는 향기로운 풀빛 내음이 묻어있습니다. 3월 하면 개학이 먼저 떠오릅니다. 학업을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봄, 시작, 꿈이라는 단어들이 올라오는데 저에게는 “도전”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새겨집니다. 무엇보다 2015년은 저에게 여러가지의 도전을 담고 있습니다. 2아이의 부모 부모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부모가 된다는 의미가 계속 갱신된다는 건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양육에 있어 관찰과 이론을 바탕으로 다가선 것과 체험으로 다가서는 것의 차이는 하늘과 땅임을 몸소 경험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가정은 부모교육을 배우는 장이며 실험하는 곳이 되었..
국가의 삥 뜯기는 한국 사회의 단면이다. "정부가 사이트를 마구 만들어 민간과 경쟁하려 하기보다는, 민간의 훌륭한 서비스가 정부정책 추진에도 도움이 되도록 좋은 협업 모델을 만들든지, 수익모델이 딱히 없지만, 공공적 가치가 높은 민간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든지 하는 방향으로 궁리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링크된 기사는 국가가 어떻게 한 기업의 아이디어를 끌어다가 결국 카피하는 데까지 갔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문제가 된 것은 국가가 그런 일을 벌였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이런 류를 살펴보면 힘의 관계, 즉 갑을의 관계 형성에서 볼 수 있으며, 권력/힘을 지닌 쪽에서는 원하는 것을 쉽게 얻습니다. 법으로 풀 수 없는 일이면 관계(라고 쓰고 협박이라 읽습니다.)로 풀어가지요. 이..
밀려오는 분노, 넌 어디서 오는거냐? 가끔 한국 사회에서는 원인과 과정을 싸그리 먹어버리고 결과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려는 분들을 만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심성 기저에 감정적 방아쇠를 남겨두었다. 그래서 남은 건 알 수 없이 치밀어오르는 밑도 끝도 없는 분노에 분노로 팽팽해진 긴장뿐이다. 복잡한 한반도의 역사를 단순화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지난 세대의 이데올로기라는 이름의 유령이 준 공포이기도 하다. 어느 것 하나 완전함없는 불안한 토대를 안전과 평화라는 껍질을 덮어버린 그런 기단 위에서 합법적인 차별과 억압의 역사는 꽃을 피운 것이다. 반대로 인간의 존엄과 아름다움은 그 앞에서 마른 풀처럼 바스락거리며 죽어갔다. 그 원인은 무엇인가? 아무도 거기에 답하지 않으려 한다. 그렇게 오늘도 점을 찍고 내일에게 바톤을 넘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