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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 in D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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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본질은 타고난 걸까? 아니면... 예전에 보았던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타고난 모짜르트의 모습에 질투에 가득찬 살리에리의 대립은 자녀를 양육하는데 고민을 던졌다. 영화에서는 유전자 자체가 탁월한 모짜르트는 나름의 재능과 엄청난 연습으로 궁정작곡가 자리에 오른 살리에리를 항상 좌절케 하여, 유전자 절대성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사실은 어떨까? 아이들의 성장에 대하여 존 왓슨이나 스키너는 환경적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크게 보았다면 행동유전학자들은 유전적 요인의 절대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대립은 사회의 구성과 적응의 요인을 어떤 관점에서 접근하고 또 그 기저에 깔린 철학/문화적 배경에서 기인하는 일종의 정치성을 띄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아직까지도 작동하고 있는 인종주의와 문명론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우리는 종종 열심히 하면 '이룰 수..
2020년 2월 11일 MK연구 단상 MK사역과 관련된 글을 준비하다보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자료들이 있다. 그 하나는 MK NEST에서 발간한 저널과 박순남 선교사가 모아 편집한 MK핸드북, 그리고 폴락 부자와 벤레켄의 공저 TCK다. 그러나 이런 출판물이 있기전에도 그들의 이야기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금은 찾기 어려운 초기자료를 살펴보면 백인숙 선생님같은 전문가 이전에 등장하는 분들은 이태웅 목사님과 김동화 선교사님이다. 이분들 덕택에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반의 분위기를 조금 엿볼 수 있다. 게다가 이 즈음은 선교한국의 출범과도 맞물린 시기이니... (선교한국-죠이선교회-이태웅-GMF... 뭔가 애증...?) 특히 이태웅 목사님은 다른 기술가들과 달리 당시의 선교적 정황을 설명하시는 글들을 통해 MK에 대한 논의..
재외국민자녀의 재입국, 사회화 일반적으로 청소년기의 사회화는 개인의 발달과제를 풀어가는 것과 연계하여 이야기된다. 그러나 이것은 통제된 환경에서의 성장발달에 관련된 이야기로, 각 청소년들이 만나는 사회의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이기도 하다. 종종 청소년기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의 성장발달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다수이고, 그나마 환경을 고려한 경우는 가정 정도의 규모에서 한정된다. 딱 거기까지다. 지난 14년동안 특정 집단의 청소년과 관련되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그들에 대한 이야기가 그들의 성장 발달에만 치중한 나머지, 그들이 직면한 사회적 요인을 간과하곤 한다. 결국 그 결과는 개인성에 집중되고, 자녀들의 부모에게 책임을 과도하게 묻거나 아이들에게 상징화된 어떤 모델을 강요하게 된다. 그리고 윤리적 도덕적 올바름을 포함하게 ..
부모교육에서 만나는 불편함, 계급세습 요즘 조국사태를 보면서 내가 하는 일과 걸친 부분에서 자꾸 돌아보게 되고, 고민케 하는 부분이 있다.(이번 사태를 보면 윤리적 측면에서의 문제성이 있을지 몰라도 법적인 문제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모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이번 논란가운데 거론되는 “계급세습”에 대한 불편함이다. 부모교육을 하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에서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것은 지난 20년동안 비판하고 제안된 미래인재상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지는 선택이라고 설명한다.(다른 나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현실) 자율, 혁신, 창의, 협력 등의 용어가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기대하고 있을까? 한 교실에서 개인의 특성을 계발하는 여정을 한 선생님이 교실 안에 있는 23-25명 학생을 공정하게 관찰, 교육, 평가할 수 있을까? ..
홈스쿨, 한국에서 사법적 제재를 받다. 유럽인권협약 제8조 모든 사람은 ‘사생활과 가족들의 삶, 가정과 서신 등을 존중 받을 권리’와 ‘법률에 따른 권리, 국가 안보를 위해 민주사회에 필요한 것 외에는 공공기관의 간섭이 없어야 한다’ 홈스쿨에 대한 이번 법정 판결은 한국내 교육에 대한 일관된 태도이기도 하다. 개인에게 교육 선택권이 있는가의 문제인데, 홈스쿨러들의 대부분은 미국내 철학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 자율권을 우선하겠지만, 한국의 법적 해석은 그렇지 않다. (독일에서도 비슷한 사건에 동일한 판결이 내려졌다.) 그동안 이 부분을 부모의 선택을 존중하는 유연성을 보여줘ㅆ는데, 최근 아동의 유기와 학대 문제가 부각되면서 다시 수면위로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 홈스쿨을 반대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조금 걱정이 앞선다. 개인적으로 ..
한국 사회에서 TCK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논문을 앞두고 여러 생각과 고민이 있는데, 그 하나는 소위 TCK와 국가정체성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 현실적인가?에 있다. 지난 20년간 소위 국제 노마드의 삶을 이야기하면서 상징화된 개념은 점차 Cross Cultural Kids 개념을 상위에 두고, TCK를 그 하위에 두는 형태로 변화를 꾀했다. 그 배경에는 국제 사회내 이주노동자의 확대, 그리고 대규모 난민의 발생에 따라 비이민국가들도 이주의 형태가 두드러진 상황이 지속되고 심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TCK가 갖는 일종의 경제/신분적 계층화를 얼마나 극복했는지에 대한 논의 없이 이렇게 전환을 꾀한 건 전적으로 미국적 배경(이민국가, 다민족, 다인종주의)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이런 담론을 다루기에는 전혀 다른 배경, 즉 비이민국가, 민족주의적 정..
한국 사회의 변화에 필요한 건 공공성이다. 다양성의 문제에 다가설수록 사회내에 공정성 균열과 신뢰 상실이 더 크게 드러난다. 차별과 역차별의 문제, 사회내 집단의 인식과 상관없이 정치적 입장에서 결정하는 이민/이주 정책은 이미 유럽에서 드러난 것처럼 심각하다. 거기에 소위 극우라 불리는 이들의 인종차별 문제를 강력하게 제재하거나 말도 안되는 주장들을 물리치는데 소홀히 했다. 결국 납득할만한 합리적 논리적 토론대신 인종주의자들의 말도 안되는 거짓 왜곡의 주장에 응답하는 상황으로 끌려가버려 결국 그들의 반인종/반지성적 소음을 정치적 목소리로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결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경제적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는 소수 엘리트 집단들의 결정이었고,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민들의 소리를 재단한 결과다. 한국의 다양성은 어디서 어떻게 움직이..
4월 29일을 기억한다. LA폭동 사진 출처: 구글 한국에서 접했던 LA 폭동. 그러나 사실 누적된 인종갈등과 오해들이 터져 발생했고, 고스란히 한국 교민들이 감내해야했다. 2003년 프랑스에서 알제리 배경을 가진 이들의 폭동이 발생했고, 2011년 영국에서도 발생했다. 모든 배경은 다르고, 그 규모도 성격도 다르다. 그러나 갈등의 근원에 존재하는 차별과 경제적 박탈감에는 모두 궤를 같이 한다. 다양한 문화적 혼재와 다른 피부색과 언어를 한국 사회 내에서 경험하는 건 이제 어렵지 않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한국에 귀국한 나에게 여전히 다른 피부와 언어는 관광객의 요소였다. 그러나 한국어가 사라진 홍대 정문을 지나치면서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나의 생활 습관 속에 타국의 이미지들이 있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