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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ge of Life/삶의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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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버지가 되지 않으면...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바깥에서도 샌다고 했던가? 그동안 교회 지도자들의 열심은 전통적으로 전하고, 세우며, 양육하는 일에 치중되어 있었다. 성도를 방문하는 일로 정신없이 집밖으로 나서야 했으며, 그들의 요청이 있을때마다 나서야 했다. 그렇게 바쁜 것이 미덕이었고, 옳은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가정은 그만큼 불안정했다. 집안일에 힘써야 할 아내는 사역자의 아내라는 타이틀로 무장했고, 교회의 일이 전부가 되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나라가 세워지는 것이라 믿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 교회는 넓게 퍼져갔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러한 것이 오늘날의 불건전한 교회의 양상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된다. 교회의 건강은 외적인 요소에 의해 판단되어졌기에 외적 성장과 외형에 치중된 것이 현실이지 않았는가? 그러..
길을 가다. 길이란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일방적인 흐름이다. 지금 내딛은 발이 있었던 바로 전의 땅도 내가 돌아서 다시 내딛는 순간 새로운 땅이 되어버린다. 지나가는 바람도 다르고, 내음도 다르고, 귀를 자극하는 소리들도 다르다. 모두 옛것이 되어버린다. 마치 흘러가는 강물처럼 똑같은 바로 그곳이 찰나의 순간 새로운 것들로 채워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길은 언제나 미지의 땅으로 인도하는 존재다. 새로운 길을 내면서 우리네 조상들은 그 길에 인격을 부여하여 제를 올린다. 끊어진 길은 망자의 길이며 죽음을 상징한다. 더이상 내딛을 내일이 없기 때문이다. 한발자국 한발자국 내딛는 것이 반복되는 일상이어서 습관적으로 무의식적으로 내딛으며 반복되는 풍경들을 스쳐가지만 분명 우리는 어디론가 가고 있으며, 조금씩이지만 다른 ..
새식구를 맞이하다. Minolta CLE + M rokkor 40mm wide heliar 15mm M 마운트로 유명한 라이카계열의 카메라로 라이카 설계, 미놀타 제작의 CL 후속편입니다. CL과 다른게 잘은 모르지만 자동노출이 CLE에 있다는 것 정도인가??? 아무튼 미놀타의 기술이 집약되어 만든 RF인 셈이죠. 이 녀석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가벼운 카메라를 찾으면서 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RF로 자연스레... 그런데 렌즈값이 장난이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중 M마운트의 라이카는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전설(?)의 명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녀석들의 저렴하지 않은 가격과 불편한 여러가지 조작법들이 저의 발가락으로 찍는 사진경력덕택에 관심도 갖지 않을 법한 즈음... CLE를 알게 되었습니..
080723]리코gr1s를 마지막으로 이용하면서 찍은 맥주식구들 싸이클론님은 언제나 시그마를 사랑하신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어떤지 보여주지만... 실상은 딸자랑이었다. 해삼님은 라이카M6, 싸이클론님은 시그마10... 다들 사진을 좋아한다. 아니... 사진과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가족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는 맷슨님, 따끈한 시그마 DP1으로 우리를 유혹했다. 잘 다녀오셨겠지. 그리고 이스트맨님은 모자와 카메라가 언제나 감성적이다. 문제의 DP-1 아웃블랭크님도 관심...중... 하지만 팬탁스의 펜케이크 렌즈의 가벼움은 역시... 포레스트님에게 어울린다. 아웃블랭크님에겐... 아니었어. 고3딸을 가진 엄마라 누가 믿을까? 포레스트님은 남편과 같이 사진생활을 잘 즐기고 계신다. 두분이서 같이 하는 사진생활이라 그런지 서로에게 자극이 되는 것 같아 보인다. ..
080726 국립박물관을 가다. 토요일, 오랜만에 아내와 야외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부부라는게... 그렇게 좋게 시작되었다가도 돌아올 땐 분위기 싸하게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일단의 시작은 벤뎅이 속쫍은 내 이해심... 이촌동의 살인적인 물가를 아주 아주 옛날에 경험한 나로선 먹을 것을 그곳에서 먹을게 없으니 준비해 가잔 것이었고, 아내는 거기 가면 먹을 게 있다는 주의... 음... 덕분에 가게 된 햄버거집은 직접 만든다는 수제... 근데 양도 적지만, 맛도 특이한게 없다. 그냥.. 신선한 야채가 전부... 그렇게 시작된 나의 신경전은 국립박물관에 디스플레이된 것들에 대한 나의 불만으로 이어져 아내의 속을 팍팍 긁었다. (지금 생각해 보지만 참 속좁은 나다. ㅠ.ㅠ ) 일단은 볼거리..
일상...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친구삼아 자주 다운되는 익스플로러를 달래가며, 그리고 한글쓰기가 자주 먹통되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씹으며... 몇일동안... 동일한 자리에 앉아 있다. 그동안 머리쓰며 생각한 브로셔 작업은 아무래도 "다시~" 소리를 들을 것 같은데 수정할 여력도 없고, 머리도 안돌아간다. 음... 그렇게 하루가 간다.
아내 서울에 올라오다. 아내가 올라왔다. 방학식을 마치자 마자 올라온 그녀와 나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랜만에 티격태격도 해보고, 서점에서 죽치고 책도 보았다. 아내를 이해하는 것은 결혼이 3년이 되어가도 어려운 일이다. 그녀에게도 나를 이해하는 것이 그렇겠지... 같이 산다는 것이 언제나 기쁨을 주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연약함에 대해서 보듬어 주기도 하지만 생채기를 주기도 한다. 알아감은 서로를 이해함이 되기도 하지만 이용하는 것이 되기도 한다. 가끔 내 자신이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데 아내를 생채기 낼고 나서 아내가 아파할 때이다. 그래도 같이 있는 것을 행복해 할 줄 아는 우리이기에 앞으로 시간들을 기대하고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목동 교보의 illy는 맛보다는 서점 안에 있는 그 분위기..
2008 MK CAMP 캐릭터 "바울" 갑작스레 플랜카드 부탁을 받고, 작년 디자인을 거의 모방해서 진행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는데 작년 디자인에 들어있는 캐릭터 "다윗"이었습니다. 작년 주제는 "예배자 다윗..." 그래서 바울 캐릭터를 즉시 만들어야 했습니다. "Paul' story" 선교를 주제로 한 이야기는 바울의 회심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어설픈 그림으로 그 모든 걸 담을 수 없어서 고민했습니다. 그때 빌립보서 3장의 구절들이 떠올랐습니다. 바울하면 끝까지 경주하는 이미지, 그리스도의 복음에 충성하는 이미지였습니다. 그리고 디모데에게 보낸 마지막 편지에서 그는 자신을 "달려갈 길을 마친"(딤후 4:7)로 표현합니다. 그래서 로마를 향하여 달리는 바울의 이미지로 결정해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